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관리 개년 넘은 공급체인 관리 추구해야... 업체간 협력 선결 과제
세상이 변한다. 우리도 변해야 한다. 나만 생각하지 말고 세상을 봐야 한다. 선진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원료조달업체에서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를 포함하는 전 공급체인이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 기업은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 이제까지는 단순히 스피드만을 강조했다. 목표가 분명할 때 그 목표에 빨리 도달하는 것이 스피드다. 그러나 지금은 목표가 자꾸 변한다. 속도가 아니라 기민성이 중요하다. 변화하는 목표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달라져야 한다. 기업이 변신해야 한다.◆ 물류관리에서 공급체인 관리로그동안 기업은 물류를 합리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던 물류기능을 통합하고 물류조직을 새로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물류부문에서 재고를 줄이려고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생산부문과 판매부문이 따로 놀고 협력하지 않기 때문이다.생산부문은 가동률과 생산성을 올리는데 관심이 있고 기계와 사람을 쉬지 않게 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한 제품을 계속하여 대량생산하려고 한다. 반면 판매나 구매부문은 제품이나 원료가 결품되는 일이 없도록 재고를 많이 쌓아두려는 경향이 있다.이것이 기존의 물류관리 개념으로는 물류 개선에 한계가 있는 이유다. 이제는 공급체인 관리로 넘어가야 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한 물류관리에서 이익을 올리기 위한 공급체인 최적화로 넘어가야 한다. 부문 최적화에서 전체 최적화를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한 기업의 물류만이 아니라 공급체인 전체를 관리해야 한다.공급체인 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정보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새로운 정보기술에서 엔진을 찾아 수요를 예측하여야 한다. 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예측된 고객의 수요를 토대로 기업의 공급을 최적화해야 한다. 원료공급업체에서 유통업체까지 정보시스템으로 묶어서 최적화해야 한다.(표 1)◆ 공급체인 관리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면첫째로 비전과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공급체인 관리의 비전을 내걸고 이를 회사내는 물론, 공급체인 파트너까지 납득하도록 하고 뜻을 같이하게 해야 한다. 목표는 되도록 숫자로 표시돼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리드타임을 줄이고 재고를 감축하며 납기약속을 맞추고 이익을 올리는 것은 숫자로 제시할 수 있는 항목들이다.둘째로 공급체인 관리는 단순히 패키지를 도입하고 시스템을 설치하는 일이 아니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처럼 공급체인에 관련된 일의 절차를 바꿔야 한다. 업무를 혁신해야 한다. 종이로 일을 처리하는데 익숙한 세대에게 디지털로 일을 하라고 하면 저항하기 마련이다. 꾸준한 교육과 홍보를 통하여 기업 조직을 변화시켜야 한다.셋째로 공급체인 관리 시스템은 현업 사용자를 중심으로 구축해가야 한다. 현업사용자가 자기 시스템을 만든다면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저항이 그만큼 적어진다. 또 실제 사용하기에 적절한 시스템으로 구축할 수 있다. 시스템이 잘못돼 쓸 수 없다는 변명도 없어진다.마지막으로 공급체인 도입 프로젝트가 끝나는 시점이 공급체인 관리의 처음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때부터 지속적인 개선 활동에 들어가야 한다. 당초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하여 공급체인의 실적을 평가하고 목표를 관리해야 한다.◆ 새로운 조직개념과 평가척도의 도입공급체인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새로운 조직 개념을 도입하고 새로운 평가척도를 만들어야 한다.이제까지의 조직은 연구, 생산, 구매, 판매 등 기능별로 되어 있었다. 이런 조직에서는 부문이익만 최적화하려고 한다. 생산, 구매, 판매가 서로 따로 놀게 된다.앞으로의 조직은 전사적으로 통합된 조직이 돼야 한다. 업무 프로세스의 흐름에 따르는 조직이어야 한다. 신제품 개발에는 관련된 마케팅, 엔지니어링, 자재 조달, 제조 기술 같은 인력이 모여야 한다. 주문 처리에는 이와 관련된 판매, 생산, 자재, 물류 기능이 한 팀이 돼야 한다.평가제도도 바뀌어야 한다. 전체 최적화를 위한 평가척도를 정립하고 이를 관리해야 한다. 골드라트 박사의 의견처럼 현금흐름을 중시하고 매출이익률보다는 얼마의 설비와 재고로 얼마나 이익을 내는지를 따져야 한다. 현금 기준으로 따진 투하자본이익률이 이런 개념이 되겠다. 이 비율을 올리려면 현금 매출을 늘리고 설비와 재고 및 비용은 줄여야 한다.◆ 공급체인 업체 사이의 동반자 관계 구축이제까지 공급업체와 협력업체는 이해를 달리하는 사이였다. 그러나 공급체인 관리를 통해 서로 협력하고 공동으로 일하면 서로의 이익을 증진할 수 있다. 경쟁관계에서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다.그러나 이런 관계를 끌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 삼성전관, 삼성전기는 한 그룹에 속하는 회사이고 그 주력 공장이 수원에 모여 있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서도 공급체인 통합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세 회사 가운데 어디에선가 처음 약속을 지키지 않다보니 정보 전달이 늦어지고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니까 정보시스템을 개입시켜 정보가 저절로 흐르게 하고 그룹웨어와 워크플로를 통해 공동으로 작업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줘야 한다. 그래야 서로 협조할 수 있게 된다.지금은 경영환경이 어려운 때이다. 한 회사만의 노력과 합리화로는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다. 공급체인상의 관련업체가 서로 공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공급체인이 합쳐야 힘을 얻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최근에는 경쟁회사끼리도 서로 뭉쳐서 사는 길을 찾으려고 한다. 우리나라 전자 4사는 일렉트로피아라는 프로젝트로 함께 모였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현대전자의 4사와 주요 협력업체 4백10개 회사가 모여 광속거래망 (CALS, Commerce At Light’s Speed)을 만들고 있다.이들은 부품규격과 정보교환 방식을 통합해서 부품을 공동으로 사용하려고 한다. 앞으로는 신제품 개발과 판매에서도 CALS기반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회사, 건설회사들도 업계 공통의 CALS체제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공급체인 관리의 효과공급체인 관리를 도입하면 짧은 기간에 눈에 보이는 이득을 올릴 수 있다. 무엇보다 고객 수요를 잘 파악하여 판매기회를 최대한 포착한다. 납기를 대폭 줄이고 유통업체가 재고부담을 가지지 않고 영업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고객에게 맞춤 제품을 공급하고 납기 약속을 지켜서 고객 만족을 높여준다. 이제까지는 판매부서, 생산부서, 구매부서에서 따로 안전재고를 가지고 있어야 했다. 정보가 소통되고 통합관리가 되면 재고수준이 대폭 줄어든다. 기업의 자금부담도 따라서 줄어든다. 팔리는 물건만 만들게 되면 새로 투자해서 설비를 늘리지 않아도 판매를 신장시킬 수 있다.공급체인관리를 잘 하기 위해선 물론 적지않은 정보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공급체인관리에서 나오는 이익은 그것보다 훨씬 크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