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싫은 소리도 흔쾌히 받아 들여질 때가 있고 거부감부터 드는 경우가 있다. 평소 애정을 갖고 잘 해주던 사람이 충고를 할 때는 귀를 기울이고 진정으로 반성한다. 그가 나를 진정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 찌푸린 얼굴로 싫은 소리를 주특기로 하던 사람이 정색을 하며 그런 얘기를 하는 경우는 다르다. 물론 그도 내게 애정이 있으니까 그런 소리를 하겠지만 이미 그 사람에 대해서 파악이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그가 무슨 소리를 해도 안듣게 된다.고생하는 직원들을 위해 거액을 들여 회식을 한 이상무는 다음 날 분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요즘 직원들은 너무 한 것 같아요. 회식을 하자고 해도 고마워하지도 않아요. 먹을 것만 먹은 후 다들 집에 가기 바빠요. 마치 나를 위해 회식에 참석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왜 내 돈 내고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 얘기를 들은 김이사는 자신을 빼놓고 자기들끼리 회식을 한 부하직원을 원망하며 맞장구를 친다. 특히 재미있는 얘기를 하다가도 자신만 나타나면 하던 얘기를 그만두는 등 자신을 소외시킨다며 직원들만 탓한다.스티븐 코비박사는 사람 사이에도 감정은행계좌가 있다는 절묘한 비유를 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감정은행계좌가 개설되고 시간이 지나고 관계가 깊어짐에 따라 그 통장에 잔고가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감동을 주면 잔고가 늘어나지만 섭섭하게 하면 계좌에서 인출되는 것이다. 결국 잔고가 많으면 좋은 관계가 되는 것이고 인출만을 하면 깡통계좌가 되는 것이다. 잔고가 많은 상태에서는 다소 실수를 하더라도 용서가 되지만 깡통계좌 상태에서는 사소한 일로도 상대방의 노여움을 살 수 있단 얘기다.사람 숫자만큼이나 그 사람의 생각과 살아가는 방식은 다양하다. 배우자나 자식같이 가까운 사람에게는 무심하지만 외부사람에게는 끔찍이 잘 하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부하직원이나 동료에게는 차갑고 냉혹하지만 가정에서는 따스한 사람이 있다. 배우자고 부하직원이고 가릴 것 없이 아무렇게나 행동하면서 자기는 원래 타고난 성격이 그래서 할 수 없다고 수시로 상대방에게 이해를 구하는 사람도 있다. 가족을 위해 가끔 비싼 외식이나 여행을 하지만 평소에는 무심하게 행동하는 것은 저축된 돈만 믿고 계속 돈을 빼쓰는 것과 같다. 이렇게 해서 마이너스 통장이 되면 이자율이 높아서 회복시키기 어려우므로 조그만 돈이라도 생길 때마다 저금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누군가 자신과 같이 있길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신의 문제이지 그 누군가의 문제는 아니다. 웃고 떠들다가도 아버지만 들어오면 각자 방으로 들어가는 것이 요즘 애들의 문제가 아닌 그렇게 만든 아버지의 문제인 것처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늘 상대방 감정은행에 입금된 잔고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어떻게 살건 행동 하나하나를 통해 변화하는 잔고추이를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지금 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감정은행에 입금을 하는 행동인지 아니면 인출을 하는 행동인지. 지금처럼 계속 인출을 해도 괜찮은 것인지. 입금을 해야 할 때가 된 것은 아닌지. 통장에 잔고는 충분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