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 무역회관 2104호. 한국멘토 회의실에서 만난 이 회사 강창록(49) 사장의 첫인상은 ‘경비 아저씨’처럼 수수하다. 짧은 머리에 양복을 걸쳤지만 차라리 점퍼를 입었으면 딱 알맞을 법했다. 얘기한지 1시간쯤 지났을까. 처음의 수수한 인상은 말끔히 사라졌다. 강사장의 핵심을 바로 짚는 통찰력과 순발력이 돋보였다.그는 이와함께 AMODU LLC(미국 투자자문회사) 이사, (주)모두인터네셔널(투자자문회사) 회장도 맡아 정력적으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한국멘토는 세계 3대 반도체 설계회사인 멘토그래픽스의 한국지사에서 출발, 지난 94년 별도법인으로 분사됐다. 독립경영에 나선지 3년만에 한국멘토의 매출실적이 5배가 늘어나자 미국 본사가 다시 거액의 지분을 투자, 합작법인이 됐다.올해 매출액은 지난해 보다 20% 성장한 1백50억원. 강사장은 지난 87년 지사장으로 선임되면서 이 회사와 인연을 맺었다. 선임당시 업계 10위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을 현재 1~2위를 다투는 중견업체로 성장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성장의 원동력은 오너십(Ownership)이에요. 사장뿐 아니라 직원 모두가 주주였기 때문에 주인의식을 갖고 열심히 일했죠. 이익금의 20%는 무조건 직원들에게 배당합니다.”그의 또 다른 직함은 엔젤 투자가.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를 전담하는 AMODU는 97년 ADSL, VDSL 등 초고속통신망 제작업체인 Xpeed에 투자, 오는 11월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이 분야에 투자를 결정할 때는 15분도 안걸렸어요. 사장이 열정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췄고 아이템도 좋았거든요.”강사장은 투자방향을 97년의 통신망에서 98년 인터넷 콘텐츠로 바꿨다. 장소는 중국, 투자 파트너는 중국 고위관리의 자녀중 미국에서 공부하고 중국에서 사업을 벌이려는 젊은 엘리트로 범위를 좁혔다. 아무래도 중국시장 진출은 중국인을 통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 였다. 아이템은 온라인 증권거래, 갬블링(Gambling)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특성을 감안했다. 이런 전략하에 심천의 ‘차이나프로스페러티’를 설립, 지금은 중국에서 온라인 주식 거래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의 사업성을 알았는지 인텔, 모토롤라 등 다국적 기업뿐 아니라 미국내 온라인 트레이딩 업체로 유명한 찰스슈왑까지 투자했다.◆ 이익금의 20%는 무조건 직원들에게 배당그가 통신망, 콘텐츠에 이어 투자한 분야는 휴대폰 배터리 사업과 액정화면 분야. 지난해 초 배터리관련 업체로 찍어 투자한 파워로직스는 차세대 전지로 꼽히는 리튬이온폴리머 전지의 보호회로를 개발하는 업체다. 리튬의 폭발성을 억제하는 보호회로는 배터리의 필수 소프트웨어. 따라서 휴대폰 산업이 발전할수록 이 분야도 같이 발전한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앞으로 전지소모가 적으면서 동영상이 구현될 정도로 응답속도가 빠른 OELD(유기 발광체)가 뜰 것으로 예상, 적정업체에 투자할 계획이다.“산업과 고객, 직원이 서로 이익을 보는 사업을 찾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각광받을 사업을 찾아 적임자를 연결시켜주는 거죠.”강사장은 74년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해군 장교로 입대, 컴퓨터 교관을 지냈다. 이후 왕컴퓨터, 콘트롤데이타 등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했고, 서울일렉트론 CAD/CAM 사업부장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