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유의 의학을 과학화해서 세계적이고 차별화된우수한 약품을 만들어야 합니다.』경인제약 임상규사장(48)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있는 제품 개발 원칙이다.수천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는 외국의 대기업과 경쟁하기 어렵다면 그들이 도저히따라올 수 없는 틈새시장을개척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방법이라는 것이다.임사장은 대학원에서 한방약제의 과학적 효능 규명과 약제의 추출및 농축방법을 전공할 정도로 이 분야에 깊은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연구를 해왔다. 88년에는 한국약사로서는 처음으로 중국에 들어가 중국의 한방에 관한다양한 체험과 비법들을 수집하기도 했다. 임사장의 제품개발에 대한 이같은 관심은대머리치료제 그로비스,바퀴약 신기패,간장약 황보원등 한방을 과학화한 신제품의개발로 현실화되기도 했다.임사장이 사업에 뛰어든 동기는 외국에 로열티를 주는 약품이 판을 치는 현실에서 좀더 우리 현실에 맞는 좋은 약을 개발하겠다는 도전정신에서 시작됐다.학교를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친 후 8년 동안 약국을 경영하던 그는 마음 한구석에 묻었던 꿈을 버리지 못하고84년 주위의 거듭되는 만류를뿌리치고 마침내 회사를 설립했다.빈혈약 지사제 소화제 등 기초의약품에서 시작한 제약사업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87년 위장약 게리시린을 처음으로 중국에 수출하는 등 계속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90년초 한방을 과학화한황보원이 출시되면서 회사는 서서히 정상궤도로 들어서기 시작했다.3년여 동안 18억원을 투입해개발한 탈모치료제 그로비스의 시판은 회사를 반석에 올리는 계기가 됐다. 이 제품은 출시와 함께 96년1천3백만달러어치를 일본에 수출했으며 내수도 폭발적으로 늘어당시 10대 히트상품에 선정될정도로 승승장구했다. 그로비스로 임사장은 일약 제약업계의 기린아로 떠올랐다. 경인제약은 창업 15년만에 전국 8개도시에 걸친 영업망과 50여가지 제품을 생산해 연간 1백3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제약업체로 성장했다.임사장은 최근 몰아치고 있는비아그라 열풍과 성(性)에대한 높은 관심에 부응해 순수 한방제재를 사용한 강장제비룡호보액도 출시했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황실에서 사용하던 비방을 응용해 꾸준히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그로비스의 단점인 냄새를 보완하고 사용도 간편하게 만든여성용 그로비스뷰티도 개발해 시판에 들어갔다.임사장의 경영비법중 특기할 만한 것은 과감한 마케팅전략. 순수 한방간장약인 황보원을 내놓으면서부터 인기탤런트를 동원한 광고공세를펼쳤다. 이것은 당시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으로서는모험에 가까운 일이었다. 과감한 광고전략은 바퀴벌레 살충제인 신기패와 그로비스에도 이어져 매출신장에 큰 기여를 했다. 임사장은 최근 제약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방문판매와 홈쇼핑 판매를 준비중이다. 이에 대비해 비룡호보액과 그로비스뷰티는 건강보조식품으로 등록하는 등 사전의 준비도 마쳤다. 판매사원의 입퇴출이 자유로운 새로운 한국형 방문판매 제도도도입할 계획이다.임사장은 지금도 자신이 직접 영업에 나서는 등 잠시도쉬지 않는다. 직원들에게는가장 먼저 출근해서 가장 늦게 퇴근하면서도 격식을 가리지 않고 직원들과 어울리는 색다른 경영자로 각인돼있다. 바쁜 회사일로 집에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는 가장의마음을 표현하듯 임사장의 사무실 한곳에는 대형 가족사진이 걸려 있다. 임사장은 앞으로 회사가 나갈 방향을 이같이 설명하고 새로운 준비를위해 바쁜 발걸음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