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비디오를 안방에서도 볼수 있게 됐다. 정부가 최근 개방이허용된 영화에 한해 비디오를 제작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는 극히 일부의 비디오물에 대해서만 수입을 허용해왔다. 어린이만화나 다큐멘터리 중 우리말로 더빙한 경우 일본비디오를 허용했다. 이중 「슬램덩크」와 「드래곤볼」 등 일본의 어린이만화 비디오는 오락성으로 인해 국내에서도 아동들로부터 큰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외의 일본비디오는 보따리 장수 등 불법유통을 통해 에로물을 중심으로 한국시장에 침투해 온 것이 사실이다. 국내 전체 비디오시장의 3.4%를 차지하고 있고 이번 일본 문화개방으로 다양한 일본 비디오작품이 선보이면서 국내시장점유율도높아질 것으로 보인다.일본 비디오의 국내시장 개방에 대해 국내 비디오업계는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스타맥스 우일영상 세음 등 메이저 업체들은 「시장 상황이 불투명한만큼 좀더 기다릴 생각」이라는 공통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극장 개봉후 비디오가 출시되는것이 일반적이므로 일본 영화가 국내 팬들에게 어느 정도의 호응을얻어낼 것인지 지켜본 후에 본격적으로 움직이겠다는 얘기다.스타맥스의 유종오 구매팀장은 『현재로서는 일본 비디오 출시에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유팀장은 『일본 영화 및비디오에 대해 일반인들이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거품을 걷어내고 냉정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우일영상의 관계자도 『장기적 관점에서 대비는 하고 있지만 할리우드 비디오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시장에 일본 비디오가 큰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하나비 designtimesp=17929>(5일)와 <카게무샤 designtimesp=17930>(12일) 등 이미 개봉했거나 개봉 준비중인 영화의 경우 비디오 판권을 가지고 있는 한아미디어와 20세기폭스코리아에 의해 비디오로 출시될 예정이다. 두 회사 역시 극장흥행을 봐가며 비디오 출시 시기를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카게무샤」를 수입한 20세기폭스코리아의 안영일 과장은 『비디오 판권을갖고 있긴 하지만 언제 출시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서 있지 않다』면서 『상업성 여부를 판단할만한 자료가 충분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호기심 사라지면 인기 오래 안갈 것삼성 계열의 스타맥스나 대우 계열의 우일영상 세음 등 대형 업체들은 『이윤을 위해 수준이 낮은 비디오를 내놓을 경우 받게 될 도덕적 비난 때문에 쉽게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기타 업체들도 현재 4대 국제영화제 수상작으로 한정된 허용 범위가언제 어디까지 확대될 것인지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어서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설사 일본 영화가 전면 개방되더라도 공연예술진흥협의회의 심의를 반드시 거쳐야 하기때문에 장사가 될 만한 비디오를 내놓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그러나 일본 비디오를 수입하기 위한 물밑접촉은 활발해지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한시네마타운의 한지일 사장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대기업을 중심으로 물밑 접촉이 활발해지고 있는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 비디오업체들은 판권값을 올리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유호프로덕션의 유명호 사장도 『정부가 사회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일본 비디오물에 대해 단계적 개방을 추진하고 있으나 부분적개방은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일본 비디오업체들을 살찌우는데 도움이 될 뿐 국내 비디오업계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경기인 지금이야말로 완전개방을 통해 소비자들이 시장경쟁원리에 의해 비디오를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는 일본 비디오의 부분개방에 대해 『홍콩 액션 비디오가 처음반짝 인기를 누리다 이제 식상해졌듯이 일본 비디오도 호기심이 사라지면 인기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