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엠닷컴은 과연 독자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통신업계의 핫이슈였던 한솔엠닷컴의 인수합병 문제가 원점으로 되돌아가면서 향후 전개될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한솔엠닷컴 인수합병은 통신업계 재편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특히 올해말로 예정된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전화) 사업권 선정과 맞물려 통신업계 구도 자체를 바꿔놓을 핵폭풍으로 인식돼왔다. 통신업계 강자인 한국통신과 LG그룹이 지난 4개월여에 걸쳐 밀고 당기는 치열한 인수전을 벌여온 것도 이 때문이다.그러나 4월말을 전후로 인수협상은 완전히 중단된 상태이다. 중단된 이유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한국통신의 협상력이 부족했다거니, LG그룹과 제휴선인 BT간의 조율이 안됐다거니하는 것 등이 거론되는 대표적인 이유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가격조건이 안맞았다는 점이다.한솔엠닷컴은 지루한 매각협상을 결국 매듭짓지 못한 채 매각을 없었던 것으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독자생존하겠다는 것이다. 과연 한솔엠닷컴은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첫번째 가능한 시나리오는 한솔엠닷컴의 뜻대로 독자생존하는 길이다. 한솔엠닷컴 정의진 사장은 최근 사내 담화문에서 “회사의 대주주들은 더이상 매각협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독자노선을 걸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한솔엠닷컴은 어떻게 독자생존하겠다는 것일까. 정사장은 이에대해 “경쟁력을 갖춘 다른 통신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독자노선을 유지하면서 다른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계산이다.◆ 한솔엠닷컴의 세가지 노림수특히 IMT-2000 사업권 경쟁구도가 SK텔레콤 한국통신 LG그룹 3파전으로 흘러가면서 어느 한쪽과 연합하지 않고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게 한솔 내부의 판단이다. 이와관련 정사장은 “다른 사업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IMT-2000 사업권에 도전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다시 말해 IMT-2000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강력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이다.두번째 시나리오는 또다시 매각협상에 나서는 것이다. 물론 파트너는 한국통신과 LG그룹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솔엠닷컴이 독자노선을 선언한 것을 두고 ‘언론 플레이’라고 주장한다. ‘몸값’을 올려 다시 협상에 나서기 위한 교묘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한솔엠닷컴의 대주주인 BCI와 AIG가 지분을 철수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매각은 앞으로도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이렇게 봤을 때 한솔엠닷컴은 적절한 시점에 다시 한통 및 LG와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한솔측으로서도 한국통신과 LG그룹만큼 매력을 갖춘 파트너는 없다. LG그룹이나 한국통신도 협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세번째 시나리오는 한국통신과 LG그룹이 아닌 제3자와 협상을 하는 것이다. 정의진 사장은 최근 인수협상 결렬에 대해 “한국통신과 LG그룹이 우리 회사 지분을 인수할만한 능력과 의욕을 갖추지 못했다”고 잘라말했다. 다시 협상을 추진하더라도 한통과 LG가 아닌 제3자와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 말로 풀이된다.이와 관련, 업계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와 영국의 보다폰 등 해외 통신업체를 거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때 IMT-2000 사업에 강한 의욕을 보인 바 있고 보다폰 또한 국내 시장 진출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돼온 것 등이 이유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제3자 매각은 가능성이 가장 낮은 시나리오로 업계는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