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디모니엄> 편집앨범 제작·유통권 따내 … 미 진출 위한 발판, 착착 진행

‘할아버지 할머니도 춤을 춰∼’하면 떠오르는 국내 인기 힙합그룹인 ‘DJ DOC’가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음반시장에 진출한다. 그것도 미국 최고의 힙합 뮤지션들과 함께 5월 출시되는 ‘대혼란’을 뜻하는 <팬디모니엄(Pandemonium) designtimesp=20783>이란 편집앨범에 참여 한 것.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노래를 담을 이번 앨범 제작엔 스눕 도그, 투 쇼트, 리치 리치, 아이스 큐브 등 빌보드차트 팝 부문에서 최상위를 다투며 3백만∼5백만장의 앨범판매 기록을 보유한 톱 스타들이 모두 모였다. 여기에 DJ DOC가 유일한 아시아 지역 가수로 참여해 온통 관심이 쏠리고 있다.그러나 이보다 더 놀라운 건 이 앨범 제작과 유통에 국내 벤처기업이 주도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사실이다.인터넷영화관을 운영하며 DVD 유통과 음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마구리엔터테인먼트(www.maguri.com)’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최근 미국 힙합전문 레이블 아노니머스 레코드(Anonymous Record)사와 음반 및 콘텐츠 사업을 위해 제휴하고 힙합 편집앨범 공동 마케팅으로 세계 음반시장 공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앨범에 DJ DOC가 노래를 수록할 수 있었던 것도 마구리엔터테인먼트의 영향력이 반영된 것.앨범판매 매출 2천4백만달러 예상자본금 14억원의 마구리엔터테인먼트는 지난 99년 설립, 그동안 인터넷영화를 비롯해 DVD유통, 음반사업 전문 벤처기업으로 성장해왔다. 현재 50만명의 회원과 15개 대형 인터넷 사이트에 유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음반사업 파트너인 AR사는 지난해 발매한 편집앨범 로 미국 음반잡지 시티 홀이 선정한 ‘2000년 베스트셀러 앨범’ 랩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을 만큼 이미 미 서부와 남부 최대의 힙합 전문 레이블로 자리잡은 업체다. 최근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 8백만장의 앨범 판매와 ‘최고의 랩’ 등 3개 부문을 석권한 에미넘, 닥터 드레 등 초특급 밀리언셀러 뮤지션들의 음반들도 바로 AR사의 기획과 마케팅으로 빛을 볼 수 있었다.이번 사업은 음악적 수준과 앨범 판매량, 그리고 지명도에 있어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힙합 아티스트가 모여 제작하는 편집 앨범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대박’이 터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빌보드차트 상위권 진입도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이 때문에 소니(Sony), WEA, EMI 등 세계적 음반 유통사들까지도 앞다퉈 선주문하며 군침을 삼키고 있다.미국과 한국 및 아시아 시장의 판매액에 대해 앨범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인종차별투쟁재단인 ‘TFTCR’에 기부한 후 AR사와 수익을 나눠 갖는 것을 감안해도 마구리엔터테인먼트에 돌아오는 ‘파이’는 꽤 크다. 최소 3백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릴 것이란 게 현지 음반유통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렇게만 되면 마구리엔터테인먼트는 무려 2천4백만달러가 넘는 매출을 거둘 수 있다.한국시장도 마찬가지다. 국내음반 시장 역시 청소년들의 힙합문화가 정착되는 시대인 만큼 충분히 본토 힙합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 여기에 많은 고정팬과 앨범 판매량을 보유한 국내 최고의 힙합·랩음악의 선두주자 DJ DOC의 참여는 큰 힘을 실어줄 것이다. 더구나 편집앨범의 판매고가 높은 국내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국내시장 또한 매우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소 60만장 이상은 충분히 나갈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다음 앨범 제작도 계속 추진효과적인 홍보와 판매전략도 세워놓았다. 일단 오프라인에서는 대형 전문유통업체인 ‘서울음반’이 유통을 맡았다. 온라인에서는 우선 현재 운영중인 인터넷영화관 ‘마구리’로 확보한 50만명 이상의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나섰다. 이와함께 한국통신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 등 다양하고 효율적인 홍보와 유통체계를 구축했다.마구리엔터테인먼트는 앨범에 이어 미국 힙합 스타들이 참여하는 앨범을 매년 5장 이상 발매하는데도 합의했다. 이 가운데 두번째 타이틀인 의 제작의 경우 60%이상 작업이 진행됐다. 이와 함께 미 힙합계의 대부로 불리는 ‘Dr. Dre, Eminem’과도 음반사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다음 앨범의 제작 협상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이에 앞서 마구리엔터테인먼트는 AR사로부터 1백만달러를 투자 유치하는데도 성공했다. 음반사업에 대한 전략적 업무제휴 및 투자를 통해 ‘무한시장’으로 불리는 미국 음반시장을 공략할 태세다. 이를 위해 미국내 현지법인도 벌써 설립했다. 신속한 마케팅 추진으로 미국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02)3445-8348인터뷰오제완 사장“‘힙합의 명반’ 속속 내놓을 것”“힙합마니아 뿐 아니라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힙합의 명반’을 세계 시장에 속속 내놓을 생각입니다.” 오제완(34) 마구리엔터테인먼트 사장은 고등학교 수학교사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조금은 이색적인 이력을 가졌다. 그냥 영화가 좋아 사업을 시작한 것이 50여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인터넷영화관으로 발전했다. 또 음악이 좋아 뛰어들었던 음반사업이 성공이 예상되는 프로젝트로 떠오른 것이다.“순 우리말로 ‘양면’이란 뜻인 ‘마구리’란 이름도 영화나 음악 같은 ‘예술’에 대한 열정을 ‘비즈니스’로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로 붙였습니다.” 오사장은 처음엔 온라인 영화사업과 오프라인 영화제작, 배급을 시작했다. 스타맥스, UIP코리아,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등 거물급 영화사와 손잡는 성과도거뒀다. 현재도 이들과 함께 극장용 영화 제작과 배급, 레퍼토리 극장 운영 등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미 영화배급사인 할리우드 클래식으로부터 1년에 50∼1백편의 영화를 공급하는 판권을 따내기도 했다. 사이트에서 운영하는 유료영화관도 대성공이었다.그러던중 미국 음반시장을 본 것이 사업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에서 90년대 이후 흑인음악은 급속도로 발전해오면서 많은 흑인 아티스트들이 각 차트 순위와 앨범 판매에서 팝계를 이끌고 있음을 간파하고 아이디어를 짜냈다.“이들의 음악을 잘 엮기만 해도 리스크가 거의 없는 사업모델이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이들 스타급 힙합뮤지션을 설득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요했다. 오사장은 기존에 영화배급 사업을 추진하며 닦아두었던 인맥을 활용했는데 이것이 적중했다.오사장은 현재 진행중인 이번 음반사업을 발판으로 한국이 문화 선진국을 향해 세계무대로 나아가는 디딤돌을 닦을 참이다.“음반 뿐만 아니라 영화 등 모든 문화산업은 엄청난 부가가치가 창조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잠재된 무한한 수익성에 도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