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는 계란과 마찬가지로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완전 식품으로 꼽히고 있다. 우유에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칼슘 비타민 등이 풍부하고 균형 있게 들어 있다. 특히 탄수화물은 유당의 형태로 약 5%의 농도로 들어 있다. 보통 우유 한 팩이 2백cc이므로 한 팩에는 10g 정도의 유당이 들어있는 셈이다.우유 속의 유당은 소장에 있는 유당분해효소에 의해 분해가 돼야 흡수되는데, 이 효소가 부족하면 유당이 분해되지 않아 흡수되지 않는다. 이때 유당은 영양분이 아니라 설사를 유발하는 하제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소장에서 흡수가 안되고 대장으로 내려온 유당은 대장 안의 세균에 의해 즉각 발효가 일어나 뱃속에 가스가 차므로 팽팽하고 부글거리게 된다. 배가 살살 아프고, 가스가 자주 나오며, 설사증세도 동반한다.◆ 우유 마시면 설사·복통 증세우리나라에는 우유나 치즈, 아이스크림 등을 먹고 나서 배가 아프거나 설사하는 사람이 특히 많다. 이런 유당분해효소 결핍증의 빈도는 민족에 따라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덴마크 등 북구에서는 성인의 5%만이 결핍증을 보이나 동양권의 일본 대만 태국 사람들이나 미국의 인디언은 50~90%의 높은 빈도를 나타낸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85%의 높은 빈도를 보인다.민족에 따라 이렇게 커다란 차이를 나타내는 이유는 아직 잘 모른다. 유목문화에서 농경문화로 바뀌면서 사람들이 동물의 젖을 먹을 기회가 점차 적어져 유전적으로 유당분해효소가 퇴화된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있다. 동양권의 사람들이 서구인들보다 더 일찍 농경문화로 정착했기 때문에 동양인에서 유당분해효소가 광범위하게 퇴화돼 결핍증의 빈도가 높아졌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특별한 병이나 이유 없이 오랫동안 설사, 복통, 복부 팽만, 가스가 차 고생하는 사람들은 우선 우유나 우유 가공제품의 섭취를 줄이거나 금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유당분해효소 결핍증의 진단은 우유를 먹으면 설사하는 병력만으로 충분히 내릴 수 있다.유당을 일정량 먹은 후 유당을 흡수 못해 생기는 증상인 복통, 부글거림, 설사, 방귀 여부와 혈액 내 유당분해 흡수 산물인 혈당의 증가가 있는지를 조사하면 더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유당분해효소 결핍증이 있더라도 우유를 한번에 많이 마시지 않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필자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결핍증이 있더라도 2백cc 짜리 한 팩 정도의 우유를 마시면 13% 정도만이 증상을 일으켰고 대부분의 결핍증 환자들은 증상 없이 마실 수 있었다.이는 결핍증 환자도 이 효소가 약간은 있기 때문이다. 2백cc 정도를 먹어 보고 증상이 없으면 마셔도 좋다. 그러나 이 정도의 우유 섭취로도 복통, 설사 등이 생긴다면 유당이 이미 분해된 가공우유를 먹거나 우유에 유당분해효소를 조금 넣어 마시면 문제가 없으므로 영양분이 풍부한 완전식품인 우유를 못 먹을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02) 760-2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