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윈도 2000’ 출시로 당분간 공급 부족 현상 지속

1999년은 세계 반도체시장이 3년반에 걸친 긴 불황의 터널을 빠져 나온 해로 기억될 것이다. 그동안 세계 반도체 업체들은 D램가격 하락의 후유증을 극복하느라 몸살을 앓았다. 국내 업체들은 주력품목인 D램시장이 1995년 4백18억달러에서 1998년 1백53억달러로 격감하자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통합으로 대응했다. 뿐만 아니다. 세계 5위와 7위업체인 NEC와 히타치가 차세대 D램사업부터 연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상반기말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현물시장가격이 연초에 비해 60% 하락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전세계 D램 제조업체들은 적자상태였다.◆ 2000년 하반기 D램 공급 부족이같은 상황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연이은 호재가 터지면서 전환됐다. 세계 2위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러지가 생산하는 64M D램에 대해 주요 PC업체들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지난해 7월 첫째주의 일이다. 7월 마지막 주에는 대만의 신주공업단지에 전력 사고가 발생했다. 급기야 9월에는 대만 중부지역을 강타한 지진으로 인해 심각한 생산차질이 빚어졌다.반면 D램 수요의 70%를 차지하는 PC판매는 예상보다 훨씬 급증했다. 인터넷과 저가PC 열풍이 주요인이었다. 세계 반도체 통계기관인 Dataquest는 1999년 PC판매대수 증가율을 15%대에서 21.9%로 상향조정했다. 미국시장에서는 1천달러 미만의 저가PC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주메모리로 32MB를 채용하다가 하반기부터는 64MB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D램 가격은 다시 연초 수준을 회복했다.D램 산업은 경기변화에 민감한 업종이다. 제품가격이 오르면 이익은 증가한다. 이익이 증가하면 설비투자를 늘린다. 생산설비가 완공되면 업체들의 생산능력은 확대되고 공급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가격은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고 업계의 이익은 감소한다. 그러나 적자상태에서 설비를 공격적으로 늘릴 수는 없다. 수요 증가속도보다 공급 증가속도가 뒤처지고 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선다. 세계 D램 시장은 지금 바로 이 국면에 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국면에서 삼성전자는 공격적으로 설비투자를 진행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D램 생산설비를 인수한 마이크론 테크놀러지도 설비투자를 늘렸다. 그러나 중하위업체들은 설비투자를 늘리지 못했다.D램 업계의 경쟁력은 원가(Cost)다. 개당 원가를 낮추려면 칩의 크기를 줄여 웨이퍼 한장에서 생산 가능한 수량(Net Die)을 늘려야 한다. D램 생산업체들은 DUV(Deep Ultra Violet)라는 한단계 진보된 스캐너를 도입해서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이것이 쉽지 않다. ASML, 캐논, 니콘 등 이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현재 주문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수개월이 지나야 이 장비의 공급난이 풀릴 전망이다. 당분간 D램가격이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한 대목이다.특히 2000년 후반기 윈도 2000 출시로 구조적인 공급부족이 예상된다. 여기다 디지털 셋톱박스, 디지털카메라, MP3 플레이어 등 정보가전기기의 보급확대로 플래시메모리의 수요도 크게 늘 것이다. 메모리 생산업체들이 D램에만 전념할 필요가 없어졌다. D램 생산라인을 일부 플래시메모리로 전환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관련업체 수익도 호전 예상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이다. 2000년 반도체 관련업체들의 수익이 지난해보다 더욱 좋아진다. D램시장은 램버스D램, PC-133 SD램, DDR D램 등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고속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상하위 업체간 격차가 벌어질 전망이다. 모든 업체들이 싱크러너스D램으로 경쟁할 때보다 시장상황이 훨씬 호전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 점에서 삼성전자(www.sec.co.kr)와 기타 업체의 간격은 더 벌어질 전망이다.삼성전자는 프리미엄을 높게 받을 수 있는 256M D램 시장을 선점하였다. 반도체 이외의 사업도 호조다. 세계 1위로 올라선 TFT-LCD부문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30%에 달할 전망이다. CDMA 및 GSM 단말기 수출 급증으로 정보통신부문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의견은 「적극매수」를 유지하고 있다.LG반도체와 합병한 현대전자(www.hei.co.kr)는 올해 9억개 가량의 D램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 노력과 금융비용 하락으로 개당 경상이익은 1.2달러로 추정된다.그러나 현대전자는 개발비를 무형자산항목으로 1조4천억원(합병 후)이나 계상해 두고 있다. 앞으로 5년 동안 상각해야 할 항목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당해연도에 전액 비용처리한다. 현대전자는 또한 대규모 유상증자로 발행주식수가 5억주에 가깝다. 투자의견은 「비중확대」이다.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영업환경도 올해 한결 호전될 것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설비투자를 대폭 강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01년 1/4분기까지 18억달러를 투자해 월 3만2천매의 8인치 웨이퍼를 가공할 수 있는 신공장(10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다.현대전자도 보완투자를 위주로 설비투자를 재개할 전망이다.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영업환경이 한결 호전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 업체들은 LCD관련장비도 생산하고 있어 TFT-LCD 3사의 신증설 투자로 수혜가 예상된다.◆ 미래산업, 인터넷관련 자회사 매출 급증클린룸설비와 스토커시스템(공장자동화 장비)을 생산하는 신성이엔지(clean.shinsung.co.kr)와 램버스 D램 생산량 증가시 핸들러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미래산업(www.mirae.co.kr)에 대해 매수를 추천한다.특히 미래산업은 라이코스코리아, 소프트포럼 등 인터넷관련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SMD칩 마운터 매출도 급증할 전망이다. 코스닥에 신규 등록된 주성엔지니어링(www.jseng.com)은 과거 국내 업체들이 좀처럼 발을 붙일 수 없었던 전공정 장비부문(HSG공정용 CVD 장비)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매우 커 본격적인 거래형성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요한다. 시장규모는 작으나 애셔(Asher) 분야에서 국내시장의 90%를 점유한 피에스케이테크(www.psktech.com)에 대한 투자의견도 매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