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던 초절전형 반도체 소자의 국산화 길이 열렸다. 반도체 부품 전문업체인 KEC(대표 김충환)는 이동통신기기나 노트북 컴퓨터 등 휴대용 전자기기의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반도체 소자인 SB다이오드(Schottky Barrier Diode)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 소자는 핸드폰 등 각종 이동통신 기기는 물론, MP3플레이어나 워크맨 등 소형 전자제품에 장착해 전류와 전압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절전형 SBD반도체는 일본의 롬과 도시바, 미국의 개별 반도체 업체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이번 국산화로 연간 7백억원 정도의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KEC로서는 초절전 반도체 분야에서 올해 2백억원의 매출 증대를 예상되고 있다.이 소자를 개발한 KEC는 비메모리 반도체와 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중견 기업이다. 1969년 일본 도시바와 합작으로 한국도시바주식회사로 설립됐다가 74년에 한국전자로, 그리고 올해 KEC로 이름을 바꾸었다. 소신호용 소자(Small Signal Device)와 대전력용 소자(Power Device), 특정 용도용 집적회로 등이 반도체 주력 생산품이며 이밖에도 LCD, 고주파 부품, 실리콘 및 화합물 반도체를 이용한 산업용 의료용 센서 등 전자 부품을 생산한다. 특히 소신호용 소자 부분에서는 일본 롬에 이어 월 생산량 10억개로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3년 안에 1위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지난 회계연도에 KEC는 최고의 호황을 맞았다. 매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26% 성장한 5천6백48억원이었고 당기순이익은 3백59억원으로 2백88% 증가했다.“수익성이 높은 반도체 부문의 사업비중이 매출기준 62%로 크게 늘어난 것과 신규 사업으로 진행해 온 이동통신기기용 핵심부품 SAW필터 사업 등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데 힘입어 이같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한때 전국을 휩쓰는 벤처 열풍에 소외감도 적잖이 느꼈다는 김충환 사장(아래 사진)은 이제 자신감을 완전히 되찾은 듯했다. 한때 ‘우리 회사는 기업 내용이 좋으니까 그저 회사를 알차게 일구는 데만 매진하면 사람들이 저절로 알아주겠지’라고 믿어왔던 생각도 조금은 달라졌다고 김사장은 덧붙였다. 내용에 충실하겠다는 기조는 변함없지만, 이제는 회사를 알리고 주가를 관리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회사 알리고 주가 관리’ 적극 추진KEC의 향후 사업전략은 계속해서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것이다. 수익성 높은 반도체 부문의 매출 비중을 2003년까지 81.7%로 확대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반도체 부품회사의 비전과 맞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매출 규모 60억원에 지난해부터 흑자로 돌아선 전자악기 사업부문을 별도 회사로 분리시켰다. 또한 세계적으로 이동기기 및 디지털 기기 생산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이들을 위한 표면실장형 제품 신증설에 1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KEC는 2005년에 매출 1조원에 진입할 계획이며 30년간 쌓은 노하우와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초우량 전자 부품 회사가 될 것”이라고 비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