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이네트 해외진출 성공으로 시장성 확인, 유럽 중남미 등 지역전문업체 속속 등장

벤처기업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지면서 IT전문 수출컨설팅업체를 찾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한글과컴퓨터 이네트 새한텔레콤 코아커뮤니케이션즈.’ 해외 진출에 성공한 IT 벤처들이다. 이들의 해외진출 성공은 경쟁력 있는 제품과 함께 IT전문 수출 컨설팅업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케이앤씨인터내셔널이, 이네트는 비트힐이, 새한텔레콤은 비즈넷컴이, 코아커뮤니케이션즈는 오넷이 각각 현지 진출 전략을 구축해주고 안착할 수 있도록 컨설팅한 대표적인 경우다.이처럼 유럽 중남미 동남아 등지에 진출하는 벤처와 현지업체들간의 다리를 놓아주는 IT전문 컨설팅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한 동남아시아나 중국 등에 현지법인을 세운 벤처들도 다른 업체들의 현지진출을 중개하는 사업을 전개해 벤처들의 국제화에 손과 발이 되고 있다.전문가들은 벤처들의 해외진출이 최근 들어 미국 중심에서 유럽 중남미 동남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전문 수출 컨설팅업체를 찾는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중남미 지역 전문 업체인 비즈넷컴의 서홍렬 사장은 “현지 네트워크를 이용한 시장조사와 해당 지역에 성공할 수 있는 유망 아이템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진출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업체들의 문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유럽대표적인 업체로 유로코넷(euroconet. com)이 지난해 8월에 설립돼 국내업체의 솔루션, 콘텐츠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보통신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독일을 거점으로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에 업체를 진출시키고 있다. 현재 유럽진출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커뮤니티 솔루션업체인 온넷, 웹메일 업체 넥센, 온라인 게임업체 엔포에버 등이다. 네띠앙, 3D 게임업체인 씨알스페이스 등도 협의중이다. 김진옥 이사는 “유럽 지역은 패키지 게임, 채팅 등 인터넷관련 솔루션이 부족해 국내업체가 진출하는 데 유리하다”며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선두에 올라온 업체를 중심으로 유럽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중남미중남미 지역 전문인 비즈넷컴의 서홍렬 사장은 “최근 중남미의 많은 국가들이 정보통신 시장을 개방하면서 무선통신 위성 디지털장비 등 시장이 열리고 있다”며 “주로 인프라 구축 솔루션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비즈넷컴은 베네수엘라 칠레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페루 등 중남미 5개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해외진출 컨설팅 사업을 펼치고 있다.최근까지 보안장비업체인 에스엠아이티는 베네수엘라에, 지문인식기 개발업체인 새한텔레콤은 브라질에, 사진인화기 생산업체인 크로마텍은 페루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비즈넷컴은 또 라틴 전문 B2B 사이트(latinbiznet.com)를 오픈하고 라틴아메리카 시장에 대한 오프라인에서의 무역, 투자컨설팅 및 상품 마케팅을 제공하고 있다.호주·동남아시아호주와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지역 수출 컨설팅업체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호주지역 전문 업체인 코즈라인은 지난해 4월에 호주법인으로 설립됐다. 현재 ANT에서 개발한 회계 패키지를 호주 업체에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강수 사장은 “IDC 자료에 따르면 2003년에 호주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한국에 비해 10배 이상 클 것으로 전망됐다”며 “인터넷 관련 보안, e마켓플레이스, 소규모 SI 등이 호주시장에 유망한 아이템”이라고 말했다.지난해 2월에 설립된 오넷은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지역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까지 일본의 스미토모 계열사에 신텔정보통신의 인터넷 트래픽 관리솔루션을 수출했고 말레이시아 마이링크사에 코아커뮤니케이션즈의 홈PNA 제품도 공급했다. 코아커뮤니케이션즈와는 해외영업 아웃소싱 계약을 맺고 진행하고 있다. 구종민 사장은 “동남아 시장은 정보통신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는 단계로 네트워크 장비 등 인프라 솔루션 전망이 좋다”며 “특히 무선 관련 솔루션도 최근 뜨고 있는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무역중개사이트인 티페이지(tpage.com)도 말레이시아의 실링코그룹과 손잡고 만든 현지 합작법인인 실링코콘솔리데이트를 통해 보안업체 해커스랩의 말레이시아 진출을 도와주는 등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ISP업체인 신해정보기술의 방글라데시 진출도 주선했다.중국지난해 하반기 설립된 엠차이나닷컴은 현재 3곳의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의 중국내 조인트벤처 설립을 컨설팅하고 있다. 이재령 부장은 “게임, 사무용패키지 등 중국시장 진출이 용이한 아이템을 중심으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엠차이나닷컴은 이를 위해 중국 청화대학기업집단과 지난해 7월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진출과 반대로 중국업체의 국내 진출도 지원하고 있다는 이부장은 “중국 본토 기업들의 국내 진출이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며 “국내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해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99년2월 북경에 오피스를 설치하면서 중국 지역 컨설팅에 일찌감치 나선 K&C인터내셔널도 분주하다. 한글과컴퓨터의 한소프트차이나, 영산정보통신의 영산차이나 등이 이 회사를 통해 진출했다.또 ERP 전문업체인 아인정보통신은 중국과학원 소프트웨어연구소와 협력을 맺고 R&D센터를 세웠다.현재 한컴리눅스, 미디어솔루션, 시큐브, 베틀탑 등이 중국진출을 진행중이다. 박호민 사장은 “현지 지사 대행서비스가 주력이지만 올해부터는 ADSL, 시스템소프트웨어, 키오스크, 원격교육솔루션 등 4가지 아이템을 선정해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색 포털 업체인 심마니도 중국 합작법인 희마니를 통해 음성메일솔루션회사인 토크센더, 메일솔루션업체인 그레텍, 온라인취업사이트인 잡코리아 등이 현지에 진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일본“일본에는 무선보다는 유선 네트워크 기술 중심의 솔루션 업체들의 진출이 유리하다.” 일본지역 전문 업체 비트힐 홍광석 사장의 일본시장 전망이다. 비트힐은 이네트를 시작으로 쉬프트정보통신, 잉카인터넷, 넷프로 등을 일본에 현지법인, 합작법인, 기술업무 제휴를 성사시켰다. 홍사장은 “일본은 무선분야가 발달해 있는 반면 인터넷 인프라 기술 경쟁력은 우리보다 못해 이 분야에 초점을 맞추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홍사장은 국내보다 정보통신 인프라가 발달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온라인 게임 등은 성장 가능성 있는 높은 분야라고 덧붙였다.이처럼 민간 차원에서의 해외진출이 활발히 진행되자 그동안 수동적인 태도로 일관해오던 정부도 이들 전문업체와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은 최근 미국의 해외정보통신지원센터(iPARK)와 함께 글로벌 지원센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IT전문 수출 컨설팅 업체들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벤처들의 해외진출이 늘어나면서 지역 사정에 밝은 IT전문 수출 컨설팅 업체들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