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구자홍 대표이사부회장은 재계에서 「미스터 디지털」로 통한다. 기술적 개념의 디지털을 경영에 접목, 21세기 초일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화두로 삼고 있어서다.LG전자에 있어서 디지털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구체적인 경영 툴로서 자리매김돼 있다. 디지털경영이 단순한 관행이나 문화혁신이 아닌 조직문화와 경영시스템, 사업구조 변혁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그가 지난 7월 「디지털 LG 선포식」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이런 의지는 확연히 읽혀진다. 구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제 우리의 유일한 선택은 디지털』이라며 『디지털은 우리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며 시대가 디지털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경영을 새로운 밀레니엄의 경영이념으로 채택한 것이다.구부회장은 이후 디지털LG팀을 발족하고 경영시스템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먼저 파격적인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했다. 미래의 일정시점에 약정된 가격으로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는 스톡옵션제를 도입한 것은 물론 회사가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사이닝 보너스제도도 마련했다.성과주의에 따른 인센티브제도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정기연봉조정시점에 성과탁월자에게는 일시불로 최고 연봉의 1백% 범위내에서 개인성과급을 지급하고 우수한 실적을 올린 팀이나 개인에게는 가족동반으로 최대 1주일범위내에서 국내외 유급휴가를 제공하는 리프레시(Refresh)휴가도 실시키로 했다. 1억원의 보수를 주고서 10억원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라면 과감히 확보한다는 디지털적 마인드에 따라 인센티브제도는 도입됐다.◆ 파격적 인센티브제로 ‘효율 극대화’제도도 이에 맞춰 고쳐나가고 있다. 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내 팀장회의를 PC를 이용해 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업본부가 창원 1,2공장으로 나눠져 있어 함께 모여 회의를 하는 것이 시간낭비가 많자 팀장들이 갖고 있는 PC에 채팅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깔아 사이버회의로 전환시켰다. 조만간 이 사이버팀장회의는 영상과 음성이 가능하도록 해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방침이다.인사고과도 인터넷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개인이 인사고과를 상사에게 PC를 통해 제출하면 그 상사는 고과를 평가한후 당사자에게 피드백해준다.인터넷이라는 사이버를 이용해 일방적이 아닌 쌍방향 인사고과가 이뤄지는 셈이다.구부회장은 내부 시스템개혁못지 않게 세계 선진기업의 디지털경영 흐름잡기에도 열심이다. 그는 지난 5월 미국 마이크로 소프트 빌게이츠회장 등이 참석하는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구본무회장이 주재하는 최고경영진 전략회의에 불참했다.디지털경영 흐름잡기가 그룹전략회의보다 우선한다는 판단에서 이런 결단을 내린 것이다.그가 디지털경영을 21세기 경영화두로 삼아 시스템개혁에 나선지는 얼마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지금 대표적인 디지털 경영인이 돼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월간 이네이블이 국내 1백57명의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디지털 지수조사에서 그는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세계 선진기업들이 디지털을 경영이념으로 삼아 21세기 패권경쟁에 나서고 있듯 그역시 이런 흐름을 타고 LG의 밀레니엄 드림 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는 21세기에 주목받는 경영인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