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북스 / 1998년 / 510쪽 / 1만5천원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로 소니(SONY)를 들수 있다. 이미 그 명성은 일본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다. 「일본 전자산업을 알려거든 먼저 소니를 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정도다.물론 거대기업 소니에도 위기는 있었다. 특히 90년대 들어 장기불황과 엔고로 성장이 마이너스에 빠졌고, 그동안 쌓아온 입지마저흔들거렸다. 창사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던 셈이다. 하지만 소니는 이 위기에 굴하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인 개혁 프로그램을 가동,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았다.이 책은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소니의 50년 역사를 담고 있다. 소니의 성장 과정, 제품개발 뒷얘기, 세계 기술의 흐름, 소니만의 독특한 인사정책과 구조조정, 소니정신과 경영철학 등 지난 50년과미래 50년의 청사진이 흥미진진하게 기록돼 있다. 또한 소니의 위기탈출 과정과 소니한테 불황탈출의 비법을 배우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도 엿보게 해준다.이 책은 먼저 「소니정신 - 소니의 강점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1945년 이부카 마사루, 모리타 아키오 두 사람이 자본금 19만엔으로 시작한 가내공업 수준의 공장이 세계의 소니로 성장한 이야기는 유명한 성공일화다. 그러나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소니가 그동안 성공만을 거두지는 않았다. 지난 60년 방송용 음향기기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경험이 있고, 70년대에는 컴퓨터 개발에뛰어들었다가 큰 손실을 입고 손을 뗀 일도 있다. 또한 80년대에는베타맥스 대 VHS 대결에서 참패를 기록했고, 90년대초 역시 거품경제의 후유증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위기를 맞았었다. 그럼에도오늘날 전세계에 「SONY」 브랜드가 넘쳐나는 세계 최강의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바로 소니정신이 일구어낸 성과라는 것이 공통적인분석이다. 소니정신의 맨 앞은 「다른 사람이 만들지 않는 것을 만들라」가차지한다. 또 「불가능에 도전하라」, 「시장을 창조하라」, 「틀을 깨라」도 소니가 강조하는 것들이다. 「전통보다는 자유를 중시하라」, 「전기제품에 머물지 말고 개척자 정신을 발휘해서 새 분야에 도전하라」, 「윤택한 생활을 추구하는 하드웨어를 제공하라」, 「세계에서 통용되는 기업이 되라」도 소니정신의 한 줄기를이룬다. 이밖에 「세계적인 관점에서 생각하라」, 「기업이미지는의식적으로 만들라」, 「지역, 국가를 위해 일을 하자」, 「글로벌-로컬라이제이션」도 빼놓을 수 없는 소니정신의 핵심이다.소니만의 독특한 인사정책과 구조조정도 이 책의 한축을 형성한다.소니는 창립 때부터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일본기업문화에서는 거의혁명과 같은 인사정책과 구조조정을 단행함으로써 개인의 창의성과능력이 최대한 존중되는 기업문화를 이룩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문화는 소니를 일본기업이 아닌 세계에서 인정받는 기업으로 만든 원동력이다.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내모집제도다. 각 부서나 신설된 프로젝트팀이 모집안내를 내면 누구든 면접을 통해 해당 팀으로 이동할 수 있는 제도로 의욕과 능력을 갖춘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94년 위기타파를 목표로 컴퍼니(분사)제도를 도입, 19개의 사업본부를 8개의 컴퍼니란 사업단위로 정리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96년 37명이던 이사진을 10명으로 축소하고 대신 집행간부제를 도입함으로써 일본기업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오기도 했고, 출신학교를 묻지 않는 오픈엔트리제도도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소니는 창사 이후 줄곧 소니정신을 무기로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소니의 도전정신은 오디오에서 비디오로, 또 통신분야를 비롯해서전 산업분야 간의 벽을 허물기 위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소니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3가지 도전과 4가지 키워드를제시했다.여기서 3가지 도전은 본업인 전자분야에 대한 도전을 비롯해 엔터테인먼트비즈니스에 대한 도전, 전자와 엔터테인먼트를융합한 새로운 사업영역에 대한 도전을 말하고, 4가지 키워드는 독창성(Unique), 질(Quality), 속도(Speed), 가격(Cost) 등을 의미한다. 이 책은 마지막으로 소니의 미래 50년을 위한 핵심 키워드를 소개한다. 이는 다름이 아니라 리제너레이션(Regeneration)으로 현 사장인 이데이 노부유키가 취임하면서 주창한 용어다. 이데이 사장은당시 「사원들의 의식 속에서 창업 당시의 정신이 사라지고 있는것을 보고 사원들에게 창업 마인드를 다시 한번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느꼈다」며 리제너레이션, 즉 제2창업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