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제고 발등의 불, 은행과 손잡기 확산 … 일부에선 효율성 추구 따른 고용불안 우려

@@@@1000000다른 금융기관과 마찬가지로 보험에서도 업종간 제휴와 겸업화가 큰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방카슈랑스’와 자산운용사 설립 붐으로 대변된다.지난해 제일생명을 인수한 알리안츠. 이 금융그룹은 보험사뿐 아니라 은행,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 1백20개 이상의 자회사를 전세계 70개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3천4백46억달러(3백91조원)에 달하는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알리안츠는 세계 최대 자산 운용회사 중 하나다. 알리안츠는 국내에 진출한 이후 해외 시장에서와 유사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알리안츠는 제일생명 인수와 동시에 하나은행의 대주주가 되었으며, 은행과 보험이 공동으로 자산운용사도 설립한다. 9월경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현 알리안츠 제일생명의 레플러 자산운용 본부장을 사장으로 내정한 상태. 알리안츠 제일생명과 하나은행은 당연히 ‘방카슈랑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밖에도 신한은행-신한생명, 주택은행-ING생명, 새마을금고-쌍용화재 등이 방카슈랑스 영역에 진출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유럽에선 은행창구 계약 65% 차지방카슈랑스는 은행에서 은행 직원들이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우체국에서 방카슈랑스와 유사한 형태의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 우체국 보험, 우체국 예금을 보험판매원 아닌 우편배달원과 직원이 판매하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보험 판매의 65%가 은행 창구를 통해 이뤄진다. 방카슈랑스가 이미 고전적인 보험상품 판매방식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다. 이미 구축되어 있는 은행의 점포망과 직원을 활용, 판매에 드는 비용을 줄여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것이 방카슈랑스의 목적이다.현대해상은 오는 8월 자본금 30억원 규모의 현대해상 투자자문을 설립,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해상 경영기획팀 유재영 과장은 “투자자문사로 분리하면 우수한 운용 인력을 확보하기가 수월해져 수익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재도 보험그룹화를 추진, 조만간 금감위에 투자자문사 인가 신청을 낼 계획이다. 중장기 경영전략으로 사이버뱅크 설립도 검토중이다.보험사들이 앞다퉈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는 것 역시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보험가격 자유화 등으로 경쟁이 심해지면서 이제 수익을 낼 수 있는 통로가 자산운용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자산 운용 능력이 영업력 못지 않게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생명보험협회 신이영 상무는 “세계적으로 보험업의 활로를 자산관리업의 진출을 통한 포트폴리오 자문서비스의 공급이나 다양한 금융기법을 이용한 종합금융상품의 판매에서 찾고 있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라는 인식을 보험 업계가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성급한 겸업추세 추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교보생명 김경식 경영기획팀장은 “금융그룹 안에 운용, 보험, 은행 등 여러 금융사가 있어 은행에서든 보험사에서든 판매해서 이익을 내기만 하면 되는 외국사와 오랫동안 전업주의 개념이 통용되던 국내사와는 사정이 다르다”며 “은행과 보험사간의 이질적인 문화, 효율성만 추구할 때 빚어지는 고용 불안 등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