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품·중고물품 등 유휴자산 처리 유용 … 내년 1백억대 시장 전망, 고객확보전 치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김씨가 평일 저녁 식사 이용권을 매물로 올려 놓는다. 매물을 본 박씨가 회사 직원들을 위해 서비스 이용권을 구매한다. 식사 이용권을 판 김씨는 판매 대금으로 레스토랑 내부 페인트공사 서비스를 신청한다.’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다자간 물물 교환 내용이다.쌓여 있는 재고품 처리가 문제다. 유휴인력을 수익으로 바꾸고 싶다. 중고물품을 처분해 다른 물품이나 서비스로 바꾸고 싶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개인이나 기업들에 유용한 사이트가 등장했다. 바로 물물교환 전문 사이트.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면 더 인기다. 원하는 제품을 새로 구입하기가 부담스러울 때, 갖고 있던 상품이 쓸모가 없어져 처분하고 싶을 때, 최대한 저렴한 비용으로 물건을 사고 싶을 때 물물교환 사이트가 유용하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일반화된 물물교환이 온라인에서 비즈니스화했다. 미국에 비해 국내는 아직까지 초보 단계다. 남이 쓰던 중고품에 대한 선입견, 물물교환에 대한 낮은 인식 등이 온라인 물물교환 비즈니스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재고품, 비수기의 서비스 이용권, 중고물품, 재활용품 등 자신의 유휴자산을 처분하면 그 대가로 물물교환 시장에서 다른 자산을 가질 수 있다는 매력으로 점차 관심을 모으고 있다.온라인 물물교환은 크게 개인끼리 자산을 맞바꾸는 스왑(swap)과 기업간에 자산을 교환하는 바터(barter)가 있다. 온라인 물물교환 비즈니스는 올초 미국에서 등장해 점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국제 물물교환거래협회(IRTA)에 따르면 올해 북미 지역에서만 1백60억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내년에는 2배 이상 성장을 내다봤다. 국내시장도 아직 초기 시장이지만 내년에는 1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국내에서는 올 6월을 지나면서 사이트들이 하나둘 생겨나 개인간 거래인 스왑 사이트로 우가우가, 스왑세븐, 디씨킹 등이, B2B 바터 사이트로는 바터넷, 바터, 바꾸자닷컴 등 10여개 업체가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나선 상태다. 이들 물물교환 사이트들은 배송문제나 결제방법, 불확실한 제품으로 인한 문제점 등을 해결하면서 고객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3326120개인간 맞거래 스왑 사이트 인기8월초 오픈한 스왑세븐(swap7.co.kr)은 12월 현재 등록회원수 1만명에 등록된 물품의 종류만 7천6백가지에 이를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하루에 성사되는 거래건수도 50~60건이며 제안 건수로는 1백건이 넘는다. 물건과 물건, 물건과 현금 등이 거래되는 스왑세븐에서는 거래후 안전한 결제와 물품 인도를 위해 매매보호장치를 마련했다. 매매보호서비스는 스왑세븐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스왑세븐은 랭킹사이트 100핫 등 다른 업체와 협력을 맺는 네트워크 스왑을 추진하고 있다.스왑세븐의 수익은 중고매장과 연계한 오프라인 사업, 공동구매사이트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이익 배분 등이다. 중개수수료는 내년 중반부터 받는 것을 검토중이다.비슷한 시기에 한화정보 인터넷사업단이 개인간 물물교환 사이트 우가우가(ugauga.co.kr)를 오픈했다. 우가우가에선 물건과 물건, 물건과 서비스, 서비스와 서비스도 교환할 수 있는 혼합 물물교환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미술과외와 수학과외가 물물교환 형태로 이뤄진 사례도 있다. 우가우가는 회원에 등록된 사람이 팔고 싶은 물건과 갖고 싶은 물건의 내용을 등록해 놓으면 자동적으로 필요한 사람끼리 매칭시켜준다. 거래가 성사되면 교환 상대자의 e-메일주소가 오픈되며, 개인간 직거래 또는 매매보호서비스를 통해 거래가 이뤄진다. 우가우가는 안전한 거래를 위해 에스크로(매매보호서비스) 전문업체인 마이에스크로와 협력을 맺었다. 우가우가도 회원확보를 위해 네트워크 스왑 방식으로 마이클럽, 우먼큐닷컴, 구대티브, 바이엔컴 등과 협력을 맺었다. 우가우가의 수익모델은 현재 진행중인 네트워크 스왑 업체와의 수익배분이다. 중개수수료는 내년 3월부터 받기로 했다. 요율은 거래 금액의 2%로 잡았다. 우가우가에 등록된 회원수는 12월 현재 5천명.개인간 맞교환이지만 사이버머니를 사용한 사이트도 있다. 와이즈비스(wisebees.com)는 지난 8월말 개인을 대상으로 다자간 스왑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등록된 회원수는 1만2천명. 매물로 올라온 물품은 1천5백개다. 10월말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선 와이즈비스는 ‘비머니’라는 사이버 머니를 사용하고 있다. 와이즈비스는 거래 금액의 5%를 거래 수수료로 받고 있다. 와이즈비스는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무선, B2B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신화정보통신와 합병한다. 박진흥 사장은 “신화와 와이즈비스 주식을 1대 2 비율 교환 방식으로 합병한다. 신화정보기술이 와이즈비스를 인수해 내년 1월말 재출발한다”고 말했다.바터 비즈니스가 뜬다B2B 다자간 물물교환 사이트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바꾸자닷컴(bakuza.com)은 ‘트레이드머니’라는 사이버머니를 이용한 B2B 물물교환 사이트. 초기 거래 활성화를 위해 회원으로 등록하면 5천원의 트레이드머니를 무상 지급한다.바꾸자닷컴의 수익모델은 판매자와 구매자로부터 받는 중개 수수료로 거래금액의 4%를 받고 있다. 현재 5백개 업체와 4백50명의 개인들이 등록된 바꾸자닷컴에 올라온 매물은 3백개 정도다. 지난 8월초 오픈해 9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선 바꾸자닷컴은 한달에 5~6건의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지난 6월 사이트를 오픈한 바터넷(barternet.co.kr)은 거래 금액의 5%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현재 등록된 기업회원은 5백개. 바터넷은 온라인 거래를 위한 ‘바터머니’와 함께 오프라인 거래를 위한 바터체크(수표)도 발행하고 있다. 바터체크를 복사해 판매자에게 지급하면 물품을 받을 수 있다. 구매자는 온라인 계좌에서 사용한 만큼 사이버머니에서 빠져나가고 판매자는 반대로 사이버머니가 예치된다. 9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선 바터넷은 11월에는 매물의 총 수량이 10만개가 넘을 정도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등록된 물품의 종류로는 2천개 정도. 현재 가입된 회원은 모두 3만5천5백개. 이 가운데 기업이 5백개다.바터(barter.co.kr)는 9월2일 사이트를 공식 오픈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다. 바터는 ‘바터원’이라는 사이버 머니를 사용하고 있다. 현금이 없을 경우 바터에 현금을 예치시키고 바터원을 받아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바터는 거래 수수료를 일반 실버 골드로 나눠 받고 있다. 일반은 사이버 머니 구매없이 재고만 팔겠다는 사람으로 5%를 적용하고 있다. 실버와 골드는 바터원을 50만원, 1백만원씩 구매한 사람으로 각각 3%, 4%의 거래 수수료를 받는다. 현재 1백50개 업체에 2백개 물품이 등록돼 있다. 바터는 다른 업체와 달리 오프라인 물품 인도를 위해 택배전문업체 스피드코리아와 협력을 맺고 물건을 배달하고 있다.필요없는 자산으로 필요한 자산을 교환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온라인 물물교환 비즈니스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