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고급화 뒤이어 클럽·웨어 차별화, 변화 바람 거세다
골프산업 전반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변화를 촉발시키는 불씨는 빠르게 늘고 있는 골프인구다. 골프가 대중화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문화관광부에서는 3백만명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골프인구의 증가는 골프장 내장객수로도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만도 △회원제골프장 9백76만여명 △퍼블릭골프장 2백34만여명 등 모두 1천2백여만명이 골프장을 찾았다. 전년도 대비 14% 가까이 늘어난 숫자다. 특히 퍼블릭골프장을 찾은 인원이 사상 처음 2백만명을 돌파해 눈길을 끌었다. “골프대중화로 젊은 골퍼와 여성골퍼들이 늘어나면서 퍼블릭코스를 찾는 골퍼들의 숫자가 증가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이런 추세는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지난 1분기는 중부이북지역의 폭설로 골프장 폐장기간이 길어져 내장객이 1백21만여명으로 전년동기대비 20%나 감소했지만 4월을 고비로 예년의 수준을 되찾기 시작해 결국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골퍼들이 찾을 것으로 본다”는 게 한국골프장사업협회 정동철 팀장의 말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도 “골프장 이용객수가 연간 6.8%씩 증가할 것이며 오는 2010년에는 전체인구의 45.2%정도인 연간 3천만명이 골프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이러한 골프인구의 증가로 가장 눈에 띄게 영향받는 곳은 골프장이다. 늘어난 골퍼들로 부킹난이 가중되면서 골프장 증가와 골프장의 차별화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 3월1일 현재 전국에서 운영중인 골프장은 △회원제 1백12개 △퍼블릭 40개 등 모두 1백52개. 여기에 건설중인 골프장 54개와 미착공 골프장 25개 등을 합치면 2백30개 골프장이 들어선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각 지자체와 민간업체들도 앞다퉈 골프장사업에 나서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소장은 한술 더 떠 “퍼블릭골프장이 증가하면서 2010년에는 골프장이 3백5개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골프장의 차별화도 물살을 타고 있다. ‘무늬만 회원’인 골프장은 기피대상이다. 아예 프라이빗클럽을 표방하는 고급골프장과 주중 라운딩을 겨냥한 저가 주중회원권의 선호도가 높아진 반면 중저가 골프장이 맥을 못추는 양극화현상이 두드러진 상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뚜렷하게 다가온 변화는 역시 부킹 서비스 등이 보장되는 고가골프장의 선호.골프인구 증가로 골프장·용품업계 희색리츠칼튼·나인브릿지·파인크리크·서원밸리·그린힐·신라 등의 골프장은 억대를 호가하는 분양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골퍼들의 문의와 구입이 끊이지 않는다. 리츠칼튼CC 키이쓰 하드맨 총지배인은 “회원들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데 따른 불만이 많은 터라 회원만을 위해 봉사하는 프라이빗클럽에 대한 골퍼들의 관심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별도의 분양팀이나 홍보가 없었는데도 골프장에 대해 이거저것 알아보고 자발적으로 분양권을 구입한 회원들이 대다수일 정도”라고.골프인구 증가는 골프용품시장에도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큰 흐름은 고급스러움을 추구하고 특별한 기능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골퍼증가로 시장규모는 늘었지만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발 앞서 골퍼들을 잡으려고 나타난 현상이다. 연간 20∼30% 이상 성장하며 시장규모만 6천억∼8천억원대에 육박하는 골프웨어시장이 대표적이다. 기존 업체외에 하반기에만 10여개 브랜드가 런칭할 예정이어서 고급화와 기능성 부여를 통한 업체간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이 뻔하다. 이를 고려한 듯 각 업체는 올 초부터 소재나 디자인을 달리하면서 브랜드 차별화를 시도한 신제품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클럽시장도 마찬가지다. 아마골퍼들의 ‘염원’인 비거리와 방향성을 제공하기 위해 신소재·신공법을 채택한 업그레이드 제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단적인 예가 ‘큰 머리, 얇은 얼굴’의 드라이버다. 헤드크기가 3백cc를 넘는 것은 기본이며 4백cc를 넘는 제품도 나왔다. 헤드페이스는 한층 얇아졌지만 두께를 달리해 반발력을 높였다고 강조한다. “스윙이 불안정한 아마골퍼들이 방향과 비거리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를 겨냥해 선보인 새로운 드라이버들이 아마골퍼들로부터 예상밖의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클럽업체들의 기대 섞인 전망이다.골프볼 신발 가방 장갑 등 용품시장도 마찬가지다. 소모품이라 골프인구 증가에 따른 혜택이 크고 경제성이 뛰어난 만큼 골퍼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주무기는 역시 기능과 패션을 강화했다는 제품차별화. 브랜드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골프볼의 경우 골퍼들의 바람인 비거리와 컨트롤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새로운 소재를 사용하거나 제조공법을 달리한 고기능의 신제품이라는 설명이 빠지지 않는다. 30여개 업체가 각축을 벌이는 골프화시장도 파격적인 소재나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면서 기능을 보강한 제품들이 대거 선을 보였다. 패션이든 기능이든 ‘튀는 게 생존법칙’이라는 분위기다. 결국 골프인구의 증가로 골프대중화의 문턱을 넘자마자 골프산업 전반에 다양한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으며, 그 물결은 고급화와 차별화라는 큰 줄기로 수렴돼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