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후생에서 회계까지 처리 ... 투명 경영 확산, 시장성 높아

총무부나 경리부는 회사 내에서 핵심 부서로 꼽힌다. 중요하지 않은 부서가 없겠지만 총무나 경리 파트는 경영자가 각별히 챙기는 분야다. 경영자가 자신의 친인척을 심어놓고 관리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돈을 만지는 부서라는 점을 들 수 있다. 기업경영의 핵심인 출납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경영자 입장에서는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또 회사의 전체적인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까닭에 그 기능을 결코 과소 평가할 수 없다. 총무 파트에서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회사 전체가 비틀거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하지만 이런 총무나 경리 분야에도 아웃소싱의 바람은 여지없이 분다. 바람의 강도는 아직 약하지만 회사의 살림을 대신 맡아 처리해주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어차피 지원부서인 총무나 경리 파트를 정리하는 대신 다른 핵심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기 위해 관련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총무 분야 1호 ‘편리한 세상’국내에서 총무, 경리 분야의 아웃소싱 효시는 세무사 사무소가 꼽힌다. 예전부터 경리 지식이 전무한 중소기업들이 일을 세무사 사무소에 일임하면서 시작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세금 문제 등은 상당히 복잡한만큼 상당수의 중소기업들이 전문가인 세무사의 도움을 받아왔다.하지만 세무사 사무소를 아웃소싱 업체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일부 업무에 대해서 일을 대신해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문업체는 아닌 것이다.본격적인 경리, 총무 분야 아웃소싱 전문업체 1호로는 98년6월 출범한 (주)편리한 세상이 꼽힌다. 삼성물산의 총무 및 복리후생 부문 업무를 들고 독립, 아웃소싱 회사로 뿌리를 내린 이 회사는 아직 삼성의 그늘에서 완전 독립한 것은 아니지만 변신을 모색중이다. 최근 들어 삼성물산 외에 다른 회사의 관련 업무를 대행해주기 위해 활발하게 뛰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담당하는 업무는 급여후생, 문서수발, 인쇄 및 제본, 도서구입 등 아주 다양하다. 여권과 비자 발급 업무, 증명서 발급, 명함 인쇄, 휴양소 관리, 해외이사 등도 전적으로 맡아 대행한다. 현재 고객으로는 삼성물산 외에 (주)우영모아를 확보하고 있고, 특히 삼성물산과는 계약을 맺어 3년간 지원받기로 했다.지난해 8월 아웃소싱 사업을 시작한 한국매티컨설팅은 회계가 전문으로 전문가 집단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현직 공인회계사 6명이 주축이 돼 설립된 이 회사는 공인회계사들이 직접 전문위원단을 구성하여 중소기업의 회계 및 세무업무를 전문적으로 도와준다. 실무자들도 모두 해당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이 회사의 서비스는 과거 회계 자료를 분석하여 가장 적절한 회계시스템을 설계해주는데서 출발한다. 1주 단위로 컨설턴트를 회사에 파견, 회계 업무를 처리해준다. 또한 매주 공인회계사와 컨설턴트의 세미나를 통해 각 회원사의 경영 내역을 분석하고, 정기적으로 공인회계사가 회사를 방문해 경영 성과를 상담하고 회계 및 세무 정책을 입안한다.한국매티컨설팅의 회원사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연간 매출액이 80억~7백억원 정도의 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지역적으로 반월, 시화, 남동공단의 입주업체들이 가장 많다. 비용은 월 1백만원을 기본으로 하고, 종업원수와 매출액, 제품의 아이템수를 바탕으로 산정된다. 예를 들어 매출액이 1백억원 이하인 업체는 대개 한달에 1백만원만 내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덩치가 더 큰 기업은 여기에다 플러스 알파를 더하면 된다.◆ ‘회사 살림’ 공개 꺼려 어려움일본에서 총무분야 아웃소싱 업체로 유명한 (주)총무부와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주)한국아웃소싱은 전국 주요 도시 및 공단지역에 5개의 프랜차이즈 체인점을 개설하여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총무와 경리 분야를 서비스하고, 새로 설립되는 회사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창업컨설팅 업무를 서비스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창업 준비 단계인 사업 타당성 검토에서부터 회사 설립 단계, 그리고 경영 단계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수속 및 절차를 자문하거나 대행해준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창업을 도와주어 우리 고객으로 유치하면 누이좋고 매부 좋은 격 아니냐』며 『이런 서비스는 실제로 회원사를 확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무, 경리 분야의 아웃소싱은 아직 초보단계다. 전문회사도 4~5곳에 지나지 않는다.다른 분야의 아웃소싱이 상당히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약간 대조적이다. 하지만 전망은 아주 밝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진구 (주)한국매티컨설팅 전무는 『회사의 살림살이에 대해 공개하기를 꺼리는 기업들이 많아 아직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투명경영이 확산되면서 관심을 보이는 곳이 많아 앞으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 조철호 한국아웃소싱 대표"기업 기밀 노출, 걱정마세요"지난해 아웃소싱 비즈니스에 뛰어든 조철호 (주)한국아웃소싱 대표. 『적절한 아웃소싱만이 기업들이 살 길』이라는 조대표는 기업의 핵심 외에 나머지 부분에는 아웃소싱 시스템을 과감하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업을 시작한 동기는.선진국들은 아웃소싱이 아주 활발하다. 이웃 나라인 일본만 해도 90년대 초반부터 부쩍 늘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앞으로는 국내에서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 뛰어들었다.▶ 그동안의 사업 성과는 어떤가.아직 시작한지 몇개월 밖에 지나지 않아 단정할 수는 없지만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특히 기업 경영자들의 마인드가 조금씩이나마 바뀌고 있어 아주 희망적이다.▶ 고객인 경영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역시 회사의 기밀 노출이다. 총무와 경리 업무를 맡기는만큼 회사의 내부 정보가 밖으로 유출되지나 않을까 걱정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 없다. 도와주는 입장에서 최대한 서비스할 뿐이다.▶ 주요 고객층은 어디인가.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가장 많다. 특히 벤처기업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집중적으로 뚫고 있다.▶ 비용은 적당하다고 보는가.아웃소싱하지 않고 직원을 직접 쓸 때와 비교해 5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해준다. 기업 입장에서 볼 때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데다 다른 부분에 집중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