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이용해 땅에 묻혀 있는 각종 금속을 채굴하는식물채광(Phytomining)은 한때 현대판 연금술로 여겨 용도폐기 됐던 기술이다. 그러나 최근 식물이 금이나 니켈과 같은 금속을 흡수할 수 있도록 개량하는 기술이 소개되면서 과학적 근거를 얻고 있다. 이 분야에서 앞선 연구성과를 발표한 곳이 뉴질랜드다. 매시대학의 크리스 앤더슨과 로버트 브룩스교수팀은 양배추의 일종인 브래시카준시아를 이용해 땅에서 황금을 채굴하는데 성공했다.황금은 금괴나 금맥형태보다 땅속에 미세한 가루형태로 더 많다.또한 상당량이 채굴과정에서 부스러기로 남는다. 기존의 방법으로미세한 가루나 부스러기를 황금으로 제련할수 있지만 상당한 비용이 들어 경제성이 없다. 따라서 상당량의 황금가루가 대지에 방치돼 있다.그런데 브래시카는 이처럼 대지에 흩어져 있는 광물을 양분과 함께뿌리로 흡수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다만 황금뿐 아니라 다른 물질도 함께 흡수하기 때문에 원하는 금속을 얻기 힘들었다. 앤더슨교수팀은 우선 재래식 광산에서 사용하는 방법을 응용했다. 금광에서이용하는 방법은 암모니아 티오시안산염이다. 이 물질로 황금과 다른 물질을 분리하는 것이다. 실험결과 브래시카의 뿌리를 통해 황금을 흡수해 줄기와 뿌리에 저장했다. 측정결과 황금함유량이 2천배나 높게 나왔다.그러나 암모니아 티오시안산염을 이용한 황금추출법은 경제성이 떨어진다. 이 방법으로는 금시세가 온스당 3백달러 이상을 유지해야가까스로 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고 한다. 브래시카가 황금만 흡수하도록 하려면 암모니아 티오시안산염을 땅표면에 뿌려야 하는데이 경우 대지 표면에서 30cm정도의 깊이까지만 퍼지기 때문이다.브룩스박사는 자연에서 해결방법을 찾았다. 티애박실러스 페로옥시단이라는 토양 박테리아를 이용했다. 암모니아 티오시안산염보다비용도 저렴하고 환경을 훼손하지도 않는다.금속을 흡수하는 식물도 브래시카만 있는게 아니다. 셰필드대학의앨런 베이커교수는 아연 카드늄 등과 같은 중금속을 흡수하는 식물을 4백여종 확인했다.이중 일부는 미국 이탈리아 영국 뉴질랜드 등에서 토양속의 니켈을 추출하는데 이용하고 있다.이런 식물의 응용분야는 단지 황금을 캐는데만 그치지 않는다. 납과 같은 독성이 강한 물질을 흡수할 수 있어 산업쓰레기처리장에서독성을 제거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다.식물처리(Phytoremediation)라는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미국 조지아대학의 리처드 미거교수팀은 튤립 담배 등과 같은 작물에 박테리아 유전자를 투여해 정화기능을 강화시켰다. 응용분야는 살충제로사용하는 메틸수은의 독성약화다. 식물의 유전자를 조작해 토양에있는 메틸수은을 흡수하게 하면서 식물조직에 중금속이 축적되는것을 방지할 수 있다. 잎을 통해 독성을 제거한채 공기중으로 퍼지기 때문이다. 공업화과정에서 겪는 심각한 토양오염원중 하나인 수은유출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점에서 미거박사는두가지 활용가능성을 내다 보고 있다. 광산 토양의 정화기능과 한단계 더 나아가 토양에서 귀금속을 추출하는 기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