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력·잠재력 보유한 롯데·SK·현대 ‘군침’ … 수수료 인하 유인 등 긍정적 반응도
올해 신용카드 시장의 최대 변수는 대기업 진출이다. 거론되는 업체는 롯데와 SK 그리고 현대다. 롯데 계열사인 롯데캐피탈은 지난 95년 설립된 이후 꾸준히 할부금융 등 금융사업을 진행했다. SK텔레콤의 계열사인 SK캐피탈 역시 97년 설립된 뒤 신규 진출에 진력했다.이 업체들보다 일찍 출발한 현대캐피탈은 금융거래고객을 상당수 확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렇듯 대기업의 자본력과 잠재력을 보유한 대기업이 신용카드 시장에 새로 진출할 경우 시장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롯데캐피탈은 3백50만명의 백화점 카드회원을 거느리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중 적어도 70%는 신용카드 회원으로 전용시킬 수 있다”며 “신규 진출한다면 파격적으로 현금 수수료를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또 카드회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줄 수 있는 롯데호텔 롯데월드 등 서비스 시설도 갖추고 있어 사업 허가만 떨어지면 무섭게 질주할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분석한다.롯데, 백화점카드·서비스시설 갖춰 유리롯데·SK와 현대가 카드시장 신규진출을 준비중이다.그러나 금융감독위원회에선 금융거래고객이 15만명 이상을 확보해야 허가를 내준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어 이 기준을 채우는 것이 롯데캐피탈의 급선무다. 백화점 회원은 금융거래 고객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금감위의 입장이다.이런 이유로 롯데캐피탈 관계자는 “정부가 신규 진출 조건을 완화하겠다고는 하지만 아직 롯데의 진출 여부에 대해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업계 일각에선 금융기관이 아직 구조조정중이기 때문에 산업자본인 대기업이 금융자본을 소유하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SK캐피탈은 OK캐쉬백 SK텔레콤 신세기통신 등 줄잡아 1천4백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업체다. 97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이 업체는 휴대폰 신용카드 개발, 금융시스템 구축 등 준비작업에 만전을 기했다. 여기에 투자된 금액만도 2백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금융거래고객이 없다는 점 때문에 정부에서 쉽게 허가를 내줄 것 같지 않다는 것이 회사측 예상이다. 투자는 해놓았는데 정부로부터 허가가 여의치 않자 회사측은 신규 진출에 필요한 인력만 남기고 다른 인력은 그룹 계열사로 복귀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그렇다고 기존의 카드사를 인수하는 것도 현재로선 어렵다. 동양카드 인수를 추진했지만 대기업 출자총액 제한에 묶여 포기했다. 하지만 최태원 SK회장이 워낙 신용카드 사업에 대해 열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현대캐피탈은 현대생명의 부실 책임으로 신규진출이 밝지는 않지만 다른 대기업과 비교할 수 없는 금융거래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93년 현대캐피탈을 설립한 이래 97만명에 달하는 회원을 유치했으며 전산 인프라도 구축돼 있다. 다만 현대캐피탈이 현대 자동차그룹 자회사여서 롯데처럼 백화점의 고객들을 유치할 수 없는 것이 흠이다.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비은행팀장은 “대기업 신규 진출은 수수료 인하 등을 유인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대우 부실로 다이너스카드가 동반 부실해진 예가 있어 이를 감독할 기관의 역할과 책임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