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오프라인 시너지 효과 증대 노림수 … 생존 위한 파격적 구조조정 구상도 가다듬어

이건희 삼성회장‘온라인을 공략하라’대기업회장들의 공통적인 2001년 경영슬로건이다. 때문에 내년 인터넷사업은 벤처기업들이 아닌 대기업들이 주도해 부문별 대통합이 이뤄질 것이란 섣부른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대기업회장들의 온라인 사업확장은 기존 오프라인의 시너지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또 이들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의 경우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생존을 위해서는 파격적인 구조조정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여전히 내보이고 있다.삼성, 미래지향적 사업체질로 개선이건희 삼성회장의 신년 경영구상은 ‘디지털 경영확대’로 요약된다. 이는 그룹의 사업구조를 인터넷 등을 활용한 미래지향적인 사업체질로 개선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이상의 강력한 구조조정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 3년간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각 계열사들이 자생기반을 다졌다”며 “내년에는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경쟁구조 아래서 생존 발전하기 위한 전략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이회장의 강력한 의지”라고 전했다.이회장은 지난 11월27일부터 이틀동안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사장단 회의에서 내년도 경영방향을 ‘디지털-e컴퍼니 실현’으로 설정함으로써 이같은 의지를 확실히 했다. 때문에 재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인터넷사업에 주력해온 이회장의 장남 재용씨가 보다 적극적으로 e-비즈니스를 추진해 나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구본무 LG회장의 신년화두는 ‘수익성과 내실위주 경영’이다. 구회장은 최근 정보통신, 바이오 등 핵심분야에 투자 등 모든 역량을 집중시킬 것을 지시했다. 이에따라 LG는 IMT-2000사업의 1위 선점을 위해 네트워크 및 시스템, 단말기사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선언한 파워콤 입찰 불참 및 하나로통신의 지분 확대 포기는 이같은 전략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LG그룹측의 설명이다. 구회장은 최근 전략적 제휴를 통한 글로벌화에 대한 강조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최태원 SK(주)회장은 뉴밀레니엄 2년차(2001년)의 목표를 ‘무형자산 가치극대화’로 정하고 이를 경영현장에서 가시화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선친 최종현회장이 주도해온 ‘수펙스’ 경영기법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증대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최회장은 정보통신분야와 관련, 내년에 일본 도코모, 중국의 차이나 모바일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아시아시장을 통합하는 한·중·일 벨트를 만들겠다는 야심도 갖고 있다. SK 관계자는 이같은 최회장의 구상이 내년초 어느 정도 윤곽이 그려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최회장과 손길승 SK텔레콤회장의 ‘홍콩 및 중국 나들이’는 눈길을 끌고 있다.SK, ‘무형자산 가치극대화’ 혼신최회장은 “내년에 올해보다는 긴축적인 경영을 할 것”이라고 말해 직원들의 고통이 뒤따르는 구조조정이 한차례 더 있을 것임을 암시했다. 실제 모 계열사는 사옥을 매각하고 본사를 공장으로 이전하는 한편 인력도 줄이는 구조조정안을 마련, 시기만 엿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 회장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에게 있어 내년은 계열분리후 첫경영평가를 받는 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대우그룹 붕괴 이후 ‘현대자동차=한국 자동차산업’이라는 등식이 이뤄져 정회장의 어깨가 상당히 무거워졌다.따라서 정회장은 현대자동차의 경쟁력 강화를 내년 최우선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정회장은 그 일환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한 개 법인으로 만들고 그안에 현대디비전과 기아디비전을 사업부문으로 두는 대대적인 정리안을 이미 만들어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한다는 구상을 마련했다. 이 경우 일부 잉여인력에 대한 정리가 불가피해 벌써부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신격호 롯데회장의 내년 경영전략은 ‘확실한 돌다리만 건넌다’는 것이다. 그는 아들 신동빈 부회장과 경영진들에게 롯데의 주력업종인 유통을 기반으로 이와 연계해 시너지효과를 높일 수 있는 인터넷사업, 금융업에 주력토록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이 없는 사업에는 눈도 돌리지 못하게 지시해 놓았다는 후문이다.구조조정을 잘 마무리지은 김승연 한화회장은 내년 경영방침을 ‘전략적 선택과 집중’으로 확정했다. 김회장은 이에따라 레저·유통 및 금융사업을 강화하고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바이오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자동차 정유 정보통신 등 굵직한 사업부문을 매각한 김석원 쌍용회장은 남은 쌍용양회를 중심으로 내년을 ‘재기의 해’로 정했다. 김회장은 국내건설 시장이 위축돼 해외사업 수주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 전격 회동‘무슨 이야기 나눴을까’/ 남북관계 개선 ‘특별주문’한 듯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과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지난 12월 1일 서울 프라자호텔 3층 일식집에서 전격 회동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정 회장은 이날 낮 12시쯤 혼자 프라자호텔 뒷문으로 들어와 다른 이용객들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재빨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 일식집으로 향했다. 한 실장은 비서와 함께 정회장보다 10분쯤 늦게 도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같은 장소로 이동했다. 점심예약은 한실장 이름으로 돼 있었다.남궁진 대통령정무수석은 한실장보다도 20여분 더늦게 호텔에 도착,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했으나 한실장과 정회장의 점심미팅자리에 참석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한실장과 정회장은 무엇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을까. 청와대 관계자는 “아마도 남북이산가족 2차상봉을 원만하게 이끌기 위해 한실장과 정회장이 긴급히 만난 것 같다”고 귀띔했다.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번 남북이산가족 상봉은 장충식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모 월간지 인터뷰 내용을 북측이 문제삼으면서 위기를 맞았다. 장총재는 여기에 부담을 느낀 듯 북측이산가족 방문단이 오기 하루전인 11월29일 일본으로 돌연 출국했다. 이런 우여곡절끝에 2차 남북이산가족 상봉은 이뤄졌다.따라서 한실장은 이번 회동에서 장총재 문제로 야기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정회장에게 ‘특별한’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정계 및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재계안팎에서는 북한측이 최근 남북경협창구를 현대로 일원화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이와 관련된 조율을 하기 위해 한실장과 정 회장이 회동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북측이 대북경협사업을 현대쪽으로 일원화 시켜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는 등 현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해 이같은 추측을 더욱 신빙성 있게 하고 있다. 이와함께 한실장은 정회장이 경영에 복귀해 현대사태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권유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한실장측은 민감하게 반응하며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