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화환보다 실속, 결혼·개업기념품으로 각광 … 문화상품 욕구 확산 전망 밝아

“결혼식이 끝나면 쓰레기장으로 직행하는 화환을 보고 아깝다고 생각한 0적 있지요? 그런 낭비를 없애면서 격식과 축하의 의미를 함께 전달하는 게 그림화환입니다.”경기도 산본 신도시의 그림화환 전문점 ‘루브루’는 실용을 추구하는 인테리어 소품점이다. 오진숙 사장(33)은 “그림화환이 기존의 화환 수요를 빠른 시간 내에 대체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만큼 그림화환의 인기가 눈에 띄게 높아가고 있다는 이야기.그림화환은 말 그대로 그림과 화환을 결합해서 제작한 것이다. 화려한 조화로 장식한 특수 이젤에 세계적인 명화의 모사(模寫)작품을 앉히고 보내는 사람 이름판을 단 아이디어 상품이다.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일반 화환과 달리 행사 후에 그림을 소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 물론 그림의 상태나 액자는 ‘소장’에 손색이 없을 만큼 고급스런 수준이다.그림화환에 사용되는 명화는 모두 여섯가지다.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왕관패모꽃’, 클로드 모네의 ‘개양귀비꽃’ 등과 같이 잘 알려진 불후의 명작들로 구성돼 있다. 모두 10호 크기로 집안이나 사무실에 장식용으로 걸기에 적당하다.오사장은 그림화환 배달주문을 받으면 선물 받을 사람에게 미리 카탈로그를 보내 마음에 드는 그림을 고르게 한다. 늘 곁에 둘 그림인 만큼 주인 마음에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결혼식을 앞둔 예비 부부나 개업식을 치를 예비 사장 등 선물 받는 사람들은 모두들 좋아합니다. 격식뿐인 화환 대신 명화를 한 점 선물받는다는 사실이 마음을 즐겁게 만드나 봐요. 언제나 실용적인 선물이 환영받기 마련이죠.”오사장은 지난해 11월까지 학습지회사 과장으로 일하다 출산을 계기로 전업했다. 평소 그림·인테리어 소품에 가져온 관심을 사업으로 연결시킨 것이다. 처음엔 명화 모사작품과 포스터, 액자 등을 취급하는 평범한 점포였지만 지난 2월 ‘루브루’의 그림화환 아이템을 접하면서 재창업 기회를 만들었다. 가맹과 함께 그림·소품 판매 보다 그림화환 배달 비중이 더 커졌다. 지난 봄 결혼 시즌에는 주말마다 10개 안팎의 그림화환을 배달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고.◆ 저작권사와 계약 체결, 법적 문제도 안심그림화환의 가격은 15만원. 보통 3단 화환 가격이 15만원 안팎이니 가격 경쟁력도 충분하다. 그림은 캔버스에 컬러 인쇄 과정을 거쳐 아티스트들의 붓 터치로 최종 완성돼 직접 그린 것과 같은 질감과 효과를 낸다. 또 루브루 체인 본사에서는 명화 저작권사와 정식 계약을 맺고 한정 수량만 제작, 법적인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오사장은 과거 직장인 한솔교육과 단체 계약을 맺어 임직원이 결혼할 때마다 그림화환을 납품하고 있다. 또 LG그룹, 한양대동문회 등과도 거래를 텄다. 초기엔 혼자서 점포를 운영하면서 대외 영업까지 도맡았지만 얼마 전부터는 전담 영업사원을 한 명 두고 있다.“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문화상품에 대한 욕구 또한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유럽에서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명화를 복제품으로 제작해 가정이나 업소에 걸어놓고 즐기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고 해요. 그만큼 복제 상품에 대한 인기도 대단하고요.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부부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낍니다.”오사장의 점포에는 그림화환 외에도 다양한 크기의 세계 명화, 조각, 판화, 인테리어 소품이 가득하다. 2천원짜리 조화부터 30만원이 넘는 대형 명화까지 다종다양한 상품을 구비하고 있다. 가격대별로 고객도 다양하다. 바로 옆에 위치한 대형 할인점에 그림코너가 없다는 점도 오사장에겐 호재. 쇼핑객들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직장·동문회 등 단체계약 안정적 매출 기대오사장은 창업 비용으로 총 3천3백만원을 지출했다. 10평 점포의 임대보증금이 1천만원, 가맹비 3백만원, 초도물품비 1천만원, 인테리어비 6백만원, 집기류 4백만원이 내역이다. 군포시청 앞 10평 점포를 비교적 싼 값에 임대해 창업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이에 비해 지난달 매출은 1천2백만원선. 이 가운데 그림화환 매출이 70%를 차지했다. 임대료와 관리비, 인건비를 제외한 순이익은 4백만원 선이다.“고객 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한번 이용해 본 고객이 다음 고객을 창출하니까요. 새로운 아이템이니 만큼 홍보에도 신경을 써야 하고 주문시 약속한 시간에 정확하게 배달하는 것도 필수지요. 주말마다 배달직원을 아르바이트로 고용해 홍보와 배달을 맡기고 있습니다.”그림화환전문점은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꽃과 그림에 관련된 상품을 다양하게 취급해 복합점의 성격을 띠고 있다. 즉 인테리어 소품점과 그림 판매점, 이벤트업을 결합함으로써 매출 증대를 도모하고 있는 셈이다.이 사업은 단체 계약을 몇 건만 성사시키면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업종이기도 하다. 빠른 시일내에 자리를 잡기 위해서 결혼 이벤트업체, 꽃집 등과 제휴해 공동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주요 고객층이 결혼식, 개업, 각종 행사에 화환을 보내 축하의 뜻을 전하려는 사람들이니만큼 입지선정에 유의해야 한다. 대형 결혼식장 주변이나 중심상업지구가 최적 입지라 할 수 있다. 인테리어에 관심있는 주부층의 왕래가 잦은 곳이라면 금상첨화.날이 갈수록 문화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그림화환 전문점의 장래는 밝은 편이다. 단 화환 대체 수요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서 홍보에 우선 주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02)529-5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