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백자리의 수를 인수분해하려면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를 동원하더라도 현재의 기술수준에서는 수십억년이 걸린다. 그러나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를 이용하면 일년도 안돼 풀수 있다.양자컴퓨터의 정보처리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른 것은 이진법이아니라 다진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현재의 디지털컴퓨터는 이진수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컴퓨터내부의 전기회로는 두가지 상태(높은 전류와 낮은 전류)를 구분해 이진수 체계의 두 수인 0과 1중 하나로 표현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예/아니오 단위의 정보를 비트(bit)라고 한다. 모든 반도체는 0과 1을구분하는 회로로 구성돼 있다.비트의 세계에서는 1과 0이 아닌 다른 숫자는 건너뛴다.1,2,3,4,5,6,7 등은 1,10,11,100,101,110,111 등으로 표현된다. 8비트체계에서 1은 00000001, 2는00000010이다. 컴퓨터는 0과 1을 빠른 속도로 계산해 문자 그림 음성 동영상 등을 나타내는 것이다.그러나 정보량이 많아지면 0과 1만으로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4백자리수를 인수분해하는데 수십억년 걸리는게 대표적이다.그런데 지난 94년 벨연구소의 피터 쇼박사는 양자컴퓨터를 이용해정수를 소수분해할수 있는 방법을 추론해 냈다. 쇼박사의 발견으로기존 컴퓨터로 풀수 없다고 여겨졌던 암호조차 쉽게 해독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역설적으로 컴퓨터 능력의 한계는 암호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아무리큰 수라도 컴퓨터가 쉽게 인수분해한다면 암호는 존재할 수 없고안전하게 전자상거래를 할수도 없게 된다.동시에 양자컴퓨터를 먼저 손에 넣는 자는 전자화된 금융거래를 장악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이 때문에 미국 국가안전국(NSA;National Security Agency)이나 국립과학재단(NSF;NationalScience Foundation)등은 양자컴퓨터 연구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그러나 많은 물리학자들이 양자컴퓨터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론속의 양자컴퓨터를 현실로 끌어내는 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그런데 예일대 물리학과 신 배릿교수팀과 루슨트테크놀러지의 벨연구소가 전자의 스핀(spin)을 이용해 큐비트(qubit)를 생성하는데성공했다. 큐비트는 양자역학의 비트라는 뜻으로 양자(quantum)와비트(bit)를 합성한 말이다. 따라서 큐비트는 0과 1의 세계인 비트의 세계에 0도 아니고 1도 아닌 제3의 상태를 추가한 새로운 세계다. 큐비트는 전자의 스핀상태에서 온다.전자의 스핀방향이 전자의 극성 못지않게 중요함을 뜻한다. 「위」「아래」등 전자의 스핀상태와 함께 위 아래를 혼합한 제3의 상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배럿교수팀은 통신용 반도체 원료인 갈륨비소화합물과 핵자기공명을 이용해 전자의 스핀이 다양한 상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