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내부 힘도 미약, 상승 제한될 듯 … 투자 신중해야

최근의 미국 증시는 매우 인상적인 약세장이 펼쳐지고 있다. 그 이유는 두가지 정도를 들 수 있다.첫째는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다. 나스닥 시장의 급격한 성장의 이면에는 높은 주가를 정당화시켰던 기업들의 뛰어난 성장성이라는 무기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시장의 투자자들은 성장성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는 듯하다. 미국의 대표적인 성장기업들은 그동안 PER가 60~100사이에서 유지되고 있었으며 앞으로 높은 성장을 한다면 PER가 낮아질 수 있다는 나름대로의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상승했다. 그렇지만 기업들의 향후 수익 전망이 기대치보다 좋지 못하다면 높은 주가를 유지해야 될 이유가 사라진다. 물론 지속적으로 지켜보아야 할 문제이다.둘째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4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실업률은 3월 4.1%에서 3.9%로 30년만의 최저 수치이며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지난달 3%에서 4%로 증가했다. 생산성 증가율은 작년 4/4분기 6.9%에서 2.4%로 하락하였다. 물론 한달만의 수치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수치들이 증시에 우호적이지 못하다. 이로 인해 금리인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금리가 하락 추세로 반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금리가 하향 추세를 보일 때까지 미국투자자들은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미국증시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나라 증시는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시가총액 상위 성장주들이 미국에 비해서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과 미국증시가 하락하기 전에 하락조정을 받았다는 측면 때문에 견조한 장세를 보여주고 있다.그러나 신중한 투자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미국증시가 추가 하락한다면 한국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증시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행할 수 없는 세가지 정도의 내부적 요인이 있다.첫째, 금융기관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투신권에 대한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도 6월초에서 9월초까지로 예정되어 있다.둘째, 기관들의 매도로 인한 수급불안이 아직까지 해소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5월중에 코스닥 시장 신규등록 규모는 6조4천억원 정도이며 만기 도래하는 간접투자상품도 뮤추얼 펀드 5천2백억, 주식형 수익증권 2조9천억, 단위형 금전신탁 3조원 등이다.셋째, 1/4분기 기업실적이 좋게 발표되고 있지만 향후 실적이 계속 개선될지는 좀 더 중립적인 시각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작년보다 올해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줄어드는 것도 살펴보아야 할 문제다. 정부는 올해 경상흑자 목표를 1백20억 달러로 잡고 있지만 한국개발 연구원은 86억, 삼성경제연구소는 85억, 대우경제연구소 82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감소하는 추이를 보인다면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이같은 이유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일단 이익실현 후에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700선 위로 올라온 주가가 800선을 상향돌파하기에는 국내외적 상황과 증시내부적인 힘이 약하다. 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미국시장이 최근에 보여주고 있는 불안한 모습은 추가하락을 암시하는 모습이며 한국증시 역시 추가적인 상승은 제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오히려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면서 앞으로 다가오는 매수시점을 파악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주식투자에서 증시가 하락하는 동안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소리없이 이익을 내는 고급 투자방법 중의 하나이다. 느긋하게 때를 기다리는 투자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