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뮤추얼펀드 운용사 피델리티가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피델리티의 ‘코리아 프로젝트’를 이끌 수장인 브렛 구딘(Brett Goodin) 아시아 태평양지역 본부장은 “올해 안에 한국에 피델리티 자산운용사를 설립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현재 감독기관과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최근 외국 거대 금융사들은 한국 자본시장에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다음은 한국’이라는 공감대가 널리 퍼져 있는 것이다. 구딘도 “한국이 아시아에서 2위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면서 “한국 기업이 저평가된 요인인 규제 완화 구조조정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등의 개혁이 꾸준히 계속되면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차원이 다른 운용’을 내세우는 세계적인 기업이 진출하면 국내 투신업계에도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처럼 세계 일류 ‘선수’들이 ‘한국서 제대로 한 번 판을 벌여 보겠다’는 목적은 두가지. 우리나라의 금융 재테크시장이 앞으로 엄청난 성장이 예상되는 매력덩어리인데 반해 한국의 증권사나 투신사의 자산운용능력이 신통찮아 금융업, 특히 증권 투신업은 무주공산으로 보인다는 것이다.피터 린치가 고문인 세계 최대 뮤추얼펀드 운용사피델리티는 전세계적으로 1조달러를 운용하고 있으며 4백여명의 분석가·투자가를 보유한 세계 최대의 뮤추얼펀드 운용사다. 월가의 전설적 투자가 피터 린치가 피델리피의 고문이다.구딘 본부장은 ‘상향식(Bottom up)투자’ 와 ‘섹터(Sector) 펀드’를 차별화된 운용 전략으로 내세웠다.상향식 접근 방법은 시장의 흐름이나 거시 경제 전망 등을 통해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기업의 수익성 등 기본적 요소에 대한 분석을 통해 투자할 주식을 골라내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는다는 것이다.그래서 구딘은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이 어떠냐’는 것과 같은 질문에 대해 우리는 ‘모른다’고 대답한다. 다만 ‘특정 기업이 어떠냐’는 질문에는 언제든지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변치 않는 우리의 투자철학이다” 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고유 문화를 지켜내기 위해 피델리티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M&A나 조인트 벤처 설립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섹터펀드는 지역별 투자와 대응하는 방식으로,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가 일본물 한국물 등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주 펀드’ ‘소비재 산업 펀드’ ‘금융주 펀드’와 같이 업종별로 묶어 투자하는 방식이다. 피델리티는 세계화된 시장경제 하에서는 이런 방식의 접근이 유용하다고 주장한다.다른 외국계 운용사와 마찬가지로, 피델리티가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연금시장. 현재 씨티은행 미래에셋 제일투자신탁 한국투자신탁 등의 제휴사를 통해 기술주펀드 텔레콤펀드 등 2종의 해외 뮤추얼펀드를 판매하고 있다.이를 곧 5개로 늘리고 올해 독자적인 운용사를 설립 후 내년 1분기 내에 국내 시장서만 투자하는 국내 뮤추얼펀드 상품도 내놓는 등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