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걸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사장오랜기간 동안 전통산업의 기업(기아자동차)에 재직해 오다 자문기관인 한국능률협회컨설팅으로 자리를 옮겨 감회가 남다를텐데요.저는 약 30년 동안 전통산업, 특히 기획분야에서 오랜 기간 근무해 국내외 유수 컨설팅회사로부터 컨설팅을 받은 경험이 많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컨설팅회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실제 컨설팅을 받는 기업들의 니즈(Needs)와 일정부분 괴리가 있음을 경험했습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고객들이 원하는 컨설팅 니즈를 나름대로 이해해 고객니즈 부합형 컨설팅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저는 이를 ‘맞춤컨설팅(Customized consulting)’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또 다국적 컨설팅회사의 경우 우리나라 기업문화에 부합되지 않는 컨설팅이 많았던 경험을 살려 우리 회사에서는 기업문화 적응형 컨설팅 서비스 제공에 중점을 두려 하고 있습니다.요즘 재계에선 경영 및 관리시스템 등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도 이런 변화를 준비하고 있거나 추진 중인 것으로 아는데요.우리 경제는 IMF 외환 위기를 겪으면서 기업경영의 시각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외형성장 전략을 포기하고 수익성에 기초한 내실경영과 경영관리의 투명성 확보’ 쪽으로 기업경영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우리 회사에서도 경영관리의 합리성과 투명성 확보를 경영방침으로 설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자회사들마다 중복된 사업을 아예 없애 그동안 경쟁관계였던 자회사들끼리의 관계를 상호보완적으로 개선했습니다. 외형성장을 지양하고 고객의 가치창출을 통한 고부가가치형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내실위주의 수익성 경영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이는 결국 고객 주주 사원을 위한 일인 것이지요.아울러 다국적 컨설팅업체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단편적 부분적으로 구축해 운영된 사내 지식경영시스템을 ‘통합지식경영시스템(Integrated Knowledge Management System)’으로 전환, 조직의 Knowledge Power 증대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서도 과거 ‘기능별 문제해결형 컨설팅서비스’에서 기업의 경영성과 제고를 위한 토털솔루션으로 변환시켜 ‘종합적 경영컨설팅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원스톱 서비스인셈입니다.올해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입니까.올해는 우리 회사가 국내업체와의 경쟁이 아닌 세계적 선진 경영컨설팅회사로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큰 숙제입니다. 국내적으로는 지속적 연구개발과 해외 유력 컨설팅상품 도입 및 국산화를 통해 국내기업에 선진 경영관리 기법을 소개하고 아울러 디지털 경제시대에 부합되는 컨설팅 상품 개발 및 서비스 제공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6시그마경영의 한국화와 기존 오프라인으로 관리되던 고객만족경영을 온라인시스템인 e-CSM(Customer Satisfaction Management)을 개발해 최근 국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디자인 및 브랜드 경영분야 컨설팅 정착에 주력하고 있습니다.이와 함께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이 해외컨설팅 진출입니다. 현재 중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천진의 경우 약 8백~1천개의 한국관련 업체가 진출해 있습니다. 우선 이 시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략하느냐가 과제입니다.우리나라 기업들의 가치가 대외적으로 신뢰받기 위해서는 각종 인증제 정착이 필요하다고 보는데요.남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 욕구입니다. 기업도 하나의 생명체이기 때문에 예외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 회사가 각종 시상제도나 인증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크게 두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기업 경영의 각 분야에서 우수한 기업을 발굴, 즉 ‘스타만들기’를 통해 전체 산업의 표준을 만들고 나머지 기업들이 이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선도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삼성에버랜드가 5년 동안 한국고객만족 대상을 받아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자 많은 업체들이 이의 벤치마킹에 나섰던 것에서 잘나타나고 있습니다.둘째는 기업 내부 문제에 대한 치료제로 직원에게 자신감과 자긍심을 부여해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증이나 시상제도의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시상 및 인증의 권위를 지켜나가기 위해 학계 산업계 및 기타 전문가 집단과 공동으로 엄격한 심사와 공정한 평가를 통해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기아자동차 재직시 고객만족경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기업들의 고객만족 마인드 지수는 어느 정도라고 보며 이를 향상시키기 위해 무엇을 신경써야 한다고 보십니까.기아자동차 판매 및 서비스회사에 근무하면서 고객만족경영을 도입한 것은 단순히 고객에게 기쁨을 주자는 차원이 아닌 우리 회사가 시장에서 고객으로부터 환영받아 더 많은 자동차를 팔자는 것이었습니다.고객만족경영이 국내에 도입된 것은 90년대 초반이었고 우리 회사에서는 92년부터 국내에 이를 본격적으로 소개했습니다. 93년부터는 고객만족경영 대상과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 조사를 매년 시행하면서 한국의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일조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특히 최근 몇 년전부터는 민간기업차원뿐 아니라 정부조직 및 공공기관에도 고객만족경영을 성공적으로 이식시켜 공조직 의식전환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로 매년 고객만족도 지수는 향상되고 있으며 특히 정부 및 공공조직의 만족도 향상 폭은 가히 놀랄만한 수준이라고 봅니다.그동안 많은 CEO들을 만나 보셨습니다. 21세기를 맞아 무엇을 준비하며 무엇을 가장 고민하고 있다고 보십니까.우리나라의 경영자들은 이제 과거의 경영자가 아닙니다. 나름대로 명확한 경영철학과 전문지식을 갖춘 우수한 경영자들입니다. 여러 세미나를 참석해보면 예전과 달리 많은 CEO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공부를 한다는 얘기죠.그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를 요약하면 ‘핵심역량 유지를 위한 미래사업의 전략적 포지셔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빨라지는 변화속도를 준비하는 것에 대한 고민인 셈입니다.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 ‘CEO 주가’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그만큼 CEO 한 사람의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경영자들은 ‘의사결정의 질(Decision Quality)’을 높이기 위한 연구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결론적으로 이제 한국의 경영자는 창업형CEO, 확장형CEO, 관리형CEO의 시대를 지나 구조조정형 CEO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는 자기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Profile in Mirror유영걸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사장은 세계화의 첨병 경영인이다. 기아자동차에서 세계적 자동차회사들과 경쟁을 하다가 이젠 컨설팅회사로 옮겨 세계적 컨설팅회사들과 한판승부를 벌이려 하고 있다. 유사장의 세계화 전략은 치밀하고 대중적이다. 이는 그가 기아자동차 시절 기획과 마케팅 분야에서 각 20년, 10년씩 근무한 경험에서 나왔다. 유사장은 마케팅분야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맨으로 정평이 나 있다. 현 자동차회사의 고객만족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유사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유사장은 컨설팅으로 제2의 승부를 걸면서 최근 최인호의 소설 <상도 designtimesp=21187>와 피터 드러커의 라는 책 두 권을 감명깊게 읽었다고 한다. 항상 생각하고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유사장이기에 이번엔 어떤 컨설팅 아이디어가 나올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