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원화환율 급등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회복으로 어느 정도 호조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과는달리 5월이후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연간 수출실적은 80년대이후 처음으로 전년에 비해 2.2%나 감소하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원화환율 급등에 힘입어 대선진국 수출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대아시아 지역 수출이 대폭 감소했기때문이다. 또 세계경기 침체로 전반적으로 세계의 수입수요가 위축되면서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제품의 국제가격이 계속 하락한 것과 선진국의 수입규제 강화 그리고 국내 수출관련 금융의 경색 등도 수출부진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그러면 올해 수출전망은 어떠할까. 우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신3저 상황이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우리 수출에 유리한 여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엔화강세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우리나라 주력상품의 대일 가격경쟁력 강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여 수출회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경제 부진과 금융시스템 개혁 등이 산적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일간 무역수지 불균형의 급격한 확대와 이를 해소하기 위한 선진국간의 정책협조, 그리고 유로화 출범에 따른 달러화 위상 약화 등으로 올해 엔화는 달러에 비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이는 일본의 수입증가와 선진국시장에서의 우리제품의 수출경쟁력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이와 함께 우리 주력 수출시장인 아시아 경제의 부분적인 회복이예상되고,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과 임금 및 금리안정으로 인해 수출기업의 생산비용이 경감될 것으로 보이는 것도 우리 수출기업에는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 업종별로는 올해에 국제 반도체 수급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반도체 수출비중이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반도체 가격 회복은수출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이처럼 올해에는 수출여건 면에서 개선요인이 적지 않으나 미국경제의 성장 둔화 등 전반적인 세계경제의 저성장 추세가 지속될 전망인데다 선진국의 수입규제가 올해에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고 러시아, 중남미 등에서 외환위기의 심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수출이 크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올해 원화환율은 경상수지 흑자 지속과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으로 인해 꾸준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우리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저하를 초래해 엔고의 효과를 부분적으로 상쇄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올해 수출은 엔고 등 신3저 상황이 지속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1.5% 정도의 증가율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중에는세계경기 침체 지속으로 부진한 양상이 지속될 것이나, 아시아 지역의 경기가 다소 회복되는 하반기에 들어서면 수출도 서서히 회복세를 타는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