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루베 이사오 지음/non book business/220쪽/1999년/¥1,300

최근 터져나온 20개 벤처기업 퇴출 소식이 테헤란밸리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벤처기업의 거품에 대한 논쟁의 진위를 단정하기는 아직 아르다. 그러나 벤처바람이 우리의 기업문화를 바꾼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만약 한국이나 일본 사회의 전통적인 기업풍토에서 20대 초반의 젊은이가 사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찾아온다면 그 이후의 결과는 묻지 않아도 자명하지 않을까? 이 젊은이가 한국이나 일본이 아닌 미국에 살고 있었다면 오늘의 빌 게이츠가 되진 않았을까?이 책에서 저자는 독창성에 관한 문제를 아주 실감있게 제기하고 있다. 일본의 현실에서 발견되는 ‘모범형 수재’가 가지는 한계에 대한 문제제기는 우리의 현실을 비추어 볼 때 우리에게도 유사한 고민을 던져주기에 충분하다.저자는 1장에서 기존의 고답적인 인간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고 2장에서는 독창성을 키우는 ‘독창적’ 조직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3장에서는 독창적 아이디어를 어떻게 현실적으로 가공하는지를 다루며 4장에서는 그 독창성이 일본 사회에 전혀 없는 것이 아니라며 일본 역사 속으로 들어가 역사적 계보를 더듬어 보고 있다. 마지막 5장에서는 그 독창성의 근원인 뇌에 대한 연구를 사족으로 달고 있다.특이하게도 저자는 바이오센서나 바이오 입자의 연구·개발 분야에서 세계적인 저명인사다. 원래 저자는 그런 복잡한 구조의 기계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수산대학출신. 그러나 효소를 공부하겠다는 일념으로 일본 최고의 수재들이 모인다는 동경공대 대학원에 들어갔다. 저자는 그곳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귀에 익지만 낯선 독창성의 개념을 정의하고, 그 필요성을 주장하며 나아가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소박한 문체로 써내려가고 있다.독창성 개발을 위한 ‘수단’이라는 거창한 수사를 붙이기에는 조금 어색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작지만 효과만점인 방법들을 조목조목 나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자들이 위화감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저자의 모습은 마치 한국 벤처기업의 효시격인 미래산업의 정문술 사장의 집념을 생각나게 만든다. 거대한 벽을 돌파하려는 발상의 전환이 신선함을 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