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ㆍ생리학적 원린, 자살 충동까지 ... 완벽주의자 걸리기 쉬워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한다. 가을이 되면 마음이 울적해진다는 사람을 주변에서 흔히 본다. 사람의 기분 상태는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햇빛의 양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서는 봄에는 다소 기분이 앙양되고 가을이 되면 다소 기분이 우울해질 수 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이런 기분의 변화는 다분히 「정상범위」라고 할 수 있다.특별히 우울해할 일도 없는데 기분이 우울하고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재미있는 것도 없고 세상만사 아무 것도 신경 쓰고 싶지가 않다. 몸이 쉬 피로하고 여기 저기 아픈 것 같기도 하고 무슨 병에 걸리지 않았나 걱정이 되기도 하고 한숨만 자꾸 나온다. 집중도 되지 않고 자꾸만 깜빡 깜빡 하고 무슨 생각을 하려고 해도 통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식욕도 없고 밤에 잠도 오지 않는다. 겨우 잠이 들었다 싶으면 자꾸 깨고 자고 일어나도 꿈만 꾸었지 제대로 잔 것 같지도 않다. 지난 과거는 후회스럽기만 하고 자꾸 자신이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이 들고 미래는 온통 비관적으로 느껴지기만 한다. 점차 이렇게 살면 뭐하나 싶고, 차라리 「죽는 것이 …」 하면서 자살을 생각하게도 된다. 이런 증상들이 우울증이다. 임상에서는 이런 증상들이 2주 이상 거의 매일 하루종일 지속되면 우울증이라고 진단한다. 요즘 같은 가을이면 실제로 이런 병적인 우울증 환자들도 더 늘어난다.우울증은 원인이 다양하다. 계절의 변화가 원인일 수 있고 실직이 원인일 수도 있다. 뇌의 생화학적 변화가 원인일 수도 있다. 우울증 때문에 자신이 할 일을 제대로 못할 정도이거나 주변에서 보기에 전에 비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경우이거나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정도가 되거나 자살을 생각하는 정도라면 반드시 전문의사와 상담을 통해 우울증의 원인을 살펴보고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이전에는 우울증 치료제를 먹으면 낮이고 밤이고 졸립기만 하고 입이 탄다고 불평하면서 약 먹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전에 사용하던 약물들은 비교적 효과는 좋은 편이지만 부작용 때문에 효과가 가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거의 부작용이 없으면서 효과가 좋은 약들이 많이 개발되었다.우울증에 자주 빠지는 사람들은 완벽주의자인 경우가 비교적 흔하고 만사를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인지치료도 도움이 된다. 다른 원인보다도 계절적인 경향이 뚜렷한 사람에게는 빛 치료가 효과적일 수도 있다.우울증은 거의 전부 치료하면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 다만 우울체질적인 사람의 경우에는 자주 재발할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앞서 예를 든 증상 중 한 두가지는 그야말로 살다보면 누구나 잠시 느낄 수 있는 증상들이므로 꼭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몇가지 이상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그때는 그럴 수도 있는 경우가 아니다. 치료하면 낫는 병, 우울증이다.(02)760-2301©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