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경기가 어느 수준에 와 있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알아보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우선 산업생산과 금융사정, 수출 및 재고상황 등 여러가지 경제지표들을 종합해 판단하는 종합경기지표가 있다. 그런가 하면 생산주체인 기업들이 경기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 지를 가늠해 보는 기업실사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가 있다.그러나 경기는 소비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보면 소비자들의 태도도 매우 중요하다. 소비가 늘어야 생산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측면에서 경기동향을 조사하는 지수로 한국은행은 소비자동향지수(CSI:Consumer Survey Index)를, 통계청은 소비자기대(평가) 지수를 각각 발표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생활형편이나 소비지출계획 등을 조사해 지수로 표시하는 것이다.두 조사기관 모두 6개월 전 또는 6개월 후의 형편이나 지출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기준으로 2천여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다. 조사결과의 지수가 100을 넘으면 6개월 전보다 좋아질 것이란 가구의 숫자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경기회복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요즘 소비자 동향은 어떤가. 한국은행이 6월27일 발표한 2분기 소비자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6개월간 소비지출이 어떨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소비지출계획 CSI가 111로 나타났다.지난해 4분기의 96, 지난 1분기의 107에 이어 소비지출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6월19일 발표됐던 통계청의 소비자 기대지수 역시 102.5로 5월의 101.9에 비해 약간 높은 수준을 보였다. 경기회복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경기상황이라 할 수 있는 지표는 다르다. 6개월 전과 비교한 생활형편이 어떤지를 나타내는 한국은행의 현재생활형편 CSI는 84로 전분기 72보다는 약간 높아졌지만 여전히 100을 밑돌아 생활형편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일한 의미로 조사한 통계청의 소비자평가지수 역시 6월에 98.9로 전월의 97.6보다는 높아졌지만 100에는 여전히 미달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 조사에서 6개월 후의 생활형편은 어떨 것으로 보느냐에 대한 응답지수가 90으로 전분기의 82보다는 높지만 여전히 100을 밑돌고 있다. 아직도 6개월 후에 형편이 좋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사람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들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교육·여행비 지출확대 계획 두드러져소비자경기지수는 통계청과 한국은행 뿐만 아니라 민간 연구기관들도 독자적인 지수를 개발해 발표하고 있지만 대체로 비슷한 양상이다. 이런 소비자동향조사를 바탕으로 한 경기전망을 종합해 본다면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는 하지만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다만 한국은행이 조사한 소비지출계획의 구체적 내용을 보면 교육비 여행비 등에 대한 지출을 늘리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고 향후 6개월 이내에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승용차를 구입할 계획이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각각 전체의 6%, 4%에 달해 승용차 구입계획은 전분기의 4%와 변함이 없었지만 부동산 구입은 전분기의 5%보다 1%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심리가 되살아날 여지도 없지 않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