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실천미흡', 강도높일 듯ㆍㆍ노동계와의 갈등 해소도 시급

현재 재계에서 가장 촉각을 세우는 현안은 기업 지배구조 개혁. 현대그룹 인사파문 등으로 드러난 재벌그룹들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여론 등을 감안하면 정부가 더 이상 미루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총선 이후의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로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꼽은 정부 관계자의 언급도 있었다.그러나 정부가 추진하려는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 만만찮다. 5% 안팎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재벌 총수와 가족들이 계열사 지분 등을 동원, 내부지분율을 높여서 경영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금감위의 구조조정이행평가에서 사외이사 감사 선임 등 외형적으로 기업들이 지배구조 개선을 이행했다고 언급한 만큼 기업들의 드러나지 않는 반발도 예상된다.하지만 재경부측의 입장은 다르다. 비록 제도적인 부분의 실행이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실천’이 미흡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름뿐인 이사회나 사외이사로는 지배구조 개선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설명하듯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소수주주와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모아질 것”이라는 말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방향을 시사했다.실제로 재경부는 법무부가 의뢰한 전문가그룹에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 관련 법규의 초안이 나오면 공청회 등을 거쳐 국회에서 관련법규를 손질,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발판으로 삼는 방안을 세워놓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도 가속화 예상대우계열사의 워크아웃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불만 해소와 대우·삼성차처리를 둘러싼 노동계와의 갈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하지만 빠른 진척을 기대하기에는 무리로 보인다. 대우차의 경우 국부유출 논란, 자동차노조의 파업, 부품업체와 국내 완성차업계의 반기업 지배구조 개혁 ‘발등의 불’정부 ‘실천 미흡’, 강도높일 듯 … 노동계와의 갈등 해소도 시급발 등 실마리를 풀기에 만만찮은 장애물들이 꼬여 있다. 삼성차도 마찬가지. 르노에서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삼성생명 상장과 삼성계열사의 책임분담 등이 얽혀 있다.반면 통신업체간의 인수합병을 비롯한 대형 M&A는 가파르게 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인수와 롯데컨소시엄의 해태음료 인수 등이 발이 묶인 상태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역시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 4월19일 또는 25일로 계획된 전체회의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인수를 금지하는 내용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공정위 관계자의 예상이다.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로 인한 독점을 막되 일정선의 시장점유율로 규제하는 조건부 허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가 이뤄진다면 다음 차례는 한솔엠닷컴 인수전. 현재 한국통신이 적극적으로 인수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통의 한솔엠닷컴 인수, LG텔레콤의 하나로통신 인수라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다.공기업 민영화도 총선후를 기약해온 대형 사안이다. “한전의 발전부문 분할매각, 포철의 산업은행 지분매각, 한국중공업의 지분매각 등 민영화 추진 일정을 당초의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것이 산자부 관계자의 말이다. 그러나 노조의 반발이나 증시상황 등 고려해야 할 사항도 있어 다소 일정이 늦춰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