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알로에시장의 수장(首長)’.알로에 전문기업 남양알로에 이병훈(39) 사장의 새로운 닉네임이다. 이사장은 지난해 9월 세계 30개국 4백여개 기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제알로에기준심의협회(IASC) 10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최근에는 협회 설립 20주년을 맞아 제정된 ‘명예의 전당’에 첫 번째 헌정자로 결정됐다. 명실공히 지구촌 알로에 왕좌에 오른 셈.“지난 88년 미국현지법인 알로콥(Aloecorp)을 설립하면서부터 IASC 임원으로 활동한 것이 좋은 점수를 땄나 봅니다. 원로 학자나 기업인들보다 훨씬 젊은 나이인 만큼 앞으로 더 잘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지요.”국제알로에기준심의협회 10대 회장 취임이사장은 자신의 수상을 겸손해 하고 있지만 세계 알로에시장에서 남양알로에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이사장은 선친이자 창업주인 고 이연호 회장 뒤를 이어 96년 34세의 젊은 나이로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이후 미국 텍사스, 멕시코 탐피코 농장 등 해외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회사로 성장시켰다. 99년에는 러시아 연해주의 황무지 1억만평을 임차, 일부를 식량 생산기지로 개발했는가 하면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해남도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는 알로에는 가공 및 추출 단계를 거쳐 세계 8백여개 기업에 공급된다. 전세계 알로에 원료의 40%를 공급, 판매량에서 단연 세계 1위다.이사장은 즙을 짜서 팔던 1차 산업 수준에 생명공학을 접목시켜 첨단 산업화한 장본인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알로에 천연약물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이미 50여가지 유효성분을 세계 40개국에 특허 출원한 상태다.특이한 것은 연구 개발 성과를 독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알로에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세계 알로에 기업들과 정보를 공유, 더 나은 연구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생각이다.“알로에는 자연이 인류에게 준 최고의 선물입니다. 면역 증강 효과와 노화방지, 상처치료 기능이 입증되면서 화장품, 제약 원료로 각광받고 있지요. 최근엔 수술용 장갑 원료로 개발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더 많은 쓰임새를 찾아내기 위해선 연구 성과를 함께 나누는 게 바람직하지요.”남양알로에는 지난 10여년간 전체 매출의 10%를 연구 개발에 재투자해 왔다. 또 청소년을 대상으로 러시아 연해주 농활, 꿈나무 캠프를 매년 개최하고 자사 생활설계사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이익 환원에도 관심이 많다. 지난 99년부터는 러시아 연해주에서 생산되는 쌀을 구상무역 형태로 북한에 제공하고 있다. 96년 개교한 경기도 이천의 청강문화산업대학도 ‘인간사랑’이라는 기업정신이 바탕이 됐다.이사장은 95년 2백억원 수준이던 매출을 올해 7백억원대로 끌어 올렸다.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천%이상 높아졌다.“25년간 쌓아온 알로에 정보를 통합해 온·오프라인에서 동시 운영하는 ‘알로에메틱스(알로에정보은행)’를 21세기 사업모델로 정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2005년에는 2천억원 매출을 달성하는 기업으로 자라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