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도 기존의 행정서비스만으로는 경쟁력이 없습니다. 지역살림을 꾸려가는 데도 새로운 경영기법을 적극 도입해야 합니다.” 홍길동 문화사업으로 지역경제를 살리고 있는 김흥식(64) 전남 장성군수는 지자체 단체장이라기보다 차라리 ‘(주)장성군’을 경영하는 CEO에 더 가깝다.김군수는 5월4∼6일까지 장성군(www.changsung. chonnam.kr)에서 열리는 홍길동 축제의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다. 소설속 홍길동이 장성군 출신의 실존 인물이라는 사실을 국내외 학계의 고증을 통해 재탄생시킨 장본인도 김군수다.지난 98년부터 홍길동 문화 사업을 활발히 추진해왔다. 캐릭터 사업을 위해 이미 25종의 홍길동 캐릭터와 보조캐릭터 48종도 개발해냈다. 지적 재산권 확보를 위해 1백10종의 의장 상표등록까지 마친 상태다.지금까지 굴렁쇠, 가방, 우산, 티셔츠, 어린이용 속옷 등 10종의 관광상품으로 13개 국내 회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1억3천만원의 로열티 수입을 올렸다. 덕분에 홍길동 캐릭터는 장성군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잡았고 군의 재정 확충에도 기여할 만큼 탄탄한 수익모델이 됐다. 김군수는 앞으로 홍길동 캐릭터를 미키마우스나 포켓몬스터에 못지 않은 국제적인 캐릭터로 발전시켜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제작해 본격적으로 세계 캐릭터 시장에 진출할 작정이다.이와 함께 일본과 중국에 수출할 목적으로 제작중인 뮤지컬 ‘홍가와라’도 전망이 밝다. 일본에서 홍길동과 동일 인물로 알려져 있는 오야케 아카하치(홍가와라 洪家王)의 이야기를 소재로 해 특히 일본인들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김군수는 확신한다.홍길동 생가터와 황룡강 둔치공원 일대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홍길동 축제도 세계적인 무대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전국홍길동선발대회, 율도국 뗏목타기 등 다양한 볼거리에 일본 오하마 민속 공연단의 공연까지 마련됐다.“장성의 홍길동이 한국의 홍길동, 세계의 홍길동으로 알려질 수 있도록 보다 다양한 내용들로 채워나갈 생각입니다.” 이번 축제엔 한국과 일본의 연구팀이 참여하는 ‘홍길동 한일국제학술 심포지엄’도 함께 열린다.뮤지컬 ‘홍가와라’ 제작, 중국·일본에 수출 야심김군수는 홍길동 생가복원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전라남도에 관광지 지정을 신청하고 12억8천만원을 들여 안채와 사랑채, 길동방, 사당 등 15세기 전통한옥 8채를 건립했다. 나아가 ‘홍길동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종합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복원된 생가를 중심으로 민속놀이 무예장, 야외공연장, 한옥호텔, 전용극장 등이 들어서게 된다. 2002년까지 청소년 수련시설을, 2004∼2008년엔 민속놀이장, 전통찻집 등 생가주변 문화공간 조성공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생가터와 인접한 필암서원, 동학농민군 승전공원 등을 묶어 관광명소로 개발할 계획이다.김군수는 광주사범학교를 나와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전경련 국제경영원에서 최고경영자과정을 밟았다. 또 (주)일진 부사장, (주)두양 사장을 지내면서 경영인으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단체장이다. 민선 초대 장성군수 때부터 장성군의 지역 문화와 경제를 살리는 홍길동 사업을 구상해왔다.“홍길동 사업이 장성군의 지역경제는 물론 한국을 대표할 핵심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군민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