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1월 무역수지가 4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외환위기 이후 지속되던 무역수지 흑자행진이 작년말로 마감됐다. 월별로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7년10월 이후 2년3개월만의 일이다.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1998∼99년 6백35억달러)가 외환위기 탈출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현재의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1월의 적자를 기존 흑자기조가 적자기조로 전환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다시 흑자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일반적으로 무역수지는 수출입의 계절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 12월에는 연간 흑자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밀어내기 수출을 하는 경향이 있어 12월 무역수지 흑자는 크게 나타난다.반면 그 여파로 1월의 무역수지는 흑자폭이 감소되거나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최근 5년간 수출입 추세를 보면 연간 수출에서 1월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분의 1로 월평균치(12분의 1)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월 수입은 연간 수입의 월평균치인 12분의 1로 나타났다. 1월의 수출비중이 수입비중에 비해 낮아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다른 달에 비해 소폭으로 나타났다.1998년의 경우 연간 무역수지 흑자중 1월의 흑자비중은 26분의 1로 나타났으며 1999년에도 1월 흑자비중이 40분의 1에 불과했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의 적자를 연간 추세로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올해에도 1998년이나 1999년과 같이 대규모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이다.향후 수출은 세계경제의 회복, 엔화강세 등으로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출단가지수의 급속한 상승이 주목되는 점이다. 1995년 이후 수출물량이 매년 15% 정도 늘어났으나 수출단가가 급락해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이 평균 5%를 밑도는 수준으로 둔화됐다. 하락추세를 나타내던 수출단가(1995년 1백 기준)가 컴퓨터, TFT-LCD 등 고부가가치제품의 수출확대로 인해 작년 6월(59.2)이후 상승세로 반전했으며 향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수출은 1/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22% 늘어난 3백6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4분기의 수출은 원화절상으로 인해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이 15%로 둔화된 4백12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수입도 경기상승과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인해 현재의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위기 이후 급속한 재고감축으로 현재 재고는 거의 바닥난 상태이다. 1999년12월 현재 재고율(재고지수/출하지수)이 74.8%로 사상 최저수준이다.향후 적정재고 수준을 확보하기 위한 생산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자본재 및 원자재의 수입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또한 1999년초의 10달러선에 비해 두배 이상 증가한 국제유가로 인해 원유수입 및 관련제품의 수입액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수입은 1/4분기에는 35.5% 늘어난 3백47억달러, 2/4분기에는 25.7% 증가한 3백6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1/4분기 23억달러, 2/4분기 5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상반기 무역수지 흑자는 1999년 상반기에 비해 약 40억달러 축소된 74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