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기 상승세 지속 예상 … 금리상승·물가인상 우려가 복병

3주전에 정보통신 및 인터넷관련주, 코스닥 벤처기업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저평가 우량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한 글을썼는데 이들 주식의 조정이 예상보다 빨리온 것 같다. 정보통신, 인터넷, 벤처기업은 지난 3개월 동안 주가가 지나치게 많이오른데다 연초 미국 나스닥주가의 급락 영향으로 이제는 완연한 조정국면에 들어선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좋은 호재가 있더라도 주가가 한꺼번에 끊임없이 오를 수는없다. 더 오르려면 쉬었다 가야 하는 것이다.하지만 디지털 정보혁명이 인터넷, 차세대이동전화인 IMT-2000, 디지털TV 이 세가지를 축으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때문에 정보통신과 인터넷관련주는 계속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주도주의 속성상 2~3개월 정도의 조정국면 후에는 주가가 재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연초에 주가가 다시 1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져서 많은 투자자들이 실망하고 있다.그렇지만 금년에도 주가는 오름세를 보일것 같다. 주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인 실물경기가 상승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1998년에는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5.8%의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9.3%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금년 경제성장률은 7% 수준에 이를 것으로보인다. 1999년 경제가 소비위주의 급격한경기회복이라는 특징을 갖는다면 올해는소비, 투자, 수출이 모두 비슷한 증가율을보이는 균형 성장이 예상된다. 민간소비의예상 증가율은 5.7%로 지난해의 8.7%보다낮아지겠지만 투자증가율은 6.1%에서 7.2%로 높아질 전망이다. 수출 역시 엔화강세,아시아경기의 본격 회복 등을 반영해 호조를 보일 것 같다.◆ 상장기업 순이익 50% 이상 증가주가를 결정하는 다른 변수로는 금리, 물가, 환율과 같은 가격변수를 들 수 있다.아무리 경제성장률이 높다 해도 이와 같은가격변수에 교란이 생긴다면 주가는 순탄한 상승이 어렵다. 올해는 경제성장률이주가상승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금리, 물가에 복병이 도사리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리는 정부의 한자릿수 금리 유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최근 두자리숫자로 올랐다.투자신탁회사들이 대우그룹 발행 채권에대해 고객에게 95%를 돌려줘야 하는 2월8일이 다가옴에 따라 채권 매물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자금수요가많은 것은 아니지만 대우사태이후 채권에대한 수요가 줄면서 금리의 상승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물가 역시 불안요인이 지난해보다 많다.유가급등으로 공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하락속도가 둔화됨에 따라 수입가격 하락에 따른 물가하락 효과가 크게 줄어들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999년에는 0.8%에 그쳤지만 올해는 3%를 넘을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 경제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물가상승은 결국금리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지금까지 거시경제요인들을 살펴보았는데사실 주가를 결정하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기업의 수익이다. 동원경제연구소 기업분석실의 추정에 의하면, 대우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상장기업의 1999년 순이익은9조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최악의 상태였고 환율급등으로 환차손이 컸던1998년에는 14조 5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었다. 금년에도 경기호조,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금융비용 감소, 구조조정 효과 등으로 상장기업의 순이익은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기업의 경영방식과 지배구조의 변화도 이익 증가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존의 매출액, 시장점유율중심의 경영에서 이익중심의 경영으로, 대주주나 종업원을 위한 경영에서 주주를 위한 경영으로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소액주주의 권리강화,사외이사제도 의무화 등 제도 개선도 투명경영, 주주중심의 경영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이번에는 주식의 수급측면을 살펴보자. 「수급은 모든 재료에 우선한다」는 증시격언에서 알 수 있듯이 주가에 아무리 큰 호재가 있어도 주식의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면 주가는 오르기 어렵다. 지난해 상장주식 공급물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상장기업들이 지난해 국내외에서 주식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48조원에 달했다. 이는지난해말 상장주식 시가총액 3백50조원의14%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다.◆ 외국인 주식 매수량도 중요 변수그러나 올해는 주식의 공급이 크게 감소할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재벌그룹 계열사들이 이미 부채비율을 2백% 이내로 맞추었기 때문이다. 금년 유상증자 규모는 작년의 절반수준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식의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요가 크게 늘지 않더라도 주가는 쉽게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얼마나 살 것인가도 금년 주가전망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변수다. 상장주식 시가총액의 약 21%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영향력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만큼 클 것이기 때문이다.지난해 외국인들이 국내 유통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1조3천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CB, DR 등 달러표시 해외증권을 인수한 금액이 10조8천억원에 달해 연간 총 12조1천억원의 한국 주식을 사들인 셈이 되었다. 이는 1998년의 외국인 순매수액 5조7천억원의 두 배를 넘는 규모이다. 국제투자자들은 금년에도 아시아 주식의 비중을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 경기가 본격 회복되어 통화와 주가가 오를 것으로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경기, 기업의 수익성, 주식의 수급, 외국인 동향 등을 차례로 살펴보았는데 새해에는 물가상승 압박이 좀더 커질 것이라는점과 미국의 주가가 불안하다는 점 외에는주가상승에 별다른 걸림돌이 없어 보인다.특히 전세계를 대상으로 분산투자하는 국제 기관투자가들의 아시아주식(일본 제외)편입비중이 아직도 낮다. 1999년말 현재3.5% 수준으로 외환위기 이전의 7%에 비해절반수준에 불과하다.따라서 외국인들은 경기가 회복되는 아시아 국가의 주식, 그 중에서도 구조조정의모범생인 한국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할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향후 1년동안 종합주가지수가 30~40%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