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안ㆍ전세대란 우려 영향 ... 전세가 비중 높고 지역 좋은 아파트 골라야
『부동산을 향한 자금이동이 시작됐다.』 요즘 부동산컨설팅업체들에서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증시 불안, 재건축수요·공급부족 등에 따른 전세대란에 대한 우려, 낮은 예금금리 등 나름대로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말은 최근의 수요세력이 예전의 실수요자 중심에서 벗어났다는 점. 과거 부동산시장을 들먹거리게 만들었던 가장 큰 힘이었던 「투자세력」이 다시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관심대상도 아직은 아파트가 중심이지만 차츰 토지시장으로도 관심을 보이는 등 부동산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조짐들이 자주 보인다는 것이다.이를 반영하듯 최근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아파트매물이 부족한 가운데에서도 가파른 가격상승이 이어지고 있으며, 토지시장에도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4천여 회원업소를 대상으로 전국의 아파트시세를 조사하는 부동산114의 김희선사장은 『최근 매물부족현상이 점차 두드러지는 가운데 전세가와 매매가의 동반상승이 점차 확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토지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1세기컨설팅의 전미정부장은 『아파트투자가 안정적인데 반해 기대되는 투자수익이 적다는 이유로 토지투자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최근 뮤추얼펀드식으로 제주도의 토지투자자를 모집한 결과 1백% 투자자 모집이 완료됐다』고 말했다.이처럼 부동산시장으로 투자세력의 관심이 다시 쏠리는 것에 대해 부동산전문가들은 『자금시장이 불안해지면 부동산으로 돈이 몰리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투자대상 선정이나 자금융통 등에 있어 보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아직도 아파트의 투자성이 가장 좋지만 선별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아파트투자시 무턱대고 투자하기보다는 입주예정 아파트나 입지조건이 좋은 분양예정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대개 입주 3∼4개월 전부터 가격이 오르므로 올 연말에 입주예정인 아파트에 투자한다면 충분히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적으로는 서울 강남·용인지역 등이 유망하며, 단지조건에 있어서는 대단지로 역세권을 끼고 있는 곳이 좋다는 것이 김사장의 덧붙인 설명이다.김사장은 이런 기준에 맞춰 올 하반기에 분양예정인 아파트 가운데 투자가치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아파트를 꼽았다. △ 현대건설이 남부터미널 부지에 짓는 아파트 △ 현대산업개발의 용인 수지 6차아파트 △ 삼성물산의 마포구 공덕2구역 재개발아파트 △ LG건설의 용인 수지 3차아파트 △ 대림산업의 은평구 수색 2-1구역 재개발아파트 △ 용인 구성의 쌍용아파트 등이다.부동산114의 김사장은 『지금의 아파트가격 추이를 보면 매매가에서 전세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96년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전세매물 부족, 전세가 상승, 매매가상승 자극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집값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며, 아파트를 장만하거나 투자하려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그러나 아파트투자에 있어 주의점이 있다. 『아파트선택시 우선적으로 전세가비중이 높은 아파트로 눈을 돌리되 대출금액 비중 조절과 지역선정에 주의를 해야 한다』는게 김사장의 조언이다. 전체투자금액 가운데 대출금액은 금리변동을 감안해 20% 미만으로 하며, 철저히 인기지역 중심으로 아파트를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서울 노원구나 금천구 등 아파트들이 전세가 비중이 높지만 매매가격 상승이 둔하고 거래도 잘 안되듯 인기지역이나 저밀도지구와 가까운 아파트를 고른다면 투자성이 있다』는게 김사장의 설명이다. 이런 조건에 맞춰 김사장은 서울시내 아파트 가운데 개포동의 대청·대치아파트, 가양동 도시개발아파트, 사당동 극동·우성아파트, 홍은동 유원아파트, 목동 6차아파트, 문정동 시영아파트 등을 전세가 비중이 높고 지역적 조건도 좋은 아파트들로 꼽았다. 대부분 전세가비중이 매매가대비 70% 안팎의 아파트들이다.아파트투자시 단지내 녹지공간이나 단지규모도 중요하다. 21세기컨설팅의 전부장은 『최소 1천세대 이상의 단지규모로 역세권을 끼고 있으면서 녹지공간이 풍족한 아파트의 투자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한창 인기를 끌었던 강남지역 신규분양아파트의 분양권가격이 최근 거품이 빠진데 반해 문래동 LG아파트, 신투리 현대아파트, 잠원동 동아아파트, 용인 LG빌리지 등 가파른 분양권가격상승세를 보인 곳들이 모두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게 전부장의 설명이다.특히 『분양권 투자를 노린다면 위치 좋은 곳의 소형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게 전부장의 조언이다. 대형아파트들의 분양권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거나 낙폭이 큰데 반해 최근 전세대란 등에 대한 우려로 소형아파트들의 프리미엄은 오히려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