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시계처럼 생긴 위치추적장치 '퍼스널 로케이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웨리파이 엘렌 로스 부사장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에 대한 비행기 테러가 발생했을 때 뉴욕 일대는 물론 전 미국과 세계가 통화불능 상태에 빠졌다. 상시 근무 인구가 5만명이 넘는 대형 건물이 무너지면서 이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폭주했기 때문이다. 이 건물에 있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빠져나오지 못하고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에 묻혔지만 다행히 건물에 들어가지 않았던 사람들이나 운좋게 빠져나온 사람들의 행방도 확인하지 못해 수많은 사람들이 애를 태웠다.이 사건을 계기로 사람의 위치를 찾아주는 서비스가 관심을 끌고 있다.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이용해 사람이 있는 곳을 실시간으로 확인, 인터넷을 통해 지도상에서 그 위치를 보여주는 서비스다.이용자 맥박·혈압까지 측정 가능대표적 회사가 디지털엔젤(www.digitalangel.net). 이 회사 서비스는 특히 위치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상태까지 체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맥박이나 혈압을 측정해 함께 보내주기 때문에 이용자가 위험한 상황에 있을 경우 구급차를 요청,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또 응급센터나 경비업체로 신호를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이 회사 서비스 이용료는 한달에 19~39달러에 이른다.실리콘밸리에 있는 벤처기업 웨리파이 와이어리스(www.wherify.com)는 이 서비스에 필요한 위치추적장치를 개발했다. 퍼스널 로케이터라는 이름의 이 제품은 손목시계처럼 찰 수 있고 잠금장치가 설치돼 있어 이용자가 마음대로 벗지 못한다. 이 제품은 한국의 세원텔레콤이 생산해 공급한다. 이 회사는 퍼스널 로케이터(가격 3백달러 선) 판매와 함께 오는 11월께부터 위치확인서비스에도 나설 계획이다. 위치확인은 GPS를 이용하고 정보전송은 기존의 이동통신망을 활용하게 된다. 서비스 이용요금은 월 20달러 선으로 잡고 있다.이 서비스의 활용 범위는 무척 넓다. 우선 노인이나 어린이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길을 잃더라도 위치를 곧바로 확인, 쉽게 찾을 수 있다.웨리파이 와이어리스의 엘렌 로스 부사장은 노인들이나 어린이들에게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지난 한햇동안 유괴당한 어린이가 36만명이나 됩니다. 또 미국의 치매환자는 약 4백만명으로 이 가운데 60% 정도는 길을 잃고 헤맨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들이 퍼스널 로케이터를 차고 다니면 보호자나 부모들이 이들의 위치를 언제 어디서나 알 수 있다고 로스 부사장은 설명했다.로스 부사장은 또 자동차나 개와 고양이 등 애완 동물도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도난당한 자동차가 지난해 70억달러어치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이 시장이 무척 크다는 것이다. 또 미국인이 기르는 개와 고양이가 각각 6천만마리 정도로 알려져 있어 이 시장도 유망하다고 덧붙였다.이 서비스는 새로운 시장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나 사용될 수 있다. 가령 가석방자 감시에 이 서비스를 쓸 수 있다. 가석방자에게 이 장치를 차게 한 뒤 허용된 활동 지역을 벗어나면 곧바로 확인,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가석방자가 이 장치를 떼어내려고 한다면 경보가 울린다.동물에 관한 연구에도 쓸 수 있다. 희귀동물의 위치를 파악해 필요한 보호 조치를 하거나 동물의 이동경로를 알아내는 것들이 대표적 활용분야다. 관찰 대상 동물에 이 장치를 달아두면 언제 어디서나 위치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