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들은 대부분 회사 첫 출근 전날 밤잠을 설쳐대기 일쑤입니다. 가슴에 담아두기 벅찰 정도의 기대감과 설레임 때문이지요. 전 지금껏 이런 기분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최근 ‘판매명장’이란 타이틀을 받은 현대자동차 강동지점 조교식(50) 부장이 들려주는 성공비결이다. 조부장은 이런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기에 출근시간보다 항상 1시간 이상 빨리 출근하는 버릇이 들었다고 한다. 조부장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새가 항상 먹이를 먼저 얻는다’는 서양 속담을 실천해 온 셈이다. 이런 덕에 조부장은 ‘카 세일즈’ 생활 19년 동안 3천15대의 자동차를 팔아 3천대 이상 판매한 세일즈맨에게 부여되는 ‘판매명장’에 올랐다. 조부장은 입사 이래 이틀에 1대꼴로 자동차를 판 셈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매달 1억5천만원(1대당 1천만원 기준)의 매출을 올린 것이다.조부장은 지난 82년 서울 중심지역 영업점포에 배치됐다가 그 해 다시 강동지점으로 발령났다. 당시 강동지역은 비만 오면 장화를 신고 다녀야 할 정도로 외진 곳이어서 이런 지역에서 자동차를 판다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에서 별따기’나 다름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따라서 당시 ‘카세일즈 맨’ 사이에선 ‘외곽점포에 떨어지면 적당히 차를 팔다가 회사를 떠나라’는 무언의 암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는 것. 하지만 조부장은 ‘어려운 만큼 성공확률이 높다’고 긍정적으로 생각, 일명 ‘맨땅에 헤딩’하는 맨투맨작전에 들어갔다.“입사 이듬해인 83년 설날 저는 만삭이 된 아내와 세 살 된 딸을 데리고 곶감 50박스를 들고 고객들에게 세배하고자 잠실 아파트단지를 누볐습니다. 그 이튿날 힘들었던지 아내가 둘째 아이를 예정일보다 빨리 출산하게 돼 마음이 아팠습니다.”이틀에 1대꼴로 자동차 팔아조부장은 발로 뛰면서 얻은 고객을 한사람이라도 놓치기 않기 위해 고객관리 노트를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고객관리 노트는 종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히 적힌 4권에 달했다. 조부장은 송파 및 강동지역에서만 20년 가까이 치밀하고 적극적인 맨투맨 작전을 벌였다. 그 결과 길거리에서는 물론 사우나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그를 몰라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때문에 조부장은 지금도 매일 50여통의 고객전화를 받는 것으로 일을 시작한다.“저 때문에 10년이 넘도록 다른 메이커의 자동차를 사보지도 못했다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고객은 ‘딸이 학교 선생님이 됐으니 그에 맞는 차를 골라 달라’며 자녀까지 소개시켜 줘 보람을 느꼈지만 미안한 생각도 들더군요.” 그러면서도 조부장은 고객이 신세를 지거나 감동을 받아야 자동차를 산다며 역시 프로다운 면모를 보였다. 조부장은 인센티브를 포함, 1억원에 약간 못미치는 연봉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 중 20%는 고객관리에 쓰여진다고.영원한 ‘카세일즈 맨’으로 남고 싶다는 조부장은 후배 세일즈맨들에게 “최소한 10년을 내다보고 자기 목표를 세우라”는 충고를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