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방어주 성격, 공급 부족 예상... 고려아연ㆍ풍산ㆍ이구산업 수혜 예상

비철금속 산업은 제조업 전반에서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경기에 따라 수요가 변동하고 가격이 변동한다. 따라서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에서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에 업체들의 수익성은 가장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비철금속의 수요는 특정한 산업에만 집중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환율의 변동이 대부분 가격에 반영되는 가격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환율이 상승할수록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경기 방어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99년 이후 LME(London Metal Exchange : 런던 상품거래소)에서 비철금속 가격의 꾸준한 상승에도 불구하고 비철금속 업종의 주가는 코스닥, 첨단산업 중심의 주가상승세에 따라 하향 추세를 지속해 왔다. 그러나 2000년 초반 비철금속 가격이 조정을 거치면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비철금속이 상대적으로 경기방어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향후 주가가 상승하기 위한 모멘텀 형성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비철금속 공급증가, 수요증가 못미쳐99년 초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던 아연, 알루미늄, 전기동 등 주요 비철금속이 2000년1월을 정점으로 가격조정기에 들어갔다. 여름철 비수기를 지나고 9월에 접어 들면서 급등세를 시현했다. 알루미늄은 4%, 전기동은6.2%, 아연은 5.8% 상승했다. 이러한 상승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특히 LME 시장에서 각 금속제품의 재고수준이 꾸준히 감소했다는 점과 일부 헤지펀드가 상품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점 등에 근거하고 있다. 9월의 급등에 따라 10월 이후 LME 시장은 다시 조정국면으로 진입했다. 이 시점에서 미국경기의 경착륙, 유로화 절하에 따른 유럽경기 불투명성 등이 제기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큰 폭의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2001년 세계 비철금속 수요는 미국경기의 둔화를 비롯한 전반적인 세계 경제의 성장둔화로 2000년보다 증가율은 낮아져도 수요 자체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일본, 유럽이 정(+)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특히 전기전자와 자동차 산업의 꾸준한 생산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반면 비철금속의 공급증가는 수요증가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특히 알루미늄의 경우 미국지역에서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설비 감축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들어 6월까지 미국 알루미늄 생산량은 월 3만6천t 정도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01년까지 25만t의 생산능력 증가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중 약 35만t의 공급부족이 예상된다. 아연과 전기동의 경우에도 2001년 각각 10만t, 14만t의 공급부족이 전망된다.한편 비철금속 가격상승에 일조를 하고 있는 것은 바로 유가의 상승이다. 전기동의 경우 유가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구리광산에서 생산량 감축이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공급부족에 기인, 2001년 비철금속가격은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이며 특히 전기동 가격의 상승세가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인다.국내 비철금속 수요 역시 주요산업 중 하나인 건설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자산업 및 자동차 산업의 호조세에 따라 2001년에도 소비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아연의 경우 99년말 완공된 현대강관(연산 40만t)과 동부제강(연산 45만t)의 아연도금강판 신설비, 포항제철 4냉연(연산 45만t)의 본격적인 가동, 연합철강의 아연도금강판 증설에 힘입어 수요증가가 꾸준하게 이어질 전망이다.비철금속 가격 강세의 최대수혜 업체는 고려아연이다. 고려아연의 3/4분기 실적이 이를 말해 주고 있는데, 3/4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8천5백33억원, 영업이익은 4백95억원으로 작년 연간 영업이익인 3백63억원을 1백30억원 정도 상회했다. 이처럼 영업실적이 개선된 것은 첫째, 제련수수료 상승으로 마진이 확대됐고 둘째, 아연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인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려아연은 원재료인 아연정광을 광산업자로부터 ‘LME 아연가격 - 제련수수료(T/C)’의 가격으로 구입한다. 따라서 제련수수료 상승은 바로 마진의 확대를 의미한다. 99년 제련수수료는 LME 아연가격 1천달러를 기준으로 99년 t당 1백69달러에서 t당 1백89달러로 크게 높아졌으며 2001년에는 다소 상승한 1백92달러 정도로 고려아연은 전망하고 있다. 최근 아연가격의 상승과 더불어 원화환율까지 절하되면서 수익성 개선추세는 꾸준할 전망이다. 이는 고려아연은 내수가격에도 환율의 변동을 1백%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 자회사인 SMC의 외화부채 환산손이 이같은 흐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9월말 현재 9천6백90만 호주달러의 환차손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약 6백70억원에 해당된다. 현재의 환율 수준이 연말까지 유지된다면 고려아연은 2000년 대규모 지분법 평가손에 의해 적자로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같은 손실은 현금 유출이 없는 회계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고려아연의 주가와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려아연, 제련수수료 상승으로 마진 확대풍산 역시 미국 자회사인 PMX가 꾸준한 이익을 실현하는 등 수익성이 양호한 상태이다. 3/4분기까지 매출액은 6천16억원(전년동기대비 10.4%), 영업이익은 7백21억원(41.6%)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1년에는 경기둔화로 LME 시장의 전기동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이것이 제품가격의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이 다소 악화될 전망이다.한편 PMX는 9월말까지 매출 1억9천8백만달러, 영업이익 4천4백77만달러, 당기순이익 2천1백12만달러의 실적을 나타내 경영정상화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소전 부문에서 PMX의 경쟁업체인 Ohlin Brass가 노후화된 설비에 기인한 경쟁력 약화로 소전 영업부문을 축소시키고 있는 상태여서, 미국 1달러 및 25센트 동전용 소전에서 PMX는 내년에도 안정적인 영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풍산의 경우 올해 최소한 10%의 배당을 약속하고 있어 현재 주가 대비 8% 내외의 배당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다.이구산업 역시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2001년에는 범용 리드프레임 소재인 인청동의 매출확대를 통해 경기둔화를 극복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이구산업은 자회사인 E-Metal(구 보령금속)에 대해 범용 리드프레임 소재의 일종인 인청동 압연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2001년 부터는 매출액이 최소한 연간 3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청동은 황동에 비해 전기 전도성 및 탄력성이 양호해 전기전자 부품, 자동차용 부품, 각종 통신단말기 및 장비 등 수요가 많은데 국내 공급원이 부족해 상당량을 일본, 미국 등지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상태이다. 게다가 t당 단가도 황동박판이 kg당 4천60원(두께0.3t 기준)인데 비해 인청동판의 경우 5천9백70원(두께 0.3t 기준)으로 황동판에 비해 1.5배 이상 고부가가치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