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연평균 7.5%가 올랐다. 90년대의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5%인 것에 비하여 대폭 상승한 것을알수 있다. 98년 물가상승은 외환위기에 따른 원화의 가치하락에 주로 기인한 것이다. 98년중 대폭적인 내수위축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오히려 물가하락 압력으로 작용하였다.99년에도 내수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초과수요에 기인하는 물가상승압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및 여타 부문의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실업률이 99년에도 높은 수준이 될 것이며, 소비의 회복력이 약할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경제가 성장으로 반전되더라도노동공급의 순증가분을 흡수할 여력이 없으며, 5대 재벌들간의 빅딜과 사업구조조정에 의한 잉여 인력의 양산으로 대규모의 고용조정이 예상되어 명목임금이 하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아래 그림은 간단한 필터링 기법을 이용하여 최근의 초과수요압력을 나타낸 것인데 초과수요 압력에 기인하는 물가상승압력이 없음을 나타내고 있다. 내수의 위축이 지나쳐 공급능력의 상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므로 향후에도 초과수요에 기인하는 물가상승압력은 상당 기간 동안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잠재성장률 수준 이하의 성장이 99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때문이다.거시경제적 측면에서는 생산요소의 투입비용 변동이 전반적인물가를 변동시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99년에도 임금이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채산성을 반영해주는 순상품 교역조건이 크게 개선되지않는 한 가계의 소득흐름이 크게 좋아지지 않을 것 같다. 기업이 과다한 채무를 안고 있어 채산성이 개선되어도 부채비율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99년에도 임금이 하락할 가능성을 크게 보여주는 요인이다.한편 자본재와 중간재의 투입비용을 결정하는 원화환율과 국제원자재 가격 측면에서도 물가하락 압력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98년에 있었던 대폭적인 물가상승을 주로 설명하는 원화환율의 움직임에 비하여 99년에는 원화환율이 크게 안정될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제원자재 가격의 안정세가 99년에도이어져 물가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원자재에대한 수요가 99년에도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공급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98년에 큰 폭으로하락했던 원유 및 농산물의 가격은 다소 상승할 것으로 보이나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은 99년에도 98년 수준에서 완만하게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대체로 임금과 환율의 요인들에 기인한 물가하락 압력이 원유에 기인하는 물가상승압력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주요 비용가격들에 대한 물가의 반응을 살펴보면 원유가격의 1% 상승시소비자물가는 0.03%p 상승하고 생산자물가는 0.05%p 상승, 임금 1% 상승시 소비자물가는 0.34%p 상승하고 생산자물가는0.26%p 상승, 환율이 1% 절하될 때 소비자물가는 0.16%p 상승하고 생산자물가는 0.27%p 상승)되기 때문에 생산자물가는99년에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생산자물가는 99년에 연평균0.1% 하락할 것으로 보이고, 소비자물가는 3.1%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