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L씨(58)는 20년된 단독주택에 살고 있었다. 지난해 가을 바로 옆집에서 개축 공사를 시작한다고 양해를 구해왔다. 얼마 뒤 지하1층 지상4층 규모의 서구식 다세대 주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의 집과 별다를 게 없었던 낡은 집이 놀라운 변신을 하는 것을 보고 L씨는 마음이 흔들렸다.L씨는 고민 끝에 부동산개발 컨설팅회사를 찾았다. 향후 부동산 가치와 임대수익을 생각해 보니 다세대주택으로의 개축이 훨씬 낫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노후를 대비한 특별한 재테크 수단이 없던 터라 옆집의 성공사례는 한층 더 가슴에 와 닿았다.L씨는 대지면적 1백30평을 활용, 옆집보다 더 멋진 외양에 적어도 14가구를 들일 수 있는 다세대주택을 지어달라고 주문했다. 컨설팅사에서도 L씨의 주택 입지가 탁월하고 임대수익성도 좋아 개발가치면에서 ‘A’ 판정을 내렸다.지난 10월말 완공된 L씨의 집(사진)은 10~50평짜리 주택 14가구에 옥상정원과 선큰가든을 들인 미술관같은 건물로 새로 태어났다. 완공되기 무섭게 세입자가 들어차 투자비를 회수하고도 1억8천여만원의 흑자가 났다. 게다가 지하1층의 사무실용 공간에서는 월 3백만원의 월세 수입이 나온다. 낡은 단독주택 한 채가 일약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둔갑한 셈이다.올 연말까지 건축허가 받아두는 게 유리지속되는 저금리 기조에 아파트 전세난 등이 겹치면서 임대사업용 다세대·다가구 건축 붐이 일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들어 9월말까지 건축허가를 받은 다세대 물량은 총 5만7천3백24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3천여가구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했다. 또 다가구 물량도 지난 6월 이후 3개월 동안 5천4백가구가 늘어나 1만1천4백37가구로 집계됐다.더구나 올 연말까지는 훨씬 더 많은 건축허가 신청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내년부터 주차장 면적과 일조권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주차장 면적 기준은 현행 가구당 0.7대에서 1대로 늘어날 전망이며 이웃집 거실 창이 있는 방향에 집을 지을 경우엔 이웃집 높이의 절반만큼 떨어져 집을 짓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다세대·다가구 수익성은 10~50%까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결국 단독주택이나 자투리땅을 임대사업용 다세대·다가구로 활용할 계획이라면 올 연말까지 건축허가를 미리 받아 두는 것이 유리한 것이다.다세대와 다가구 주택은 외견상 큰 차이가 없는 데다 건축과정도 비슷하다. 하지만 부동산의 권리행사에는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 다가구는 분양이 불가능하고 임대만 해야 하며 다세대는 개별 분양과 소유가 가능하다. 또 건축법상 다가구주택은 대지경계선이나 도로경계선에서 각각 50cm만 띄우면 허가를 받을 수 있지만 다세대주택은 2~3m를 띄워야 한다.다세대·다가구 주택 건축허가는 해당 구청 건축과에서 담당한다. 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하고 폭 4m 이상 도로를 낀 입지라면 허가에 큰 문제가 없다.다세대·다가구 수요 당분간 계속될 듯일반적으로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건축기간은 4~5개월. L씨의 경우 1층을 필로티(건물 전체 또는 일부를 지상에서 기둥으로 들어올려 만든 공간)로 만들어 법정 주차대수인 12대 규모를 만족시켰다. 2층과 3층에는 10평짜리 원룸 7가구와 15평짜리 투룸 2가구로 구성했다. 4층에는 20평짜리 투룸 1가구와 L씨 가족이 거주할 50평짜리 독립가구를 설계했다.건축비는 평당 2백40만원으로 총 8억1천6백만원이 소요됐다. 컨설팅 및 설계감리 비용은 4천만원 정도. 총 8억5천6백만원의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갔지만 10월말 완공과 동시에 투자비는 어렵지 않게 회수됐다. 다세대 주택이 위치한 곳이 지하철역과 가까운 데다 주변에 젊은 직장인 수요가 많아 손쉽게 임대를 끝낼 수 있었던 것. 무엇보다 패셔너블한 외관 덕분에 인기가 높았다는 분석이다.L씨는 13가구의 전세보증금으로 총 10억4천만원을 받았다. 지하1층의 80평 규모 사무실은 보증금 5천만원, 월 3백만원 조건으로 임대했다. 든든한 부동산 자산에 고정 수입까지 확보한 L씨는 자신의 투자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내년에도 서울 수도권의 소형 아파트 부족 현상은 계속될 조짐이다. 게다가 소형 평형 의무비율 부활로 재건축이 위축되고 있는 상태여서 다세대·다가구 수요 증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하지만 다세대·다가구주택 급증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놀이터 학교 등 공공시설 설치가 뒷받침되지 않아 주거환경이 악화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또 개별 분양이 가능한 다세대주택을 지어놓고도 분양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교통환경이 좋지 않아 세입자 구하기에 난항을 겪는 사례도 많다.현대FDBS 신창범 이사는 “무작정 개발을 결정하기 보다 전문업체에 컨설팅을 의뢰, 사업 타당성과 자금 규모 등을 미리 알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국내 1호 CR리츠 주식공모연 8% 수익 예상, 11월26~27일 청약국내 첫 CR리츠인 교보-메리츠 퍼스트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가 11월26일부터 이틀간 주식공모를 시작한다. 건교부로부터 예비인가를 획득한 교보-메리츠 퍼스트 CR리츠는 자본금 8백40억원 규모로 교보생명 동양화재 메리츠증권이 각각 4백28억원(50.95%) 30억원(3.57%) 20억원(2.38%)을 출자했다. 나머지 3백62억원(43.1%)이 일반공모 대상.투자대상은 대한항공 소유의 서울 강서구 등촌동 직원연수원과 부산시·김해시의 직원용 아파트 총 1천1백14가구다. 이 부동산들은 2개 감정평가기관으로부터 8백38억원의 산술평가를 받았다. 교보-메리츠 CR리츠는 8백2억원에 이 부동산을 매입해 운용하다 청산시점에 매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만일 매각이 곤란한 시장 상황이 될 때는 매각선택권(Put Back Option)을 행사해 대한항공에 되팔 수 있도록 했다. 메리츠증권은 “배당가능 이익은 1백% 현금으로 반기배당하며 연 8% 선의 수익률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평균 10.48%를 임대료로 받아 이 가운데 감가상각비와 이익준비금 등을 제외한 전부를 배당한다는 설명이다. 연 4~5%에 머물고 있는 은행 수신금리보다 훨씬 높아 투자 메리트가 충분하다는 것.한편 11월12일부터 시작된 전국 4대 도시 투자설명회에는 수백명의 투자 희망자가 모여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청약은 11월26일부터 이틀간 메리츠증권 본점 및 지점에서 실시된다.