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력·자금동원력 미리 점검...남의 실패 타산지석 삼아야

창업이 어려운 것은 실패확률이 높다는데 있다. 자칫 발을 잘못 내디뎠다가는 그대로 나락으로 떨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창업전문가들은 실패요인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성공의 문턱에 다다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여러가지 실패요인 가운데 단 한가지만이라도 소홀이했다가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실패사례에서 성공의 법칙을 배우는 노력이 중요한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창업의 실패사례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시장여건을 감안하지않은채 뛰어드는 것이다. 시장규모와 경쟁업체수, 시장상황 등을 철저히 조사한 다음 창업을 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 만약 그렇지않고 잘 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창업에 나섰다가는 미래를장담할 수 없다. J여행사를 차렸다가 1년여만에 문을 닫은 이모씨사례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항공회사 출신인 이모씨는 지난 97년초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사 문을 열었다. 객실승무원으로 근무하며 여행업계 사정을 나름대로 파악했다는 자부심에 어렵사리 마련한 1억원의 자본금으로 독립을 했다. 하지만 당시는 여행업계의 사정이 워낙 나빴다. 대형 여행사들이 덤핑경쟁을 벌이며 제살 깎아먹기식의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그러다보니 어디랄 것 없이 여행업계 전체의 채산성이 극로로 악화돼 있었다. 자연 신생업체를 운영하는 이모씨로서는 고전의 연속이었다. 결국 이모씨는 제대로 뜻 한번 펴지 못하고 1년여만에 자본금을 모두 까먹고 파산했다. 만약 대형업체와 경쟁을 피할 수 있는틈새서비스를 제공했다면 모르지만 시장상황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상태에서 차별화없이 무턱대고 뛰어든 결과였다.마케팅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문을 닫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벤처기업들의 경우 기술력은 있으나 영업력이 뒤떨어져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꿈을 접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S엔지니어링을 운영했던 김모씨는 지난 96년 건축설계를 3차원으로 할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대학 친구와 둘이서 6개월간 연구에 매달린 결과였다. 업계에서도 아주 획기적인 소프트웨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몇몇 언론매체와 인터뷰도 가졌다. 하루 아침에 신데렐라가 된 기분이었다.◆ 실패요인 창업전에 미리 파악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오로지 개발에만 매달렸던 김모씨는 그다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주변사람들의 추천을받아 제작업체를 선정한 다음 소프트웨어로 만들어 시중에 내다팔았지만 판매가 신통지 않았다. 마케팅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다보니판매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결국 김모씨는 애써 개발해놓은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팔아보지도 못하고 사업실패를 맛봤다. 요즘 김모씨는 「차라리 그때 능력있는 마케팅 대행사에 제조와 판매에 대한 것을 전적으로 맡겼으면 뭔가 달라졌을텐데」하며 후회를 한다.요즘 들어서는 자금문제로 고민을 하는 초보 창업자들이 많다.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이나 어려운데다경제가 워낙 침체돼 있어 판매가 신통치 않은 까닭이다. 게다가 금리부담도 만만치 않다. 특히 창업할 때 금융권에서 대출을 많이 받은 경영자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를 감당하느라 허리가 휠 정도라고 하소연한다. 물론 이를 견디지 못하고 부도로 쓰러지는 업체 또한 부지기수다. 외부차입에 너무 의존하면 나중에 이게 짐이돼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어렵게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2년전 출판사를 차리면서 은행권으로부터 2억원을 빌렸던 정모씨는지난해까지는 근근이 운영을 해왔다. 별로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지만 그런대로 버틸만은 했다. 특히 출판업의 특성상 운영비가 그렇게 많이 나가지 않아 이대로만 가면 언젠가 「한건」 할수 있을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해말 이자부담이 치솟으면서 문제가생겼다. 월 2백만원 가량 나가던 이자부담이 3백만원으로 껑충 뛰었던 것. 게다가 엎친데 겹친 격으로 은행에서는 빌려간 돈의 일부라도 상환해달라고 정식으로 요구했다. 그렇지 않아도 출판계의 불황으로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던 정모씨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에게 은행부채의 60%를 떠안는 조건으로 운영권을 넘기고 손을 뗐다.창업을 했다가 실패하는 사람들을 자세히 연구해보면 거기에는 반드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원인없는 실패란 있을 수 없는 까닭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실패요인을 미리 파악해 이에 대비한다면얼마든지 성공적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