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직접 사업계획서를 들고 다니면서 참여하라고 설득했어요. 주로 e-비즈니스에 대해 오픈 마인드를 갖고 있는 회사에 접근했습니다. 반응들은 좋았습니다. 일부는 친분관계도 있어 적극적으로 도와줬어요.”지난 7월7일 출범한 아시아비투비벤처스(Asia B2B Ventures Limited) 박지환(33) 사장은 회사 설립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시아비투비벤처스는 SK 현대산업개발 코오롱 등 16개 기업들이 공동 설립한 기업간전자상거래(B2B) 컨소시엄. 초기 자본금 2백70억원은 16개 기업 법인명의로 출자됐으며 지분은 비슷하게 구성됐다. 박사장은 지분참여는 하지 않고 단지 경영만을 맡고 있다.이웅렬 코오롱 회장, 최태원 SK회장 등 e-비즈니스 사업에 적극적인 경영인들이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삼성, LG그룹을 견제하기 위해 이 컨소시엄을 만들지 않았느냐는 시선에 대해 “결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사업계획서를 본 경영인들은 아시아비투비벤처스의 비즈니스 모델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어요. 그래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아시아비투비벤처스는 업계의 관심과 달리 재벌 2세들이 ‘특별한’ 목적을 위해 만든 회사가 아니라는 얘기다.박사장은 재벌 2세 경영인들에게 “B2B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오프라인 기업은 온라인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B2B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플랫폼을 가져야 한다” 등을 강조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참여 기업 가운데는 자체적으로 B2B를 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중복투자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최태원 회장도 말했지만 컨소시엄 참여는 새로운 가능성에 투자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참여기업들은 사업이 잘 되고 비전이 있는 곳에 집중할 것입니다.”◆ “16대 기업 우선참여 … 컨소시엄 누구에게나 개방”박사장은 “아시아비투비벤처스에 투자하겠다는 기업들이 많다”며 “컨소시엄은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어 계속해서 주주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아시아비투비벤처스는 B2B를 위한 요소 기술이 중요하다고 보고 기술력 있는 기업을 발굴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동의 MRO(Maintenance Repair Operation) 사이트를 구축할 예정이다. MRO는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초에는 문을 열 계획이다.아시아비투비벤처스는 참여기업간 거래 활성화를 위해 업종별 전자상거래 사이트보다는 모든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사이트를 먼저 시작하기로 했다. 또 해외기업과 제휴를 통해 B2B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e-Hub’도 구축할 계획이다.박사장은 현재 올초 설립한 인큐베이팅 회사 아시아에볼루션(www.asiaevolution.com) 대표로 있으면서 기업 발굴, 육성 등 컨설팅 사업을 해오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난 박사장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박사장은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국내에 들어와 골드만삭스 인수합병 및 투자은행부문 한국 대표직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