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위치따라 치료 달라 ... 금식하고 신속히 병원 이송
한밤에 갑자기 배가 아픈 것처럼 곤혹스러울 때가 없다. 응급실로 빨리 뛰어가야 할지 아니면 아침까지 참고 기다려 볼 것인지…뱃속에는 수많은 장기가 들어 있고 여기에 병이 나면 모두 복통이 생기기 때문에 어디서 어떤 병이 생겼는지를 알아내는 것은 경험이 많은 의사라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배가 아파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의 절반은 알고 보면 가벼운 식중독이나 월경통 같은 하찮은 경우이고, 응급실 의사가 봐서 심각한 병인 것 같아 입원시킨 환자의 절반도 결국 퇴원할 때 보면 입원까지는 필요 없었던 가벼운 병이다.갑자기 배가 아플 때 우선 어느 곳이 아픈가, 어떻게 아프기 시작했는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명치의 통증은 주로 위 십이지장 췌장 간 담낭 등에 병이 있는 것이고, 배꼽 주위의 통증은 소장에 병이 있는 것이고, 배꼽 아래 아랫배의 통증은 대장 생식기 비뇨기계통에 병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배를 갑자기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쥐어짜듯이 아픈 것은 위나 장이 터졌거나 장으로 가는 혈관이 막혀 창자가 썩게 되는 허혈성 장질환이겠고, 통증이 서서히 시작하여 점점 심해지는 것은 염증성 질환이라 하겠다.통증이 아기 낳을 때 진통처럼 아팠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양상이라면 요석 담석 장기폐색에서와 같이 돌멩이건 장이 꼬였건 간에 속이 빈 장기가 막혀 쥐어짜는 것에 기인한다.배가 아플 때 같이 따라오는 증상도 그 병을 알아내는데 매우 중요하다. 동반된 구역과 구토가 있으면 장기폐색이나 급성 췌장염일 가능성이 높고 토혈이나 혈변은 위장관의 궤양성 병변이나 암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여자의 경우 월경 유무를 반드시 따져보아야 한다. 자궁외임신 골반염 등 여자는 남자에게 없는 복부내 생식기관의 병이 복통을 일으킬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임기 여성의 오진율이 남자보다 2배 높음은 바로 여기에서 연유한다.응급으로 수술해야하는 흔한 원인은 급성 충수염(소위 맹장염), 담석과 동반된 담낭염, 소장폐색, 궤양천공, 게실염의 순서이다. 배가 갑자기 아프면 언제 응급실로 뛰어가야 하는가? 한마디로 말하기 힘들지만, 배가 너무 아파 견디기 힘들 때, 진통제로도 도저히 복통이 사라지지 않을 때, 복통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해질 때, 심한 복통 후에 구역과 구토가 지속될 때, 배가 만지지 못할 정도로 아프며 송판처럼 딱딱할 때, 심한 열이 지속될 때 등이다.복통이 있으면 우선 금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 속에 음식물이 있으면 내시경검사 초음파검사 등에 의한 진단에 장애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응급수술이 필요한 경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쓴 진통제 등도 진단을 늦게 하고 오진을 가져오기 쉬우므로 피해야 한다. 복통의 진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 있는 의사의 관찰이다. 중하다고 생각되면 병원에서 의사의 진찰과 관찰을 받는 것이 최상의 방책이다. (02)760-2301.©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