변수 너무 많아 정확한 예측 어려워 ... 연구기관마다 수정 반복

올해처럼 경기전망이 엇갈리는 해도 드물다. 경제가 어렵다는 총론에는 모든 전문가들이 일치된 견해를 보이지만 각자의 예상치는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무시해도 좋을 만큼의 차이가 아니라 향후 경제를 보는 시각 자체가 틀릴 정도로 격차가 클 때도 있다. 경제성장률의 경우 무려 3%포인트 이상의 차이가 나기도 한다. 그나마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어 일반인들로서는 헷갈리기 쉽상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을 마이너스 5~6%로 보고 있다. 정부와 IMF가 합의한 마이너스 4%보다 낮춰 잡고있는것이다. 삼성 대우 LG등 민간경제 연구소들이 예측하고있는 성장률도 대부분 마이너스 6% 언저리에 있다.그러나 미국의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는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올해 GDP기준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4.8%로 전망했다 . 이는 지난4월에 전망했던 마이너스 1.8%보다 3%포인트나 떨어진 수치지만 국내연구소들에 비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편이다. 이에 반해 월가의 대표적인 경기조사기관인 데이터 리소시스 연구소(DRI)의 전망은 비관적이다. DRI는 우리나라의 GDP성장률을 마이너스 6.7%로 전망, WEFA측과 1.9%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그런데 문제는 이같은 예측들이 또다시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올들어 경기지표 전망치는 수차례 수정을 거듭해야했다. 작년말만 해도 올해 우리나라가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못하리라는 사실을예측한 기관은 삼성경제연구소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연초에 마이너스 1~3%로 물러서더니, 최근에는 마이너스 5∼6%로 주저앉혔다.한국개발연구원(KDI)의 심상달박사는 『수년동안 경기전망을 해봤지만 요즘처럼 어려움을 느끼기는 처음』이라고 털어놨다.몇 달 남지도 않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두고 이처럼 천차만별로 예측이 이뤄지고 있으니, 내년은 말할 것도 없다. 대부분 1∼2%로 예상치를 내놓고 있으나 확실한 근거를 대는 곳은 없다.지난 7월에 올해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5.2%로 책정했다가 최근마이너스 6.2%로 수정한 대우경제연구소의 신후식 국제경제팀장은『내수기반 위축과 홍수피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감안해 성장률을 재조정했다』며 『분기별로 한번씩 수치를 조정해왔으나 올해는변수가 워낙 많아 수시로 조정해야 할 판』이라고 설명했다.한편 현재 대부분의 민간연구소들은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거시경제지표 산출에 대입하지 않고있어, 만약 평가절하가 단행될 경우 올해나 내년 성장률은 또다시 고쳐져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의이수희 연구위원은 『위안화가 10% 절하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은 0.1%감소하고 성장률은 0.4%가량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경제를 둘러싼 변수는 위안화외에도 엄청나게 많다.실업자가 얼마나 늘어날지, 기업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될지, 동아시아의 금융위기가 계속 확산될 것인지등에 대한 확실한 판단이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