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최고 2%p까지 할인, 예적금 이자도 두둑 … 은행 고객유치전 후끈

은행에서 번호표를 뽑아 들고 자기 차례를 기다리면서 잡지를 뒤적이는 풍경은 멀지않아 사라질지도 모른다. 인터넷 뱅킹이 편리함과 저렴함을 내세워 고객들을 급속도로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앞다퉈 다양한 인터넷 금융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거래가 여전히 일부 상품에 제한돼 있는데도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고객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8월 인터넷 뱅킹 이용 고객이 1만3천명 선이었으나 현재 13만명으로 10배나 늘었다.인터넷 뱅킹 가운데 고객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인터넷을 통한 신용대출이다. 조흥은행 오성백 대리는 “은행에서는 대출받기가 까다롭다고 생각했던 고객들이 인터넷 신용대출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신용으로 대출 가능한 금액을 즉석에서 계산해주고, 대출 심사에 걸리는 시간도 5분에서 24시간 정도로 매우 짧기 때문이다. 오대리는 “기존 대출을 해지하고 금리가 싼 인터넷 대출을 다시 받겠다는 고객도 있어 인터넷 대출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인터넷을 통한 대출이 창구 대출 건수를 앞지른 은행도 있다. 작년 7월부터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실시한 신한은행은 올 2월22일까지 총 5천7백39건의 인터넷 신용대출을 접수했다. 같은 기간중 창구 신용대출은 5천4백55건이었다.◆ 인터넷 신용대출, 창구거래 추월하기도지난해까지 인터넷 뱅킹의 장점이 ‘편하다, 빠르다’ 였다면 올해부터는 ‘싸다’는 점이 한층 매력을 더한다. 단지 수수료 할인 뿐만이 아니다. 은행들은 인터넷을 통해 신청할 경우 예적금 금리를 0.2∼1.6%포인트 더 얹어주거나 대출금리를 0.5∼2%포인트 할인해주는 인터넷 뱅킹 전용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단위당 처리비용이 10원 안팎으로, 창구를 이용할 때보다 경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는데다 고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놀란 은행들이 뒤처질세라 치열하게 경쟁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 1천만원을 대출받을 때 1만원을 내야 하는 인지세 부담도 없다.우리나라의 인터넷 뱅킹은 아직은 초기단계이다. 99년7월부터 15개 은행이 계좌이체, 거래내역 잔액조회 등의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통한 금융상품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올 2월부터다. 은행들이 앞다퉈 인터넷 서비스 강화와 고객 유치에 나서는 것은 ‘인터넷이 금융서비스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은 ‘멀지 않은 미래’로 예고된 2차 금융권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인터넷 금융사로의 변신을 구조조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는 올해부터 은행 신용을 평가할 때 인터넷에 대한 전략을 평가 기준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은행 창구 거래수를 추월한 사례는 아직 신용 대출상품밖에 없지만, 은행관계자들은 ‘역전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2003년이면 점포를 찾아와 거래하는 고객의 숫자가 현재의 50%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최근에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시작하는 은행들도 늘어나고 있다. 외환은행은 전자상거래 전용 신용카드도 선보였다. 카드번호나 주소 할부기간 등이 모두 입력돼 있는 카드를 화면상에서 클릭, 지불 페이지 위에 얹으면 지불이 완료되는 편리한 방식이다. 은행들은 인터넷으로 ‘실시간’ ‘맞춤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터넷 뱅킹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인터넷 뱅킹은 앞으로도 하루가 다르게 다양해지고 더욱 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비교 / 보너스 금리에 수수료 공짜 "거래가 즐겁다"▷신한은행/ ez-bank (ezbank.shinhan.com)‘ez-bank’를 이용하면 모든 송금 수수료가 공짜다. 기존 상품 중 일부 상품의 신규 가입과 해지가 가능하고 예약이체, 한건 또는 여러건의 예약이체를 한번에 등록하는 일괄 이체, 자동이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업이나 소득 등 고객의 성향에 맞는 금융정보, 대출연체 내용 등을 메일로 받아볼 수도 있다.▷조흥은행 / clickⓝjoy(chbib.chb.co.kr)인터넷 전용 브랜드 ‘클릭 엔 조이’를 내놓고 사이버거래로 정기예금이나 적금에 가입하면 창구를 이용할때 보다 0.3~1.6%포인트의 이자를 더 준다. 3년 이상의 정기적금에 가입할 때 창구이용시 금리가 연 9.5%이지만, 인터넷을 통해 가입하면 1.6% 포인트를 더 준다. 정기예금의 경우 기간 1년 이상, 3백만원 이상의 금액에 가입하면 1.1%포인트의 보너스 금리를 준다.대출금리는 1~2%포인트까지 우대받을 수 있다. 또 단골고객의 경우에는 1천만원 한도에서 대출신청 즉시 계좌로 송금해주는 신용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타행 이체 수수료는 3백원, 24시간 조회업무를 실시하고 있다.▷한미은행 /굿뱅크 닷컴(www.korambank.co.kr)인터넷뱅킹 전용상품 ‘굿뱅크닷컴 정기예금’ 판매를 시작했다. 가입 금액, 기간에 관계 없이 0.4∼0.5% 포인트의 금리를 더 준다.▷국민은행 / (banking.kookmin.co.kr)‘금리우대 상호 부금’, ‘특별 우대 정기적금’, ‘정기예금’을 인터넷뱅킹에서 가입할 수 있다. 역시 실명확인된 ‘국민 사이버 통장’ 계좌가 있어야 가능하다. 0.2%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지급한다. 대출상품으로는 신용대출인 ‘직장인무보증대출’과 기존 우량 거래 고객에게 제공하는 신용대출상품 ‘국민종합 자동대출’이 있으며 0.5%포인트 싼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농협 / e-뱅킹 (nacf2.banktown.com)정기예금 적금 상품에 대해 1년제는 1%포인트, 1년 미만은 0.5%포인트 금리를 추가해준다. ‘큰만족실세예금’ ‘새희망프리프리부금’ 예금 가입과 해지가 가능하다. 신용대출과 아파트 담보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하나은행 / (hnb.banktown.com)신용대출, 보증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이 인터넷을 통해 가능하다. 신용대출의 경우 0.5%포인트 싼 금리를 적용한다. 예약이체 , 카드 조회 업무 등 일부 거래에 한하여 24시간, 연중 무휴 서비스한다.▷외환은행 / (keb.banktown.com)인터넷으로 환전신청을 하면 수수료를 할인해주는 ‘환전 클럽 서비스’를 마련했다. 환전클럽의 회원이 3명, 클럽 전체의 환전신청금액이 1만달러를 넘으면 수수료의 30%를 할인하고, 3만달러 이상이면 35%, 5만달러를 초과하면 40%를 할인해준다. 환전신청을 하였으나 최소인원 3명, 최소신청금액 1만달러 미만 고객에게도 수수료 10%를 할인해준다.▷주택은행 / (hcb.banktown.com)신용대출금리를 0.5%포인트 깎아준다. 대출 가능 여부는 24시간 이내에 확인할 수 있다. 소유주택 담보 대출은 대출가능금액을 정보 입력 즉시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다. 또 주택 청약 접수도 인터넷으로 받는다.▷한빛은행 / (www.ehanvit.co.kr)신용대출 상품의 경우 실시간 대출심사가 가능하다. 개인 정보를 입력하면 10분 이내에 대출 가능 금액과 승인 심사가 끝난다. 신분증과 증명서류 한가지만 가지고 근처 지점에 가면 된다. 예금고객은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고, 대출금리는 0.5%포인트 할인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