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는 귀로만 듣는 게 아닙니다. 뼈로도 들을 수 있습니다.” 20여년간 헤드폰만 전문으로 만들어온 도우미텍(www.dowumi.com) 이상철(49) 사장이 ‘골(骨)전도’ 방식의 헤드셋을 내보이며 한 첫 일성이다.이사장은 79년부터 귀에 꽂는 헤드폰을 전문생산, 필립스 등 국내외 유명회사들에 연간 1천만개씩 납품하는 자타가 공인하는 헤드폰 전문가다.이사장은 헤드폰사업에 몰두하던 95년 프랑스 출장 중에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귀가 아닌 뼈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골전도방식을 접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프랑스에선 이미 의학계를 중심으로 1864년부터 골전도 방식에 의한 소리전달 학문이 체계화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이때 여러 가지 서적을 뒤졌지만 이 학문이 보청기에만 응용돼 있다는 것을 알고 헤드폰에 적용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사장은 귀국 즉시 골전도 방식의 중요한 핵심기술인 진동자 개발에 들어갔다. 그리고 헤드폰에 마이크를 부착한 헤드셋 개발도 함께 했다.이사장은 결국 지난해 3월 진동자를 개발, 8월부터 이를 응용한 군전술용, 교환대용, 일반 헤드폰용 등 3가지 골전도 헤드셋을 만들어 냈다. 골전도 방식이란 귀의 고막을 통하지 않고 뼈를 통해 소리를 듣는 것을 말한다. 기존 귀에다 꽂는 헤드폰은 공기를 통해 고막을 울리지만 골전도 헤드셋은 뼈를 진동으로 울려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제품이다. 따라서 의학계에서 고막이 약한 환자나 장시간 헤드폰을 사용하는 이들에게 이 방식을 주로 권하고 있다고 한다.현재 개발된 군용 헤드셋은 해군, 소방소 등에 특수 전술용으로 납품키로 계약을 맺고 단계적으로 공급에 들어간다. 이사장이 개발한 진동자는 지난해 개봉된 <미션임파서블2 designtimesp=20846>에서 주인공 톰 크루즈가 착용, 선보여 외국 보청기회사 및 헤드폰회사들로부터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이에 따라 이사장은 미국 최대 보청기회사 래디오 센서리사에 진동자만 4년에 걸쳐 2백40만개(4천8백만달러, 약 6백24억원)를 수출키로 계약을 체결, 6월부터 납품에 들어간다. 이사장은 올해만 진동자 수출로 60여억원 매출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또 일반용으로 출시한 골전도 헤드폰 및 헤드셋은 수험생들로부터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진동자 주문 쇄도 … 올해 매출 60여억원 확정이사장은 이미 개발한 골전도 헤드셋 외에 서라운드 헤드폰, 휴대폰용 진동자, 손목에 차고만 있어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진동자를 개발하고 있다. 이중 서라운드 헤드폰은 외국 유명사가 2002년 신제품으로 내놓을 헤드폰에 골전도 방식을 가미한 것으로 이미 개발이 끝났다. 특히 손에 차는 진동자는 손에 차고만 있어도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손을 들지 않은채 말만 해도 뼈의 진동으로 소리를 전달할 수 있어 개발이 완료되면 선풍적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