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매치기의 일상을 통해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수용이 몰고 온 중국사회의 혼란과 인간관계의 단절을 묘사한 영화. 올해 29살인 신예지아 장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지난해 부산영화제 최고 신인감독상, 낭트영화제 그랑프리, 베를린영화제 포럼부문 대상 등을 받았다.주인공 소무는 소매치기. 중국정부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 남의 호주머니 털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의리를 지키기로굳게 다짐했던 친구는 술과 담배장사로 큰 돈을 벌자 그에게서 등을돌린다. 노래방에서 만난 여자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그녀 역시 돈많은 남자를 찾아 떠난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가족에게서조차 버림을 받는다. 또다시 읍내로 나와 소매치기를 하려던 그는 공안에 붙들려 수갑을 찬다.영화는 소무의 발걸음을 따라 그 자신과 주변환경이 변해가는 모습을 비춘다. 경제개혁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말초적인 환락과 돈의 논리에 함몰되는 중국사회와 개인들의 처지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투박한 흑백 화면에 담은 오래된 다큐멘터리 영화같다. 부산영화제개막에 앞서 서울 코아아트홀에서 특별 상영중이다. 입장료는 4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