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F. 델라이즈 지음 / 존 위리 출판 / 1998년 / 280쪽

아시아 경제 위기가 발생한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또 언제쯤 이러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97년 이후 경제적 위기를 겪고있는 아시아 각국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내용이다. 이 책은 아시아 경제위기는 왜 발생했으며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빨리 그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저자는 전체적인 내용을 은행과 금융제도에 두고 전개, 차별화를 시도한다.우선 저자는 아시아 각국 경제 위기의 일차적인 원인을 낡은 은행과 금융제도에서 찾는다. 그러면서 이 위기가 폭발되는 과정에서 노출된 지성인들의 탐욕에 대해 비판의 칼날을 세운다. 하지만 저자는 낡은 은행과 잘못된 금융제도가 경제위기를 초래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경제위기의 직접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은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성장과 성장에 따른 자유화에 있다고 보고 있다.이 책은 크게 11장으로 이뤄져 있다. 아시아 경제위기의 진상,위기의 인과관계, 아시아 은행제도 등 서론에 이어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다섯 나라와 아시아 국가들(중국홍콩 대만 싱가포르 일본)을 각각 한장씩 다룬다. 이어 경제위기의 치유책과 결론을 한장씩 나누어 언급한다. 저자는 한국 경제위기의 주범격으로 거론되는 한국의 은행과 관련, 합병을 통한자본구조의 재편성이라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라며 진정한 해결책은 정부에서 적극 참여하는 국유화 뿐이라고강조한다.세계경제가 서로 엉켜 있는 현실에서 금융질서는 그 어느 때보다중요한 것으로 부각되고 있다. 은행에 대한 적절한 감독과 자산규제가 강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저자가 결론 삼아 경제회복의 속도와 강도는 지금의 위기에서 얼마나 많은 교훈을 얻느냐에 달려 있다는 주장이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리지않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