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비즈니스 확대 따른 수요 폭발적 … IDC시장 선점 위한 ‘공짜서버’도 등장

인터넷 비즈니스 확대로 서버와 스토리지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금융 통신 제조 유통 등 전 산업 분야에 걸쳐 IT부문 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데다 ISP, ASP 등 인터넷 기업들과 벤처기업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신규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관련업계가 추산하고 있는 서버시장 규모는 올 상반기에만 7천억원대. 지난해 동기 3천억원대에서 2배 정도 늘어났다. ISP와 인터넷 사업에 진출한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한 유닉스서버 시장은 4천억원대, 닷컴 업체들이 선호하는 NT서버 시장은 3천억원대를 형성했다. 스토리지 시장은 데이터 백업 등 수요가 늘어나면서 EMC코리아, 효성인포메이션 등 10여개 업체가 3천억원대의 시장을 놓고 치열한 판촉전을 전개하고 있다.상반기 서버 시장의 특징은 먼저 외국계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의 매출 호조를 들 수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전년대비 1백% 이상 성장했다. 또 시장 호황으로 국내 업체들도 대거 서버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특히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설립 붐으로 ID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서버업체간 제품 출시, 수주 경쟁도 치열했다.◆ 호황 누리는 서버업체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컴팩코리아, 한국후지쓰 등 주요 외국계 서버 업체들의 매출 실적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상승세를 탔다.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닉스 서버 매출이 분기별 2백%씩 증가해 올 상반기에만 총 6천4백50대를 팔아 1천5백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 회사는 2000 회계연도(99년 7월∼2000년 6월) 마감 결과 총 3천2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한국후지쓰는 상반기에 유닉스 서버를 3백8대 공급해 금액으로 전년동기 대비 1백55% 성장한 1백58억원어치를 팔았다. NT서버는 지난해 상반기 7백2대에서 1백42% 성장한 1천7백대를 공급했다. NT서버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컴팩코리아도 올 상반기에 총 1만2백78대를 팔아 1천3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 표준시스템사업부 송학동 부장은 상반기에 올해 전체 매출의 30%를 달성했으며,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대수로 3배 이상 성장한 규모라고 밝혔다. 컴팩코리아는 상반기에 인터넷데이터센터인 KIDC(3백16대), KT-IDC(1백여대) 등과 두루넷, 드림라인, 다음, 라이코스 등에 제품을 공급했다.또 외국계 중대형컴퓨터 업체에 맞선 토종 업체들의 진출도 두드러졌다. 세바시스템즈, 나음정보기술,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 넷컴스토리지 등이 유닉스 서버 시장에 뛰어들어 외국업체와 경쟁에 나선 것. 세바시스템즈는 썬의 울트라스파크 칩과 솔라리스 기반의 서버 제품을 가지고 삼성전자, 삼성SDS 등 대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에 들어갔다. 나음정보기술도 솔라리스와 리눅스를 모두 지원하는 4백만원대 중저가 유닉스 서버를 개발해 중소기업 소호사업자 등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는 울트라스파크 프로세서를 탑재한 유닉스 서버를 출시, 교육정보화 시장에 진출했다. 넷컴스토리지도 울트라스파크 프로세서를 장착한 유닉스서버 제품을 앞세워 중소규모의 e-비즈니스 서버 시장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IDC 설립 붐에 따라 IDC 전용 서버가 등장해 제품간 경쟁도 치열했다. 삼성전자가 IDC전용 서버 ‘스마트 팜’을 개발해 공급에 나선 것을 비롯해 나음정보기술이 유닉스와 리눅스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는 IDC 전용 서버 ‘아레스-원’을 개발해 지난 6월초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도 랙 타입의 ‘유니프레임 시리즈’와 ‘유니서버 시리즈’ 제품을 내놓았다. 이외 LG-IBM이 ‘넷피니티 4000R’를, 한국HP가 ‘넷서버’라는 제품을 KIDC와 하나로통신에 공급했고 컴팩코리아도 ‘알파서버 DS10L’과 ‘프로라이언트 DL360’을 출시했다.한편 서버 업체들이 ID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서버 호스팅 사업자들과 제휴를 맺고 서버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공짜서버’도 등장했다. 고객은 매달 일정 금액의 네트워크 사용료만 내면 고성능 서버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현재 한국HP와 인터넷제국을 필두로 컴팩코리아와 에이텍정보통신, 한국썬과 LG전자, LGIBM과 한국컴퓨터 등이 제휴를 맺고 서버를 제공하고 있다.◆ 스토리지 수요 급증서버와 함께 스토리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업체간의 공급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스토리지는 금융권 통신회사 등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정보의 양이 급증하면서 올해 초부터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대기업뿐 아니라 인터넷 벤처들도 갈수록 넘치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스토리지 증설을 서두르면서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국내 스토리지 시장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EMC코리아는 금융권뿐 아니라 이동통신업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닷컴업체, 인터넷 방송업체 등으로 영업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상반기에 네띠앙, 다음, DMI(옛 채널아이), 넷츠고, PSINet, 베스트나우 등에 제품을 공급해 전년대비 3배 성장한 1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주력제품은 시메트릭스(Symmetrix) 8000 시리즈. 원격에서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는 SRDF(Symmetics Remote Data Facility)가 타사와 차별된 특징이다.EMC코리아 뒤를 쫓고 있는 회사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인포메이션은 상반기에 디스크 용량 기준으로 90TB (Terabyte)를 공급해 지난해 전체 물량인 84TB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이 회사 박찬균 마케팅 팀장은 “기업들이 데이터를 잃어버리는 쓴 경험을 하면서 저장장치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백업, 재해복구에 대비해 증설을 서두르고 있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인포메이션은 7월에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5배 좋아진 신제품 ‘라이트닝 9900’을 출시한다. 이 회사는 상반기에 4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스토리지 전문업체에 이어 서버업체들도 스토리지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조직개편, 인력보강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썬 마이크로시스템즈는 7월부터 스토리지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신제품 출시, 전문인력 확충 등 적극 나섰다. 컴팩코리아는 40여개의 서버대리점 가운데 12개를 선정해 스토리지 전문 채널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제품은 지난해말 인수한 스토리지웍스사 제품 EMA12000과 MA8000. 주로 NT 시장을 겨냥해 공략하고 있다. 서버 시장의 위력을 스토리지 시장까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 한국IBM도 스토리지 사업을 위해 인력을 보강하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개척에 적극 나섰다. 이회사가 내세우는 주력제품은 처리속도를 최고 4배까지 향상시킨 ESS (Enterprise Storage Server). ESS 시리즈는 최고 11.2TB까지 확장이 가능하다.한국HP는 스토리지 시장이 커짐에 따라 그동안 딜러관계에 있던 EMC와 결별하고 대신 일본 히타치 제품을 OEM 방식으로 공급받아 판매하면서 스토리지 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주력제품은 슈어스토어(Surestore)로 16대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어 최대 12TB까지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이외 국내업체로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 넷컴스토리지, 스토리지넷, 웹뷰 등 벤처기업들도 제품을 내놓고 황금어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인터뷰 / 이상헌 사장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사장“견고한 파트너십이 경쟁력 원천”“기업용 서버 시장에선 유닉스가 대세입니다. NT나 리눅스의 성능도 좋아졌지만 아직은 유닉스만 못합니다. 유닉스는 안정성과 확장성이 뛰어난 운영체제입니다. 특히 썬의 솔라리스는 유닉스 운영체제 가운데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올 들어 서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이상헌 사장은 유닉스의 장점을 이렇게 말했다.한국썬은 상반기에 유닉스 서버를 총 6천4백50대를 팔아 서버 시장 1위를 차지했다. 한국썬은 이미 IDC코리아가 조사한 지난 1/4분기 국내 서버 시장에서 전체 시장의 33.2%를 점유해 자타가 공인하는 업계 리더다.“상반기는 서버 수요가 폭발적이었다는 표현이 정확합니다. 인터넷 사용자가 대폭 증가했고 이에 따른 시스템 수요가 늘었던 것이지요. 여기에 인터넷 벤처 창업열기가 한층 더 했던 것입니다. 또 1/4분기 이후에 대형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붐이 일면서 서버 수요를 부추겼습니다.”그러나 하반기 전망에 대해선 이사장도 조심스럽다. 우선 경기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들었다. 금융권 구조조정으로 투자 수요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금융권의 자금이 얼어붙으면 인터넷 벤처뿐 아니라 일반기업들의 정보시스템 투자도 자연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하지만 대형 IDC들의 시장 확대와 기업들이 자체 정보시스템을 보유하는 것보다 외부에 맡기는 아웃소싱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이사장은 한국썬의 매출 호조 배경에는 채널을 중심으로 한 견고한 파트너십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썬의 파트너는 딜러, 리셀러등 채널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자, 시스템 통합(SI)업체, 컨설팅업체 등을 두루 아우른다는 것이 특징. 특히 “정확한 포션을 밝힐 수 없지만 딜러나 리셀러들에게 업계 최고의 마진을 주고 있다”고 이사장은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