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기르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자신의 개가 아무 곳이나 헤집고 다닌다는 것이다. 정원에 들어가 땅을 파기도 하고 울타리를 뚫고 집밖으로 나가기도 한다. 심지어 고급가구에 흠집을 내고 물건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여행이나 외출시에는 개집에 개를 가두고 나가는 게 일반적이다.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맬번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인비저블 펜스’사는 개 주인들의 이런 고충을 간단하게 해결함으로써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파를 이용, 개의 행동범위를 제한하는 이른바 ‘보이지 않는 울타리(Invisible Fence)’라는 애견용품을 개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현재까지 무려 50만개 이상을 팔아치웠다.창업자인 존 패럴씨는 개를 유난히 좋아하는 애견가다. 그가 ‘보이지 않는 울타리’를 개발한 것은 개 한 마리가 자동차에 치여 죽어 가는 광경을 보고 받은 충격이 계기가 됐다. 보이지 않는 울타리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우선 개가 들어가지 말아야 할 장소의 경계선에 가는 철선을 설치한다. 이 철선은 전파를 발신하는 트랜스미터에 연결되어 있어 안테나 역할을 한다.한편 개에게는 전파를 받는 리시버가 달린 목걸이를 달아 놓는다. 리시버를 착용한 개가 철선에 접근하면 경고음이 개의 귀에 들리게 된다.경고음은 더 이상 들어가면 안 된다는 주의신호이다. 경고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갈 경우에는 정전기에 의한 쇼크가 이어진다. 물론 정전기 쇼크는 미국 수의사협회에서 안정성을 인정하는 극히 미세한 수준이다. 트랜스미터는 개의 행동반경에 따라 실내용, 1/2에이커 미만, 1/2에이커 이상 등 3가지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리시버는 개가 물더라도 망가지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무게는 소형견용이 약 85g, 대형견용은 약 1백40g으로 개가 거의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다.이 제품을 구입하면 회사에서는 고객의 개가 경고음을 들으면 되돌아가도록 만드는 훈련을 시킨다. 3주 훈련이면 훈련받은 개의 99%가 되돌아간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리시버의 전지가 떨어져도 개가 일정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 놀라운 학습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이 회사가 성공을 거두기까지는 결코 순탄치 않은 과정이 있었다. 우선 정전기 쇼크에 대한 거부감으로 시장개척이 쉽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아무런 문제없이 사용하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이 제품을 구입했다. 실제로 판매의 70% 이상이 기존 고객의 소개로 이뤄지고 있다.이 회사는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영국 등에 제품 판매와 애완동물의 적응훈련 등 사후관리를 도맡아서 하는 3백50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다른 애완동물과 가축사육에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02)501-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